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스님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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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에서 西로 가는 불교(3)
내면적인 발전은 천천히 순서대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께서는 자신의 마음 속에 내면적인 평화와 정신적인 평화가 아주 적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신적인 평화를 10∼15년 전쯤 전의 정신적 평화와 비교해 본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정신적 평화가 있었는지와 또 지금은 얼마만큼의 평화가 있는지를 비교하여 본다면 여러분의 정신은 아주 효과적이고 귀중한 발전이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비교는 반드시 해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때 비교해야 할 것은 오늘의 느낌, 어제, 지난주, 지난달 그리고 작년의 느낌이 아니라, 적어도 5년 전쯤의 상황들과 비교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어느 만큼의 내면적 진보가 이루어졌는지 찾을 수 있고 알 수도 있습니다. 발전은 정진바라밀, 즉 우리의 생활에서 계속 노력해야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동쪽으로부터 온 불교가 서양 사람에게 알맞은 것이냐?"고 몇번씩이나 저에게 질문을 하여 왔습니다. 제 대답은 불교의 제일 귀중한 정신은 인간의 기본적인 문제와 관계된 것입니다. 이것은 동서양을 막론하며, 노란 머리·까만 머리·흑인·황인 등의 모든 인종을 초월하며, 생로병사의 슬픔과 고통으로 볼 때는 모두 똑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모든 인간은 기본적인 고통이 있고, 불교의 핵심은 그 고통과 관계된 것입니다. 그래서 동양에서 온불교가 서양에 어울리는가는 질문은 아주 어렵거나 큰 질문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내면은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특별하고 귀한 음식을 아주 좋아하고, 또다른 사람은 평범하고 흔한 음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에게는 한 종교가 도움이 되고 효과적일 수도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는 또다른 종교가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세상에서 여러 가지 종교가 있다는 것은 중요하고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틀림없이 서양 사람 속에서도 불교를 필요하다고 느끼며 어울리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그 가르침이 옳은지, 또 그 가르침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만 우리들밖에 존재하는 풍습을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방불교의 어떤 스님을 서양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분을 아주 존경합니다. 그 이유는 외면적인 풍습과 종교의 핵심을 잘 구별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구별은 종교의 핵심과 우리가 만든 풍습을 바탕으로 생깁니다. 인도, 티벳,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 다른 불교국가에서도 종교적인 모습은 같지만, 나라마다 그 나름의 문화적 풍습과 전통은 다릅니다. 그래서 인도 불교에는 인도 문화가 들어와 있고, 티벳불교에는 티벳문화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바라볼 때 불교에 서양문화가 유입되는 것도 가능한 일입니다.

불교의 핵심은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불교는 어디에 가도 그 나라의 풍습과 잘 융화 되고 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어디를 가든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외면에 나타나는 풍습은 새로운 환경에 어울리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풍습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어떤 곳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상황에 따라 풍습은 변합니다.

불교가 인도에서 티벳으로 처음 전래되었을 때에는, 마침 티벳이 새로운 나라를 세웠을 때였습니다. 처음 티벳에 불교가 전래되었을 때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따라야 하는지 아무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고, 어떠한 결정들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천천히 불교가 티벳에 알려졌고, 티벳에서 아주 특별한 전통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서양에도 올 수가 있으며 천천히 시간과 상황에 맞추어 서양적인 전통과 관계되는 불교로 거듭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 여러분은 새로운 가르침의 만남을 시작하고 있는 세대이며 여기에는 아주 큰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을 받아들이며 그 핵심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실천하고 이룩하기 위해, 우리의 정신을 연구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아주 보수적인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되며 급진적인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중도(中道)' 사상이 있습니다. 불교의 중도사상과 같이 중도의 길을 따라야 합니다. 어떤 곳에라도 중도의 길을 따르는 것은 옳습니다. 우리 일상생활 속에 음식을 먹을 때조차도 이를 따라야 합니다. 아주 많이 먹어도 우리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아주 적게 먹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생활과 일반생활 속에서는 항상 중도에 있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두 가지 극단을 파악하고, 이런 정신과 전통적인 풍습에 대해서 아주 완벽하고 자세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정신이 일반생활 속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이고 어떤 것이 우리 전통적인 풍습이면서도 일반생활 속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인지도 깨달아야 합니다.

번역·정리 / 쉐둡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