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로 연일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11월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이날 문재인 전대표는 자승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현 시국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지혜를 구했다.

문재인 전대표는 “국민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불안감과 상실감도 적지 않다”며 “이 국난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지혜를 청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해 온 저력이 있으니 이번 위기를 잘 넘긴다면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우리 사회도 더 깨끗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당장 국민들은 하루하루 분노가 깊어지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자승 스님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그 해법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스님은 ‘정무방소 명대승심(政無方所 名大乘心)’의 가르침을 전하며 “정치하는 분들에게 특별히 조언한다기 보다는 이 구절을 명심한 가운데 정치권이 스스로 답을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무방소 명대승심은 ‘정치는 정해진 바가 없는 가운데 대승심을 명심해야 한다’는 뜻으로, 자승 스님이 그동안 정치인들의 예방에서 수차례 강조해 온 선어록 구절이다.

문 전대표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 면목 없는 마음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며 “특히 정치인으로서 정치의 장에서 이를 풀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고민이 깊지만 말씀하신대로 각각의 입장이 달라 해결방안이 쉽사리 모이지 않는다”고 재차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자승 스님도 “‘정무방소 명대승심’의 자세로 보면 이미 해결방안은 존재하니 시기는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각 정당 대표들에 비해 문 전대표가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으니 두루 행보해 아무쪼록 어려운 난국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답을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전대표는 이날 예방에 앞서 기독교계 원로 및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어 가톨릭계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종교계 여론을 듣고 각계 의견을 기반으로 사태를 풀어갈 지혜를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