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 현장
등록일 : 2016-07-20 동영상 


현행 종단 분담금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 통합종단 설립 이후 분담금 부과와 납부에 대한 합법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채 수 십 년 동안 운영한 것에서부터 비롯됐고, 법과 제도를 만든 이후에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형평성과 공신력을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96년 분담률표 정리 이전까지 제도적 근거가 아닌 문중 이해 등에 따라 처리되면서 분담금 책정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고, 이후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다보니 임의적으로 시행돼 오던 것이 관행으로 굳어지고 다시 제도화 과정에서 법적 근거로 적용되면서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김관태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사진>은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가 지난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분담금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연 1차 공청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연구원은 종단 분담금 제도의 역사를 살펴본 뒤, 현행 분담금 제도의 문제점을 △부과 기준의 문제 △사찰 예·결산의 파악과 재정 투명성 제고 △사찰 등급 조정 △분담금 요율 △사설사암과 법인사찰의 문제 △분담금에 대한 종도의 오해를 불식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해결방법을 모색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분담금 제도개선을 위한 시도들은 여러 번 있었지만 대부분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폐기됐다. 1994년 제정된 분담금 납부에 관한 법의 시행은 1996년 시행령을 제정하면서 시행에 들어갔으며, 여기에는 사찰등급별 분담률표가 명기돼 있다. 하지만 이 분담률표에 정한 대로 시행이 된 적은 제정 이후 한 차례도 없다. 이 시행령은 2007년 개정됐지만 분담률표에 의거해 분담금을 책정한 사례는 아직 없으며, 2015년 처음 법대로 징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2018년부터 적용하기로 하고 현재는 그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김 연구원은 먼저 분담금 제도의 성패는 사찰의 예·결산, 즉 재정규모에 대한 명확한 파악과 그에 따른 올바른 등급 부여에 달려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단이 1981년 사찰등급조정규정과 1994년 분담금납부에 관한 법을 제정하고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한 것은 예·결산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짚었다. 이에 종법에 따라 중앙분담금을 책정하는 것이 불가능해 졌고, 결국 총무원이 각 교구본사별로 일정액을 배정해 중앙분담금을 일괄 징수해 온 것이 그간의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예산을 공개하고 투명한 절 살림을 산 주지에게 돌아오는 것은 포상이 아닌 과도한 분담금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사찰 예·결산의 파악과 재정투명성 제고, 명확한 현실에 근거한 사찰 등급과 부여가 가장 중요한 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사찰 재정 현황과 관련한 조사 역시 1997년 이후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정비된 사찰 등급과 분담금 요율표가 20년 가까이 변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분담금이 종도라면 누구나 종단 유지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종비라는 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면서 “이를 누락하거나 축소해선 안 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담금의 엄정한 집행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재무회계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사찰 수입과 예산을 확대한 종도에 대한 포상, 사찰 예결산과 수입에 대한 면밀한 조사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찰과 사설사암, 법인사찰 사이의 형평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공찰 입장에선 사설사암이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분담금을 부과 받는다는 점을 문제제기하는가 하면, 사설사암의 경우 새로운 사찰을 창건해 지역사회 포교를 위해 기여하는데 조세까지 내야하는가에 대한 불만에 상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사설사암은 사찰 창건 시기와 안정시기에 대한 구분을 해 창건시기에는 분담금을 면제하는 대신 종도로서 일정액의 종비를 납부하도록 하는 유예기간을 두고, 사설사암의 종단 귀속을 명기한 이후부터 사찰 등급에 따른 분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법인 사찰에 부과되는 분담금에 대해서도 “2015년 법인분담금 배정액은 선학원 1억, 대각회 8천만원 등 1억8천만원인데 사찰 수에 비해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법인 사찰에도 일정한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종단의 예산 증가가 개별 사찰의 분담금 가중으로 돌아온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분담금 제도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도들의 인식 전환임을 피력했다. 김 연구원은 “종도라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종비’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이런 결론을 얻기 위해 개선해야 할 여러 가지 불합리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분담금 제도 개선의 과정이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