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추진…연등회 차질 우려
등록일 : 2017-08-30 동영상 
서울시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22호 연등회 제등행렬 구간인 종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신설 계획을 밝힌 가운데 연등회보존회와 상인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 9월 착공해 12월 완료
정류소 옮길 수 있는 이동방식
연등회‧상인들은 “재검토해야”

서울시는 8월28일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및 도로공간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는 종로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2.8km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한다. 현재 왕복 8개 차로를 6개 차로로 줄이고, 줄어든 2개 차로에 중앙버스정류소 15개와 7개 횡단보도를 조성한다.

특히 시는 구간 양 끝을 제외한 13개 중앙버스정류소를 ‘이동형 정류소’로 설치한다. 연등회뿐 아니라 거리축제나 행사 개최 시 도로 끝으로 이동시킨 뒤 관람석으로 활용하는 등 종로 거리를 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형 정류소’는 조립식 모듈 10여개를 이어 붙여 도로바닥에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시는 9월초 공사를 착공, 12월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유일한 도심권 동서축 단절구간으로 그동안 정체 우려, 과다한 버스노선, 다양한 이해 관계자 등으로 설치를 미뤘던 구간”이라며 “안정성, 이동성, 유지관리 용이성 등에 주안점을 두고 이동형 정류소를 설계 중”이라고 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흥인지문부터 종각까지 연등행렬을 진행 중인 불교계는 시의 계획을 비판했다. 지난 2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역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종로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사업 중단 요구를 결의하기도 했다. 공문 등 수차례 입장을 전했던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시의 발표 직후 “개발과 편의 우선 정책으로 문화유산이 보호 받지 못하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며 “환영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철회를 요청했다.

강문정 연등회보존위원회 팀장은 “연등회를 핑계로 이동형 정류소를 설치한다는 시의 발표는 중앙버스차로를 만들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제등행렬 등 거리축제마다 해체하고 조립하는 비용과 안전사고, 교통통제시간 증가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종로 일대 지하상가들은 “전시행정과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계명(서울지하도상가인연합회 이사장) 종각지하쇼핑센터 상인회장은 “사람이 모이고 상권이 살아나 지역경제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시의 입장을 반박했다. “생존권을 사수하겠다”는 강계명 회장은 “정류장이 도로 중심으로 이동하면 보행로에 위치한 길가 상점들 상권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