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해스님, 6월16일 공식사퇴
총무원, 17일 사고사찰 지정
차기 주지 선출에 이목 집중
향적·여연·원학·현응스님 거론
의지 강해 합의 쉽지 않을듯
주지선출 갈등 최소화 위해선
문중협의체서 후보 결정해야
해인총림 합천 해인사 주지 선해 스님이 결국 사직했다.
총무원 관계자에 따르면 선해 스님은 6월16일부로 해인사 종무소 국장들과 함께 사직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총무원은 6월17일 해인사를 사고 사찰로 지정하고, 주지 직무대행에 혜일 스님을 임명했다.
선해 스님의 사직은 예견됐다. 해인총림 임회가 지난 5월31일 회의를 열어 선해 스님에 대해 주지직무정지 및 산문출송을 결의하면서 주지로서의 입지가 크게 줄었든 상태였다. 또 감사결과 재임기간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호법부에 고발되면서 선해 스님은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꾸준히 나왔다. 그럼에도 선해 스님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해인총림 내부에서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됐다.
그러나 선해 스님과 심우 스님이 6월초 총무원장 스님을 만난 이후 변화가 일었다. 총무원은 6월10일 2개월 가까이 보류했던 심우 스님 등에 대한 해인사 말사 주지 임명을 전격 단행됐다. 또 진주 성전사 주지 성공 스님은 6월15일 자신이 제기한 방장선출 무효 확인 소송을 자진 취하했다.
이 같은 일들이 이어지자 해인사 안팎에서는 선해 스님의 사직이 임박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총무원이 2개월여 가까이 보류했던 해인사 말사주지 임명을 단행하면서 현 집행부의 퇴로를 열어주는 대신 현 주지의 자진 사퇴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선해 스님이 6월16일부로 공식 사퇴하면서 해인사 안팎에서는 차기 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총림 주지는 방장이 추천권을 갖지만 원각 스님이 이미 “주지는 총림 대중의 뜻을 물어 추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대중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해인사 안팎의 하마평을 종합하면 차기 주지로 향적(전 종회의장), 여연(강진 백련사 회주), 원학(서울 봉은사 주지), 현응 스님(교육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스님들은 지난 3월 원각 스님이 해인총림 방장으로 선출된 직후부터 차기 주지후보로 거론됐다. 현재로선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차기 주지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 스님들은 차기 주지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인사 정상화추진위에서 활동했던 중진 스님 20여 명이 6월16일 인사동 모처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차기 주지 후보 추천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2명의 후보를 방장 스님에게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장 스님이 이 추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해인사정상화 추진위가 총림대중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방장추대위원회가 구성되면서 해인사정상화추진위는 활동을 종료하기로 한 상황에서 정상화추진위가 다시 모여 자체적으로 주지후보를 추천한 것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문중별 대표자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차기 주지 문제를 최종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인총림 한 스님은 “차기 문제로 갈등이 발생한다면 해인사는 또 한 번 큰 내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며 “대중의 충분한 논의와 합리적 절차를 통해 차기주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이 내세운 ‘합리적 총림운영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