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0일 긴급모임 갖고 입장문
94년 개혁정신은 종단의 근간
의현 스님 재심판결 납득 못해
사실관계와 법적문제 규명필요
종회서 조사해 대책 마련해야
불교신문 사설 책임자 문책요구

1994년 조계종 개혁에 참여했던 스님들이 “종단개혁의 정신과 지표는 오늘에도 여전히 종단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며 “이를 계승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청화‧명진‧도법‧현응‧영담‧지홍‧법안‧현진‧일문‧법인‧퇴휴‧동출‧부명‧진명(비구니)‧혜조(비구니)스님 등 1994년 종단개혁에 참여했던 15명의 스님들은 7월10일 서울 종로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최근 의현 스님 재심판결과 관련한 긴급 모임을 열고 이 같이 결의했다.
스님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1994년 종단개혁의 정신과 지표(정법교단, 불교자주화, 종단민주화, 청정교단, 불교사회역할)는 여전히 종단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한다”며 “앞으로도 종단의 지남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의현 스님의 재심판결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인 문제는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스님들은 “대중공사는 물론 중앙종회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 종단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조사범위는 “의현 스님 재심판결과 관련한 모든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종단기관지 불교신문의 사설과 관련해 “(불교신문이) 1994년 종단개혁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주장을 했다”며 “총무원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불교신문은 2015년 6월24일자 사설에서 “1994년도 이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과거와의 단절은 불가피하다” “재심결정은 의현 스님 개인문제가 아니라 혼란했던 과거와의 단절”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영담 스님은 비공개 회의에 앞서 불교신문 사설을 거론하며 “종단기관지의 사설은 곧 종단의 입장”이라며 “(종단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님들은 향후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2차 모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종단개혁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학술세미나 등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가단체 등과 연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각자 위치와 소임이 달라 시기를 두고 판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모임에는 종단정치에서 대립관계에 있었던 스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 2월 대한불교청년회가 주최한 ‘끝장토론’에 참여해 종단 현안을 두고 날선 공방을 펼쳤던 영담 스님과 도법 스님이 참석했다. 그러나 영담 스님은 비공개 회의에 앞서 도법 스님을 가리켜 “갈지자 행보를 하는 분”이라며 “(도법 스님이 나온다고 해서) 더 나오기 싫었다”고 말해 여전히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았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