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던 만해 한용운 스님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만해대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공원에서 사부대중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됐다.
만해축전추진위원회와 동국대,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조선일보, 인제군이 공동주관한 이날 시상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스님,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 김정삼 강원도 행정부지사, 이순선 인제군수, 정해룡 강원경찰청장, 이병선 속초시장 등이 참석했다. 시상식은 니르바나오케스트라의 축하공연과 독립운동가이면서 문학가였던 만해스님의 생애를 조명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포교원장 지원스님이 대독한 법어에서 “만해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한 비폭력 평화주의를 바탕으로 제국주의에 온몸으로 저항했다”며 “올해 수상자들은 정의와 인권, 평화를 사랑하며, 가난하고 핍박받은 이들을 위해 헌신한 선구자이자 만해스님의 현신이다. 이들을 모시게 돼 영광스럽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또 만해축전추진위원회 명예대회장인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은 “동국대 1회 졸업생인 만해스님은 한국불교의 근대화를 위해 앞장섰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지도자이자 어둠을 밝힌 연꽃”이라며 수상자들의 업적을 거론하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어 평화대상 수상자인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 대학 교수를 비롯해 실천부분에 천노엘 신부, 청전스님, 문예대상에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와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정현종 시인에게 각각 시상식이 열렸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정부에 대해 세계 역사학자 집단서명을 주도하며 일본 아베정권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한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만해스님의 시를 통해 그의 정의롭고 순수한 휴머니즘을 만날 수 있었다. 만해스님은 우리 시대의 가장 평화로운 사람이었다”며 “영광된 자리에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광주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천노엘 신부와 히밀라야 오지를 다니며 빈민에게 의약품과 생활필수품을 전해오고 있는 청전스님에게 실천대상이 수여됐다. 청전스님은 “히말라야의 아름다움 이면에는 가난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소외되고 병든 이들을 위해 베푸는 행이 수행임을 믿고 작은 실천을 해 왔다”며 보시행을 도운 히말라야 오지의 스님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천노엘 신부는 “만해스님의 삶은 사회의 냉대와 편견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받고자 투쟁하는 장애인들과 닮아 있다. 그들은 수용시설에서 해방될 꿈을 갖고 살고 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예대상은 생명과 평화에 대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이어온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수상했다. 신 교수는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돼 20년간 수감생활을 감내했으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을 펴냈다. 또 가야금 명인 황병기 명예교수는 전통음악의 맥을 이어 현대에 살린 노고를, 정현종 시인은 등단 50년 동안 수많은 문학작품을 통해 문단을 이끌어온 공을 인정받았다.
한편 이순선 인제군수는 환영사에서 “올해는 만해축전 시기에 맞춰 만해스님의 출생지인 충남 홍성군과 입적하신 서울 성북구에서 여러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홍성군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만해스님의 뜻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해방 70주년을 맞아 남북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설악과 금강’을 주제로 열린 올해 만해축전은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1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고교생 백일장, 학술문학 심포지엄, 어린이미술캠프, 서예대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난 14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