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스님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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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으로 보고 지혜롭게 실천하라
뉴욕에서 달라이라마 장수 기원법회

“공성으로 보고 지혜롭게 실천하라”
두 달여 간 미국에서 관절 수술 이후 휴식을 취한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9)는 11월 미국 선거를 앞두고 현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대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8월 22일 뉴욕, UBS 아레나에는 티베트와 달라이라마를 사랑하고 인류애의 실현을 기원하는 1만 7천 명의 청중이 운집했다.
달라이라마의 장수를 기원한 이날의 야단법석은 1970년대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망명정부의 특사가 미국정부가 체결한 난민법의 성공적인 사례이자 반증으로 평가받고 있다. 티베트망명정부가 지난 65년간 강조해 온 교육과 민족정신의 올바른 전승이 이날 대중 앞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처음엔 난민이었으나 4세대 난민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티베트인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달라이라마는 스위스 취리히를 경유하여 그의 두 번째 고향 인도 다람살라로 돌아오는 여정에 있다.


붓다의 아들과 딸에게
오늘 아침, 첫 의식과 감각을 스스로 알아차렸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엇입니까? 저는 깨어나는 순간부터 인류를 위한 기도를 해왔습니다. 각자가 머무는 곳에서 평온하고 또한 평안하기를 서원합니다. 지금 여기에 함께하는 우리는 영적 유대감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것 역시 유념해야 합니다. 저의 한 목소리를 듣지만 각각의 여러분은 각각의 사유로 저의 법어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느끼고 다짐합니다.
우리 인간은 마음이라는 저장고 안에 고독감 공허함과 같은 외로움을 항시 담고 생을 살아갑니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욕망 기대 희망과 같은 완전체를 갈구하는 바람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불법의 논서 가운데 용수보살의 중도의 핵심을 보면, ‘나’라고 하는 이 몸은 여러 부분으로 구성된 합성체라는 논증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한 합체물이 비로소 몸이지요.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 역시도 여러 구성 요소로 말미암은 합성체입니다. 그 요소가 없이는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없지요. 사물은 그 요소의 결합 비율에 따라서 종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몸과 마음으로 크게 구분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없다면 하나의 사람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기준으로 하는 하나의 감각체입니다. 몸과 마음에 대하여 독립된 자아라는 사고개념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그러한 자아는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한다 여기며 사유하고 습화된 것일 뿐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미륵보살의 대승장엄경론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람에 의지하지 말고 가르침에 의지하라.
·달콤한 표현에 의지하지 말고 뜻에 의지하라.
·속제의 상황에 의지하지 말고 진제의 뜻에 의지하라.
·이원적 견해에 의지하지 말고 공성에 근거한 직관적인 지혜에 의지하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를 살펴보세요. 대형병원에서 인간의 내부를 정밀하게 살피듯이 나의 감각과 의지를 총 동원하여 꼼꼼하게 나를 스캔해 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여기에 이렇게 분별하고 망상하며 숨 쉬고 있는 ‘나’는 과연 무엇일까요. 고정되어 견고한 실체로 보이지만 사실은 합체된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 바가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나 자신이 독립된 실체라는 오해를 풀어주는 것이 바로 마음챙김입니다.
우리가 집에서 멀리 이곳까지 험란한 여정을 감내하며 찾아온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뜻한 물 한 잔이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처럼, 온화한 마음으로 행복의 샘을 가꿔 봅시다. 그것은 나뿐만 아닌 타인을 돕겠다는 결심도 포함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마음의 평온을 발견하고 유지할 때 웰빙well-being이라 하는 것이며 종국에는 웰다잉well-dying으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붓다의 법이 살아있는 곳에 태어났음에 감사하고 선지식께서 물려주신 세상의 이치를 사유함에 즐거워합시다. 이러한 배움을 바탕으로 오늘의 나는 일체 유정에 따뜻한 마음을 내어 언제나 모범이 되는 미래의 선지식이 되기를 또한 희망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