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스님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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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살라·라다크 순례 ‘오래된 미래’를 배우다
달라이라마, “윤리·과학·인류애 통섭한 불교리더” 당부
다람살라의 몬순. 연일 인도 최대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는 7월이다. 21일 아침. 깡그라 가걀공항 관제소에서 다람살라 행 델리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같은 시각 다람살라 행 비행기는 이미 이륙하며 하늘 경로를 이동 중이었다. 그리고 예정보다 일찍 착륙했다. 만나야 할 인연은 그 때를 거스르지 않는다고 했던가. 정우스님(군종 교구장, 구룡사 회주)의 다람살라, 비로소 10년 만이다.
대한민국 국방부 산하 조계종 군종법사 성지순례단 스무 명은 7월 21일 인도 북부 다람살라 티베트 망명정부를 찾아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0)를 친견했다. 육군과 공군 대령으로 구성된 이번 순례단은 다람살라를 시작으로 꿀루 설산사(주지 쉐둡, 통도사 분원)를 경유, 해발 5천 미터 로탕 고지를 거쳐 고대 불교 왕국 라다크로 향하는 총 열 하루간의 일정이다.
달라이라마는 22일 첫 회동으로 군종법사 순례단과 만남을 가졌다. 먼저 정우스님이 지난 7월 초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주관으로 진행되었던 동 티베트 순례기를 보고하였다.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곳곳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을 감상하며 최근 티베트의 동향을 접하고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티베트의 오늘을 되짚으며 물꼬를 튼 대화는 21세기 불교도의 자세를 주요 주제로 다루었다. 더불어 한국불교의 호국정신을 수호하는 군종법사 직무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동티베트 순례담
“넓은 세상을 보고 느끼며 더불어 진보하라.”
노장의 달라이라마가 오늘의 청년들에게 자주 당부하는 말씀이다. 그 가운데 ‘티베트’는 필수 여행지로 권유하는 곳이다. 1959년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인도에 망명한 이후 현재까지 5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향땅 티베트를 다시 밟지 못해 온 그다. 또한 그의 남은 생 중 언제 다시 밟게 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다. 때문에 젊은이들이 티베트를 순례하고 그 체험을 대중들과 함께 공감하기를 항시 바랐다.
지난 7월 초 조계종 교육원 주관, 동 티베트 순례의 지도를 맡은 바 있는 정우스님이 티베트 동부 야칭스 그리고 오명불학원 등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하나의 앨범으로 엮었다. 사진에 의하면 중국정부의 감시 하에 종교적 의미에 준한 달라이라마의 사진이 사원 법당에 모셔지는 것이 허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자료를 꼼꼼히 감상한 달라이라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서 한국불교의 독특한 이력의 분야라 할 수 있는 군종법사들에게 큰 호기심을 보였다.

불교의 신심信心 재 정의 해야
달라이라마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류를 위해 불교도로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매사에 고민할 것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불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가 자신들의 사상에 지나치게 우월하지 않아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과거 불교역사 2500년이 인류에게 유익했던 바를 오늘의 21세기적 관점으로 재정립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 모색에 대해 마치 금을 연마함으로써 금이 지닌 본래의 성질을 깨우치는 과정에 비유했다. 불교의 경과 율장 그리고 논서 역시 분석적 사유와 연구를 통해 “단편적인 신심의 틀을 깨고 현세적 윤리에 기반한 공공의 선을 위해 보완하고 진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류가 신앙하는 다양한 종교 가운데 불교가 지닌 유연한 독자성이며 궁극적으로 중생을 구함과 동시에 스스로를 구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달라이라마의 지론이다.
21세기 과학의 시대. 실상을 인식하는 지식인들의 자세에 있어서도, “종교로서 과학을 해석하는 것과 과학으로서 종교를 해석하는 극명한 관점의 방식이 파생시키는 차이로 인해 우리 인간의 삶이 어떠한 판도로 변형되고 있는가를 직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오늘을 주도하는 지식인 리더들의 흥미를 일으키는 토론 주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 가운데 ‘양자물리학’과 ‘심리학’의 분야에서 불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해 내는 것에 달라이라마 본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밝혔다. 달라이라마는 마음과 생명 연구소 창립자 가운데 일인으로서 지난 30년간 불교와 과학의 접점을 주관해 왔다.

진정한 포교란
아시아의 대부분은 불교 전통의 국가이면서도 많은 이들이 다양한 이유로 종교를 바꾸고 있다. 반면 미주와 유럽에서는 많은 이들이 불교로 개종하는 추세다. 그러나 개종에 관한 달라이라마의 생각은 달랐다. 붓다의 가르침에서는 단 한 번도 “불교의 가르침만이 최고다”라거나 “불교만이 당신을 구원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라고 설하지 않는다.
한 민족에게 있어 조상 대대로 물려온 문화유산과 동시에 정신의 토대가 되어 온 것이 바로 나의 부모가 신앙해온 종교이다. 달라이라마는 “자기 나라의 전통을 지킴과 동시에 종교 역시 고유한 전통을 따라 전승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몽고를 방문했을 당시 한국 개신교 선교사들의 현지 사역 활동 실태를 듣고 크게 놀란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며, 불교도 전통의 나라인 몽골이 한국의 선교단체에 의해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을 겪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달라이라마는 그와 반대되는 경험담도 들려주었다. 프랑스 파리의 근교에 있는 소규모의 티베트불교 센터에서 벌어진 일이다. 어느 날 한 재력가가 달라이라마를 찾아와 1억 달러의 금액을 보시하겠다고 말했다. 달라이라마는, “프랑스는 본래 불교도 국가가 아니다. 당신이 진심으로 보시바라밀을 행하고자 한다면 인도 태국 미얀마와 같은 본래 불교도인 국가에 기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바람직한 기부가 될 것”이라고 권유했다.
달라이라마는 한국의 군종법사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군대라고 하는 특정한 영역에서 불교를 교육하고 실천해야 하는 특성상, “군종법사는 일선에서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불자의 이름을 걸고 쉽게 ‘반야심경’을 독송하지만 정작 그 정수를 스스로 명확히 해석하는 이들이 드물다며, “군불교의 홍법에 대한 믿음과 진리에 대한 확신을 고취하는데 앞장서 줄 것”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