인생에서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을 삼가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이 많은 사람은 종종 손해를 보며, 말을 삼가는 사람은 비교적 쉽게 상처받지 않습니다. 말에는 잔소리, 과격한 말, 교활한 말, 억지스런 말, 터무니없는 말, 거짓으로 꾸민 말, 악의의 말, 허튼소리, 차가운 말, 논쟁하는 말 등이 있습니다. 말로 쉽게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너무나 많으므로 말을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은 칼과 같다’고 형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말을 삼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공자는 말을 무척 삼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공손하고도 겸손한 태도로 사람을 대했으며, 그것이 오히려 말이 능숙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중 앞에서 논리를 따질 때는 말을 아주 잘하는 달변가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공자는 줄곧 한 가지 도리를 강조해 왔습니다. 말이 성실하고 행실이 독실하고 공경하면, 비록 만맥(蠻貊: 예전에, 중국인이 중국의 남쪽과 북쪽에 살던 민족을 낮잡아 이르던 말)의 나라라 하더라도 행해질 수 있거니와, 말이 성실하지 못하고 행실이 독실하고 공경하지 못하면 고을이라 하더라도 행해질 수 있겠는가! 말에 도리가 있으면 온 세계를 다닐 수 있고, 어디서든 거리낌 없이 다닐 수 있지만, 만약 말에 도리가 없다면 설령 고향에 있다 하더라도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힘듭니다. 범저范雎가 위나라에서 진나라 왕을 만났을 때, 진나라 왕이 여러 차례 가르침을 간청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제갈량諸葛亮이 형주에 있을 때 유기劉琦 역시 여러 번 가르침을 청했어도 제갈량 역시 말하기를 꺼렸습니다. 결국 외진 다락방의 계단에서 범저와 제갈량은 각기 진날 왕과 유기에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었습니다. 역사에서 말하는 거제언(去梯言: 계단에 올라가서 말하다)’은 ‘말을 삼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들고, 옳고 그름을 쉽게 토론하며 제멋대로 지껄이고, 쓸데없는 공론을 펴며 잘못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어떤 때는 일부러 과격한 말을 하고 교활한 술수를 부리기도 하고, 말을 사정없이 내뱉고 차갑게 쏘아 붙입니다. 말은 마치 칼과 같아서 어디서든 구업(口業: 입으로 짓는 죄)을 짓게 하므로 사람들은 세상에서 벙어리가 가장 말을 삼가는 사람이며, 또한 가장 구업을 짓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들을 합니다. 동진시대의 왕헌지王獻之는 어느 날 형 왕희지王羲之, 왕조지王操之와 함께 동진의 당대 명인인 사안謝安을 방문하러 갔습니다. 왕희지와 왕조지 두 사람은 생각나는 대로 거침없이 말하며 안하무인이었지만, 왕헌지만이 몇 마디 말을 하고 나서 더 이상 말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세 사람이 물러간 뒤 누군가 사안에게 물었습니다. “왕 씨 삼형제 중 누가 가장 뛰어납니까?” 그러자 사안이 담담한 어투로 말했습니다. “말을 삼가는 것이 제일 좋지!” 현재 정부관리 중에 누가 관료가 되고 누가 안 될까요? 당연히 여러 방면에서 숙고해야 하겠지만, 진정 관료가 될 사람은 말을 삼가야만 합니다. 2000년 대만총통 선거 때, 일부 총통 후보의 참모들이 이러쿵저러쿵 말을 늘어놓았지만 그들은 말을 삼가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이 모시는 분에게 손해를 끼치게 했습니다. 불교 선문의 대사들은 보통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유마維摩거사는 불이법문(不二法門: 상대 차별을 없애고 절대 차별 없는 이치를 나타내는 법문)의 토론회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문수보살을 크게 탄복시켰습니다. 유마거사를 칭찬하는 ‘한 번 침묵은 천둥치는 소리와 같다’는 말이야말로 진정 말을 삼가 할 줄 아는 사람인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49년 동안 설법했지만 오히려 겸허하게 “나는 한마디도 말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삼가라’는 말과 유사한 뜻으로는 ‘침묵은 금이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그처럼 성실하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