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선거제도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염화미소법”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님은 지난해 대중공사에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던데 비해, 이번 토론에서 거듭된 발언으로 선거제도 개정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승 스님은 3월31일 대중공사 패널 토론이 진행되던 중 염화미소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자 발언권을 얻어 “지금 제기되는 우려들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며 “이상적인 선거제도가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선거제도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패널토론은 법등 스님의 (가칭)염화미소법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패널들은 염화미소법에 대해 △종정예하의 정치적 개입으로 인한 위상 저하 △후보 추천을 위한 갈마위원회의 공정성 △추첨을 통한 선출이 공정성을 가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자승 스님은 자신의 선거 경험을 예로 들며 “총무원장 선거에 피선거인으로 두차례 참여했고, 그 이전에도 수차례 선거에 참여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선거제도가 갖는 각종 폐단을 경험했고,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무엇보다 선거 이후 총무원장의 위상이 높아지기보다 논란이나 문제가 야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대단히 안타까웠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왔기에 법등 스님이 제안한 ‘염화미소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직선제와 준직선제(종단 쇄신위원회안), 염화미소법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 선거제도의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염화미소법”이라며 “가장 현실에 가까운 대안이라고 본다”고 염화미소법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자승 스님은 또 패널토론에서 지적된 염화미소법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직접 견해를 밝혔다. 스님은 “종정예하의 신성 쇠퇴에 대한 염려는 별개의 문제로, 종정예하가 (총무원장을) 지목하게 되면 정치적 개입의 여지가 있지만 선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권위와 위상에 흠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정예하의 선택에 다수 후보자들이 동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인정할 수 있도록 방안을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 검증을 담당하는 갈마위원회의 공정성 및 투명성에 대해서는 “구성 및 운영 방안을 구체화해 규정으로 정해놓지 않으면 시시비비에 휩싸일 수 있으니 보다 명확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비구니 스님들의 참종권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과정 속에서 충분히 반영해 검토하면 어려움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승 스님은 이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재가위원과 비구니위원을 중심으로 직선제에 대한 지지 표명이 이어지고, 금품선거 및 매관매직 등 선거의 폐해가 거론되자 재차 발언을 통해 견해를 피력했다.
스님은 “개인적으로 총무원장 당선 당시 금품 한번 쓰지 않고 당선됐다고 자신한다. 모든 총무원장이 매관매직·금품선거를 한 것처럼 매도하는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이처럼 선거법만 제대로 준수한다면 현행 선거법 자체는 문제가 없음에도 이미 종도들의 인식에 선거의 폐단이 자리잡고 있기에 선거법 개정을 통해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에 따른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시 종단 분규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무원장 권한이 막강했건 과거와 달리 현재 종단은 중앙중심제가 아닌 교구본사 중심제라는 점에서 중앙과 교구, 혹은 교구간 분규가 발생할 경우 수습 및 해결이 대단히 어렵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스님은 “일부 교구가 총무원장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거나 이로 인한 분란이 확산될 경우, 이는 종단 분규의 시발점”이라며 “분규는 종단 운영 자체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자 종단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선거제도를 개정하는 것은 이를 통해 종단 분규의 씨앗을 제거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자승 스님은 또 직선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스님은 “재가위원과 비구니 위원 스님들께서 참종권 확보를 위해 직선제를 지지하는 것을 백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비구가 6000명, 비구니가 5000명인 종단 상황에서 직선제로 총무원장 선거를 진행한다면 비구니 결집이 총무원장을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된다”고 우려를 보였다.
끝으로 스님은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가운데 종단에 비교적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숙고해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