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위원회, 4월 22일 광화문광장 봉축점등식 봉행
‘평화·화합 상징’ 보현사 13층 석탑 장엄등 밝혀
남북 화합·세계 평화 염원 담은 상징 장엄등 구현
진우 스님 “공존의 빛으로 갈등 넘어 화합으로” 강조
정동영 장관 “북녘까지 닿는 평화의 빛 되길” 발원
오세훈 시장 “연민과 연대로 공동체 화합 이뤄야”
3000여 사부대중 동참…서울 전역 5만 연등 점등 시작

평화와 화합의 염원을 담은 보현사 탑등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밝혔다.
부처님오신날을 한 달여 앞두고 4월 22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봉축점등식은 식전공연과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찬불가에 이어 점등과 탑돌이 순으로 봉행됐다. 봉축위원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3000여 사부대중이 동참해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불법승’ 구호에 맞춰 점등 버튼이 눌리자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장엄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오며 도심 한가운데 환한 빛이 퍼져나갔다. 이날 밝혀진 장엄등은 북한 묘향산 보현사 8각 13층 석탑을 원형으로 재현한 ‘보현사 탑등’이다. 전통 한지로 제작된 탑등은 좌대를 포함해 약 19m 규모로 조성됐으며, 좌우에는 각각 6m 높이의 반가사유상이 배치돼 장엄함을 더했다.

보현사 8각 13층 석탑은 고려시대 석조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팔각 구조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방으로 확산됨을 상징하고 13층은 깨달음을 향한 수행의 과정을 의미한다. 화강암으로 축조된 원탑은 균형 잡힌 비례와 섬세한 조형미를 갖춘 고려 말 석탑 양식의 정수로 평가된다.
이번 장엄등은 이 같은 전통 문화유산을 현대 도심 속에 전통 한지등으로 재현한 것으로, 세계 평화와 남북 화합·공존의 염원을 담았다. 특히 전쟁과 갈등이 지속되는 한반도 현실 속에서 이 등불이 휴전선을 넘어 북녘까지 이어지는 평화의 빛이 되길 바라는 뜻이 담겼다. 서로를 바라보는 반가사유상 역시 자비와 지혜, 상생과 공존의 메시지를 상징한다.

점등에는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조계종 명예원로의원 수봉세민 대종사, 원로의원 두산일면 대종사,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봉국사 주지 현근 대종사, 집행위원장 성웅 스님(조계종 총무부장), 부집행위원장 성원 스님(조계종 문화부장),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 민추본부장 성행 스님, 조계사 주지 담화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등 조계종스님들과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록경정사 등 종단 대표와 이헌승 국회정각회장, 김영배 국회정각회 부회장, 정구창 공불련회장, 방용승 민주평통 사무처장, 김도형 문체부종무실장 등 정관계, 이길수 대불청회장, 선민지 대불련 회장, 조규태 국제포교사회 회장, 김학규 직할교구 신도회장 등 불자 단체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점등사에서 “오늘 우리는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라는 봉축표어 아래 희망의 등불을 밝히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깊은 뜻을 함께 나누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광화문 밤하늘을 수놓는 이 장엄한 불빛이 국민 한 분 한 분의 가정마다 평화와 행복의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마음의 안정과 세상의 화합”이라며 “고도로 발달한 AI 시대 속에서도 인간의 마음은 오히려 각박해지고, 지식은 넘쳐나되 지혜는 부족하며 변화는 빠르되 온기는 식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시대일수록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선명상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순간의 수행이 거센 세파를 이겨낼 단단한 내면의 힘을 길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 밝히는 이 등불은 호국불교의 정신을 잇는 민족의 등불”이라며 “묘향산 보현사에서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켰던 서산대사의 서원이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빛이 휴전선을 넘어 보현사 8각 13층 석탑까지 이어지는 재회와 통일의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발원했다.
아울러 “오늘의 등불은 나만을 비추는 빛이 아니라 모두를 비추는 공존의 빛”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시대일수록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화쟁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억눌린 이는 자유를, 슬픈 이는 위로를, 병든 이는 치유를 얻는 복된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오늘 광화문에서 밝힌 보현사 13층 석탑의 불빛이 남과 북을 고루 비추는 평화의 빛이 되기를 바란다”며 “묘향산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기도했던 기억처럼 이 빛이 다시 평화의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비록 지금 남북 관계가 잠시 멈춰 서 있지만 멈춤은 포기가 아니다”라며 “부처님의 자비와 이타 정신을 나침반 삼아 신뢰를 하나하나 쌓아가며 평화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묘향산의 향기를 함께 나누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을 열겠다”며 “오늘 이 빛이 북녘 산천까지 닿아 한반도 평화의 시간이 다시 힘차게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평화가 공동체로 확산될 때 비로소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며 “갈등과 분열의 파고가 높은 시대일수록 혐오와 배제가 아닌 연민과 연대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는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동체대비의 정신”이라며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정 철학을 통해 사회의 가장 낮은 곳부터 온기를 채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밝힌 봉축탑의 불빛이 서울 곳곳에 자비와 화합의 길을 환히 비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점등사와 축사에 이어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의 축원이 봉행됐으며, 이후 대중은 세종대왕 동상 일대까지 탑돌이를 진행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점등을 시작으로 서울 전역에는 4월 22일부터 5월 25일까지 약 5만여 개의 봉축 가로연등이 밝혀지며, 전통등 전시와 다양한 봉축행사가 이어진다.
한편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연등회는 5월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일원에서 개최된다.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