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내년부터 사찰예산별로 분담금 징수
등록일 : 2015-10-16 동영상 

조계종이 이르면 내년부터 각 교구본말사가 종단에 납부하는 중앙분담금을 ‘분담금납부에 관한 법’에 규정된 요율에 따라 징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정한 기준 없이 중앙분담금을 책정하면서 제기됐던 사찰별 분담금 형평성 논란도 크게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 10월14일 분담금책정안
중앙종회 재정분과위원회에 설명
분담금 요율기준 따라 책정키로
96년 기준마련 20년 만에 시행
22일 본사주지회의에 보고키로


조계종 중앙종회 재정분과위원회는 10월14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제12차 회의를 열어 총무원 재무부로부터 ‘분담금납부에 관한 법에 따른 중앙분담금 책정안’을 보고 받고 원안대로 시행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총무원은 이르면 내년부터 각 교구본말사의 중앙분담금을 종법에 규정된 요율에 따라 일괄 적용해 징수하기로 했다. 다만 총무원은 이 같은 내용을 10월22일 예정된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에 보고하고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시행하기로 했다. 중앙분담금이 종법에 규정된 요율에 따라 징수되는 것은 1996년 요율 기준이 마련된 이후 20년만이다. 

중앙분담금은 종단 소속의 모든 사찰이 중앙종무기관의 운영 및 종단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총무원에 납부하는 종비로, 1994년 개혁회의가 ‘분담금납부에 관한 법’을 제정하면서 징수 기준이 마련됐다. 이후 총무원은 1996년 분담금납부에 관한 시행령을 제정하고 중앙분담금을 각 사찰별 예산에 따라 차등 징수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각 사찰이 매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한 예결산서를 내지 않는데다, 일부 스님들은 실제 예산과 다른 예결산서를 제출함으로써 사찰의 재정규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종법에 따라 중앙분담금을 책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결국 총무원은 일정한 기준 없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중앙분담금을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총무원은 각 사찰별로 중앙분담금을 책정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각 교구본사본사별로 일정액을 배정해 중앙분담금으로 일괄 징수했다. 

이렇다보니 투명하게 예산이 공개된 사찰의 경우 비슷한 규모의 사찰보다 분담금이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일각에서는 “예산을 공개하고 투명한 절 살림을 산 주지에게 돌아오는 것은 포상이 아니라 과도한 분담금”이라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지난해 16대 개원종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스님들은 “종법에 따라 중앙분담금을 원칙적으로 징수할 것”을 총무원에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조계종이 사찰예결산서 제출 의무규정을 강화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사찰에 대해 재정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사찰의 예산규모가 파악됐다. 실제 재무부에 따르면 전국의 본말사 가운데 50%이상이 예결산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재정실사 등을 통해 사찰의 재정규모 윤곽이 파악됐다.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재무부는 전국 2417개 사찰 가운데 사찰재정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607개 사찰을 제외한 총 1810개 사찰에 대해 예산규모에 따른 분담금요율을 책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또 교구별 산내암자도 2017년부터 중앙분담금이 배정할 방침이다. 분담금은 최근 3년간 사찰의 평균 결산액에다 분담률을 곱해 산출하도록 했다. 이럴 경우 전체 중앙분담금은 예년에 비해 일정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재무부는 내다봤다.

재무부에 따르면 그동안 중앙분담금은 2003년 중앙승가대 운영 지원 등을 이유로 소폭 인상한 이후 10여 년째 동결 수준을 이어왔다. 따라서 중앙분담금을 종법에 따라 책정할 경우 각 사찰의 예산규모에 의거해 책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정도의 분담금 인상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