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운스님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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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은 캠퍼스로 들어가야 한다 ⑤
서래대학은 시작 당시엔 제가 이사장을 하고 심지어 총장까지 겸임했지만, 현재는 미국 국적의 인사가 총장을 맡고 학교관리도 관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건학과 관련된 미국의 많은 전문 인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여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도 늙었고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였으니, 현명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선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고진보辜振甫 선생의 둘째 따님이신 고회잠辜懷箴 여사에게 이사장을 맡겼고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고회잠 여사는 조정잠趙廷箴 선생의 며느리이자 조원수趙元修 선생의 부인입니다. 원래 교육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셨는데, 현재 서래대학 이사장을 맡고 있으니 실질적으로 타당한 인선이라 봅니다. 저는 서래대학이 장차 국가를 더욱 빛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방의 교육 관리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서양은 자유를 숭상하고 개방적이며 다원화된 사회여서 많은 동양 학생이 서방사회를 동경합니다. 그래서 우리 서래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디딤판 정도로 여기고 먼저 1, 2년 공부한 뒤 다른 유명 대학으로 전학을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해도 저는 기꺼워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결론적으로 우리는 건학 초기의 학교이니, 쭉쭉 뻗어나가고 있는 대학이나 예일·하버드처럼 백년 역사를 지닌 미국의 다른 유명 대학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꾸준한 의지를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관리하고, 공정하고 공개적이고 공평하기만 하다면 미래에 중국인이 미국에 세운 쭉쭉 뻗어나가는 대학이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반드시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현재 우리 서래대학의 총장은 미국인 스티븐 모건(Stephen Morgan) 박사가 맡고 있습니다. 20여 개국의 국가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으며, 특히 현재는 현지 미국 젊은이들을 더 많이 모집하고 있습니다.
물론 서양국가에서 건학한다 해도 자본이 들어가고 경비를 지출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없으면 대학은 세울 수 없습니다. 관리에는 방법과 방향이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힘은 돈이 있어야 하고, 담대함이 있어야 하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에는 여러 인연이 모아져야만 합니다.

불광산의 교육

현재 사회적 교육에서 저는 남화대학·불광대학·서래대학·호주의 남천대학·필리핀의 광명대학 등 5곳의 대학을 설립했습니다. 우리 교단 안에서는 아직도 승가대중의 교육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러므로 불광산 내부에는 ‘총림학원’이라 부르는 교육기관이 있고 사부대중 제자가 모두 있으며, 수십 개 국가와 지역의 학생들이 참여하여 이곳에서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에 대한 저의 관리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한번은 성적이 비교적 훌륭한 학생 한 명이 미국의 피겨스케이트 팀이 가오슝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원장님, 피겨스케이트 공연단의 공연을 보러 가오슝에 가야 하니 하루 휴가를 내고 싶습니다. 못 보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4, 50년 전의 불교대학에서 학생이 공연을 보러 외출하겠다고 말한다면 보통 사람은 황당하다 생각할 것입니다. 제가 거절하면 스케이트 공연을 보러 갈지언정 총림학원에 있지 않겠다며 공부를 안 하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그렇게 말할 것 없다. 나 대신 가오슝에 가서 문구를 좀 사와야겠다. 선생님들한테도 나 대신 문구를 사러 가오슝에 간다고 이야기하려무나. 이것은 차비할 돈이고, 저녁 9시 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학생의 외출과 학원 규율과의 문제로 학원이 떠들썩하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해결하였으며, 그 학생도 원하는 바를 이루었습니다. 이른바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만족을 주라 했지만, 관리학 측면에서 이 정도의 편리는 줘도 괜찮다 생각합니다.
때로 학생들은 시험을 준비하며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대부분 불감(佛龕: 불상을 모신 작은 방이나 집) 아래에 웅크리고 공부를 하는데, 관리하는 선생님은 봐주지 않고 학생들에게 어서 침대로 돌아가라 다그칩니다.
원래 밤새우는 일이 크게 책망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도 어릴 때, 내일 시험이 있다면 오늘밤 밤새우고 싶지 않았던가요? 사람 마음은 다 한가지라 누구나 이럴 것입니다. 더구나 무슨 위법을 한 것도 아닌데 편리를 좀 봐주면 어떻습니까.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불감 아래서 공부하고 있을 때 저는 문 밖에 서 있다가 밤새우는 학생들에게 안심하고 책을 보도록, 아무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순찰하던 선생님들이 오면 그들을 돌려보냈습니다. 이러면 서로 편안하고 아무 일도 없지 않겠습니까?
문제가 없으려면 문제를 만들지 않아야 하고, 문제가 생겼으면 그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관리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일화입니다. 중학교를 막 졸업하고 우리 총림학원의 초급반과 고급반에 공부하러 온 여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겨우 십여 세 정도인 여자아이도 있었습니다. 선배들이 발심하여 출가하라 권유했더니 많은 여학생들이 청바지도 못 입어봤고, 나일론 스타킹도 못 신어보고, 심지어 립스틱도 아직 발라보지 못했는데 출가하라니, 정말 내키지 않는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무척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솔직하고 직설적인 것도 그들 나이 때에는 당연한 것입니다. 후에 일본이나 미국에서 홍법을 하고 돌아오는 길마다 항상 나일론 스타킹과 화장품 등을 가져다 그 학생들에게 주어 그들의 소망을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세관원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그 시대의 세관 검사는 매우 엄격하여 그 많은 물건을 발견하면 놀리는 듯한 말투로 “스님, 립스틱은 어디다 쓰시려고 사셨어요?” 물었습니다. 그들이 저를 놀린다는 것을 알지만, 저들이 저의 자비로운 소망을 어찌 알까 싶었으며, 이것도 그들과 따지거나 변론할 가치가 없다 생각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앞에서 변론할 필요가 없으니 하하, 웃어넘기며 지나갔습니다. 놀림을 받긴 했지만 저의 학생들이 스타킹도 신어보고, 청바지도 입어보고, 화장품도 써보면서 그들의 삶을 만족시켜 주었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저는 발심·출가·수행을 하더라도 마음으로부터 우러나고, 선열의 기쁨을 누리면서 불법을 수학해야 하고, 나아가 고행과 울력·선정과 공동수행·독송과 예불 등을 수학해야만 그의 신앙이 증장될 수 있고, 마음이 점차 넓어져야 현실적인 인생을 초월할 수 있고 인격이 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방편과 융통성의 선행 없이 단칼에 거절하면 불교에 들어오는 인재가 없을 것입니다. 또 불교 안의 학생은 세계 각지 수십 개의 국가와 지역에서 온 학생이라 나이나 생활환경이 같지 않고 언어조건 역시 다릅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부터 대학 졸업·석사·박사까지 모두 있으며, 자질 역시 각기 다릅니다. 불교학원 안에서 그들은 함께 공부하고 함께 생활합니다. 자질에 따라 가르침을 달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 사미승은 놀기를 좋아하고 수업 시간에 누가 말썽을 피웠는지 선생님에게 이르기도 잘합니다. 심지어 수업 시간 내내 조는 사미승도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에게 “사미가 잠들었다 해도 마음은 적어도 불법의 꿈속에 잠겨 있고, 자다 깨다 하는 사이 듣는 한 글자, 한마디가 어쩌면 그들 일생에 무한한 쓰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밖에서 떠돌며 방랑하고 나쁜 길로 빠진 아이들보다는 낫지 않습니까?”라고 이야기합니다. 선생님들도 일리가 있다 생각하며 염화미소를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