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원로회의가 사실상 출가 연령을 50세 이하로 제한한 종법 규정을 폐기해 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원로회의는 11월30일 서울 워커힐호텔 중식당에서 간담회 형식의 소위원회를 열고 “출가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출가연령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현행 행자교육원 수학자격을 50세 이하로 제한한 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원로회의 소위원회는 “행자교육원 수학자격을 50세로 제한한 현행 규정을 폐지할 것”을 중앙종회에 건의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소위원회에는 원로의장 밀운 스님을 비롯해 혜승, 명선, 원명, 월서, 월탄, 암도, 종하, 성우, 대원 스님이 참가했다.
원로회의 소위원회는 이날 종단 현안과 관련해 원로들의 의견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몇몇 스님들의 제안에 따라 개최됐다. 원로스님들은 이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는 문제를 비롯해 출가가 감소와 종단 교육제도 문제 등에 대한 해법 마련을 위해 장시간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원로스님들은 최근 출가자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출가연령을 제한한 법령을 개정해야 함을 강조했다.
현행 교육법에 따르면 사미(니)계를 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행자교육원 수학 자격을 연령 15세 이상 50세 이하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만 50세가 넘으면 행자교육원을 입소할 수 없다.
명선 스님은 “행자교육원에 입방할 수 있는 연령을 50세로 제한하면서 늦깎이 행자들의 발심 출가를 막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방의 작은 사찰들은 부전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혜승 스님은 “출가에 있어 나이 상한을 정하는 것은 율장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50세 이하로 제한한 규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았다.
종하 스님은 “현실적으로 만 50세가 넘은 출가자들은 교육을 받고 수행에 전념하기가 어렵다”며 “고령의 출가자들은 이미 가정을 꾸린 전력이 있고 출가수행자로서의 습의를 익히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종하 스님은 “고령자들의 출가를 허용하게 되면 머지않아 종단은 이들에 대한 노후복지를 책임져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종단이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원회는 장시간 논의 끝에 “출가자 감소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늦깎이 발심자들의 출가를 보장하기 위해 출가연령 제한 규정을 폐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중앙종회에 관련 종법을 개정해 줄 것”을 건의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소위원회는 또 한상균 위원장 문제와 관련해 “종단 차원에서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종단 집행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종교본연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자비로써 한 위원장을 보호하되, 정부와 민노총을 잘 설득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소위원회에서는 “중앙종회가 신임 원로의원을 추천할 경우, 반드시 복수후보로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