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나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답 변
'나'라는 것은 찾으러 나서도 전혀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나'라는 것은 나의 몸에도 없고 마음에도 없으며 몸과 마음이 같이 있는 곳에도 없습니다. '이것이 나'라고 할 수 있는 것 또한 없습니다. 어두운 밤 밧줄이 뱀으로 보일 때, 그 밧줄 하나하나의 부분과 밧줄 자체에는 뱀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밧줄이 계속해서 내려오는 동안 시각적으로도 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뱀이 존재하는 것은 무서워하는 사람의 마음 때문에 존재할 뿐이고, 밧줄 자체에는 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위의 예와 같이 '나'의 호칭인 마음, 그리고 몸도 '나'라는 것이 아니고 마음과 몸이 같이 있음, 그외에 계속해서 내려온 시간 속의 어느 것도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닌 다른 것에도 '나'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아무리 찾고자 하여도, '나'의 존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나'라는 것을 전혀 없다고 생각하면, 보통 인식으로 본다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라는 것의 존재는 반드시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존재는 경험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인식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는 것은 '나'를 부르는 호칭이나 이름에서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때 '나'는 이름만의 힘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주관적인 힘, 이름만의 힘으로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존재가 이름만으로 있다는 것은, 그 '나'의 호칭의 바탕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나'의 호칭인 마음과 몸을 생각하면, 그 속에도 크거나 작고 아주 미세한 여러 가지 수준이 있습니다. 그것들 중에서 제일 작은 것은 모든 생에 걸쳐 있는 '처음 없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처음과 끝 없는 마음의 이어짐이야말로, '나'의 호칭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나'를 이름으로 불러준다고 말합니다. '나'라는 자체가 그런 마음에 연속을 바탕으로 해서 불러주기 때문에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결론은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나'는 있지만 스스로 일어나거나 생기는 '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대상이 저절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바로 무심(無心)입니다.
만일 '나'라는 것이 개념으로 존재한다면, 나의 개념, 당신의 개념, 과거의 개념, 현재의 개념 등에서 어떤 개념으로 불렀느냐 물어보면 여기에서도 찾고자 할 때 찾지 못하는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은 개념으로만 존재할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것은 이름뿐'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름뿐인 것도 공(空)이고, 공뿐인 것도 공입니다. 부처님도 원래 없던 것입니다. 그래서 공의 도움으로 과격한 전쟁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대상이라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인과에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 피합니다.
질문
의식(意識)은 어디에서 일어납니까?
답 변
우리는 의식을 의식에서 태어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의식은 반드시 의식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의식은 물질에서 일어날 수가 없고, 앎의 존재도 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물질이 의식의 원인이 될 수도 없고, 마찬가지로 의식도 물질의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유식(唯識)'에서 물질과 의식은 같은 실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오직 의식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중관학파(中觀學派)에서는 이런 주장을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식파의 이 주장이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관학파에서는 의식과 물질이 따로따로라고 주장합니다.
의식은 과거 의식의 순간의 연속에 있지만 다른 곳에 의식이 있다고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의식에는 처음이 없고, 의식의 처음이 없기 때문에 생(生)에도 처음이 없습니다. 보통 의식에도 처음이 없고, 그 의식의 연속에도 처음과 끝이 없습니다. 어떤 의식에는 처음은 있지만 끝은 없고, 또 어떤 의식은 처음은 없는데 끝이 있는 그런 의식이 있습니다.
- 계 속 -
번역·정리 / 쉐둡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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