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 이사로서 참담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김건중 학생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내가 해온 수행이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느꼈다.”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 미산 스님이 단식을 시작했다. 동국대 이사이자 조계종 승려로서는 첫 단식 동참이다. 수년 사이 지율‧도철 스님 등이 4대강, 세월호 사태로 단식을 했지만, 동국대 등 종단 내부 문제를 이유로 단식하는 것은 미산 스님이 최초이다.
동국대는 공적자산… 특정인‧단체 것 아냐
미산 스님은 30일 동국대 본관 앞 김건중 부총학생회장 단식천막 인근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스님은 단식 시작에 앞서 법인사무처에 이사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스님의 이사직 사퇴는 다음달 3일 이사회 의결이 남아있다. 이 날은 스님의 이사직 임기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스님은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을 만나 이사직 사퇴서와 호소문을 전달했다. 일면 스님은 내게 이사 신분으로 오는 3일 이사회에서 호소문의 내용을 밝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사회 열릴 3일은 김건중 단식 50일째
스님은 “단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사회가 열리는 다음달 3일이 김건중 학생의 단식 50일째 되는 날이다. 한 인간이 50일 굶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지금 단식을 중단하더라도 후유증이 우려된다. 김건중 학생을 살리기 위해 단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일면 스님의 이사장 임기가 19일 남았다. 남은 기간 정상적으로 새 이사장을 뽑아야 한다. 직무대행 체제로는 안된다”고 했다. “학교는 공적자산이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스님은 “학교 구성원 가운데 뜻이 다르다고 해서 배제하는 문화는 옳지 않다. 이런 갈등이 장기화 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했다.
‘보현행원품’ 독송…매일 김건중 만날 것
스님은 “부처님 말씀대로 된다면 사회 갈등을 지혜와 자비로 해결할 수 있다. <보현행원품>에 그 가르침의 정수가 담겼다”고 했다. 이어 “<보현행원품>에는 중생을 부처처럼 섬기는 것이 불공이라고 한다. 중생을 살피는 것이 곧 부처를 살피는 길”이라고 했다.
스님은 “내게는 단식이 곧 수행이다. 단식을 하는 동안 <보현행원품>을 독송하겠다. 출재가자 누구라도 함께할 수 있다”고 했다.
법정 스님이 성철 스님에게 이 시대 젊은이를 위한 단 한권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성철 스님이 권한 책이 <보현행원품>이다.
법인‧금강 스님도 단식 동참
미산 스님의 단식에 이어 법인 스님(일지암 주지)과 금강 스님(미황사 주지)도 단식에 돌입한다. 두 스님은 오후 3시께 동국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을 시작하는 입장을 밝힌다.
법인 스님은 “김건중 학생의 단식이 47일이다. 김건중 학생이 잘못된다면 우리는 양심적으로 살 수가 없다.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불 스님의 지난 26일 동국대 이사직 사퇴를 시작으로 미산ㆍ법인ㆍ금강 스님의 단식이 이어지면서 1년 여 동안 지루한 대립을 이어왔던 동국대 사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