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스님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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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의 달라이라마가 남긴 것
“남은 생은 수행에 전념하고 파”

“나이를 먹는 다는 것. 인간으로 태어나 예외가 없는 연기의 진리이지요.”
티베트 민중봉기 기념일인 3월을 기점으로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0)의 티베트력 생신(5월 5일)일이 다가오자 다람살라는 축제 분위기로 들뜨기 시작했다. 올해를 달라이라마의 해로 공식 규명한 이후 달라이라마의 벗 데즈먼드 투투 남아프리카 공화국 성공회 대주교가 4월 다람살라를 찾아 티베트 어린이 마을 TCV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기도 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주관으로 달라이라마의 장수기도가 열린 6월 21일을 하루 앞둔 20일에는 까규빠의 겔왕까르마빠 그리고 사캬빠의 티진 린포체 등 티베트불교의 종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속속들이 다람살라로 모였다. 22일 티베트 암도 출신들의 장수 법회를 마무리한 달라이라마는 대만의 불자들과 화상 통화를 연결하여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달라이라마의 처소가 모셔진 겔룩빠 산하 남걀사원 쭐라캉은 새벽 기도를 올리는 티베트인들의 버터 등이 피어올랐고 사원 밖을 원형으로 도는 코라 길의 기도 행렬은 낮과 밤의 구분이 따로 없었다.
달라이라마의 생일잔치는 7월 6일에 맞춰 미주 지역으로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달라이라마에게 선사하는 신곡이 발표되었다. 뉴욕에서는 북미와 캐나다에 정착한 티베트인들이 연합해 성대한 행사를 열었다. 이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달라이라마의 생일을 축하했다. 7월 20일에는 히말라야 불자 연합, 네팔 포카라와 무스탕의 불자들을 위시하여 겔룩빠와 딱룽까규빠의 불자들과 티베트 청년회 여성연합 등 11개 단체들이 다람살라에서 장수 기원 법회를 열었다. 달라이라마의 장수기원 법회는 8월 30일 한국 여래사에서 달라이라마의 환생 스승 7대 링 린포체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마무리 되었다.
“나는 티베트불교를 수행하는 승려입니다. 인도 나란다 승원의 법맥을 따라 불법을 전승하며 가치 있는 삶을 꾸리고 그로 말미암은 행복을 구현하며 이를 공유하는 것이 나의 기본적 사명입니다. 본인 스스로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남은 생은 보다 불법에 정진하여 수행에 전념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달라이라마를 수식하는 관세음보살의 화신.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말한다. ‘나 역시 당신과 같은 인간’, ‘단지 나의 이름이 달라이라마일 뿐’이라고. 급기야 한 공개 석상에서는, “무릎 관절에 통증이 있고 눈이 불편한 관세음보살이 그 어디에 있습니까?”라며 특유의 웃음을 보였다. 오직 생명을 지닌 일체가 평등하기를 바라는 달라이라마의 일관된 언행은 종교인이거나 무종교인이거나 그 경계와 갈등을 넘어 모두를 이롭게 하는 궁극의 가치를 지향한다.
9월의 아시아 연합 법회가 마무리 되고 영국으로 떠난 달라이라마는 미국 텍사스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주치의는 달라이라마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유했다. 그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국에서 예정된 달라이라마의 10월 공식 일정은 모두 취소가 되었다. 필라델피아에서 수상하기로 예정된 평화의 메달은 할리우드 영화배우 리차드기어가 대리인의 자격으로 수상했다. 대만법회와 러시아법회 그리고 몽골법회 역시 모두 취소가 되었고 내년 초 보드가야에서 개최 예정이던 칼라차크라 역시 내 후년으로 연기가 되었다. 다람살라 달라이라마 대표는 달라이라마의 건강을 위한 처사라며 공식 사유를 밝혔다. 11월 델리 소재 네루대학에서 열리는 중관 공성과 양자물리학 포럼 그리고 12월 남인도 따시룬뽀 사원에서 열리는 쫑카파 대사의 보리도차제론 람림 법회가 올해 남은 달라이라마의 공식 일정이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후임 총리와 16대 내각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된 10월 18일. 투표 시작 시간이 9시부터 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남걀사원 쭐라캉은 인파가 몰렸다. 달라이라마의 생애 첫 투표가 치러지는 역사적인 날이기도 해 대중들은 혹여 달라이라마가 쭐라캉 광장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의 투표는 달라이라마 사무소에서 진행이 되었다. 반면 달라이라마의 모든 수행원들은 쭐라캉 광장 투표소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투표에 참여했다.
이곳의 투표 방식은 흥미로운 특이점을 보였다. 투표용지는 모두 석장. 붉은색은 승려용, 노란색은 총리 선출 투표용, 백색은 내각 의원 선출 투표를 위한 용지이다. 투표 장소 역시 우짱 캄 그리고 암도를 위한 지역적 구분과 겔룩 까규 닝마 사캬 붼교를 위한 종교적 구분으로 모두 여덟 곳으로 분류 진행이 되었다.
세계 각국의 티베트 난민들도 투표에 참여했다. 호주의 티베트 하우스는 올 해 처음으로 투표를 주관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을 포함한 일본 태국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 진행된 투표의 개표를 총괄했다. 그 외 미주 유럽 아프리카에서도 투표를 진행했다. 세계 각국으로 뿔뿔이 흩어진 난민들은 인터넷 SNS를 통해 녹색의 난민 신분 등록증을 들어 보이며 인증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투표함에 용지를 넣기 전에 일체 중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 체제를 향한 티베트 망명정부의 노력을 엿보며 동시에 400년간 이어온 달라이라마 제도를 교차해 떠올려 보는 하루가 되었다.
각계각층의 대중들이 달라이라마의 장수를 기원하며 기도 법회를 열어 주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법회로 말미암아 개개인의 내면에 보리심을 증장시키게 하는 기회가 되고 또한 기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법을 설하는 입장에서 본존이신 석가모니 붓다의 가르침이 과연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가를 사유하며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평안과 행복의 영위는 불교 수행자뿐만 아니라 현대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행복은 가까운 약국에서 돈을 지불하고 구매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아닙니다. 때문에 교육의 내실과 체제 보완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같은 물질문명의 선도 국에서는 실제로 자살 충동이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된지 오래입니다. 지난 독일의 초청으로 생일 축하 행사에 참석하였을 때 그곳 마을의 이름이 ‘친절의 도시’라고 불리던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친절의 날을 만들기도 했지요.
내적인 행복 마음의 평안이 근저에 잔잔히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마음은 수시로 고통에 시달립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이들보다 한적한 외각에 거주하는 이들이 그리고 그들보다 시골에 거주하는 이들이 보다 여유롭고 행복하다 자각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대도시인들보다 공동체에 대한 협력심이 돈독하고 이웃의 대소사를 가족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마음이 바쁩니다. 시간제 직업 생활에 구속되어 수시로 외로움을 느끼고 희망을 상실해 갑니다. 사유 방식이나 행동 방식이 왜곡되고 비틀어지면서 급기야 크고 작은 불안을 야기시킵니다. 오늘의 첨단화는 인간이 이룩한 물질적 진보이지만 그 이면은 인간의 본질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인간 모두의 공통된 지향점입니다. 저 역시 티베트불교를 따르는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경험과 사유를 기반으로 나란다 승원의 불법을 수호하고 전승함에 최상의 행복을 이 삶에 구현하는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일체는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비단 종교인과 무종교인의 경계가 없이 종교 안에서도 각기 다른 이념을 신앙하지만 그와 관한 차별과 무관하게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시작은 우리 모두가 우리의 부모로 말미암아 여기 지금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화는 일체의 조화를 아우릅니다. 개개인이 원하는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행복의 희망들은 지속적인 여여 비롯됩니다. 종교는 그러한 인간들에게 위안을 주고 의지처가 됩니다. 그리고 비로소 행복의 진정성을 스스로 사유하게 되고 과연 무엇이 행복이며 어떻게 누릴 수 있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행복을 찾아 가는 방편들로 기도와 진언 명상 등의 수행을 지도해 왔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이 지금까지 당신의 일상에서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고 또한 행복의 실현으로 이끌어 왔는지요. 우리는 잘 압니다. 나의 업은 나 스스로 닦고 채워가야 하는 것임을 말입니다. 자신의 허물은 누가 대신 가려주고 지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의 실체, 사유의 진실을 바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지식인이라고 일컫는 이들, 단체와 사회에서 깃발을 들고 앞장서 가는 이들이 책임을 저야 하는 현안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신뢰로서 안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궁극의 삶이 편안하고 여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을 실현하는데 앞장설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가족 구성원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식들의 이러한 지도자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이유로 반연된 가지각색의 분노들이 있습니다. 내면에 앙금으로 남은 다양한 유형의 화를 사랑으로 전환할 수 있는 훈련이 시급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지닌 지성을 긍정적이고 선한 길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체험하고 공감하며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이를 우리는 네 가지의 고귀한 진리 사성제로서 사유하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나의 80세 생일을 축하하는 잔치에 함께 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인간으로 맞이하는 새 날에 나는 달라이라마로서 최선을 다 하여 내 삶의 약속으로 서원해온 가치를 실현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