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뽑을 321명 나왔다…이제 종법이 지켜보는 열이틀
등록일 : 2026-08-23 동영상 

8월 19~21일 24개 교구 선거인단 선출 모두 마무리
1차 투표 과반 161표 못 넘으면 당일 2차 투표로 결판
금품·자리 약속 때는 최대 10년 공권정지…받아도 처벌
호법부 “위법 행위 징계 요청…선거 후에도 책임 물을 것
”



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을 뽑을 321명이 확정됐다. 8월 19일 선운사를 시작으로 사흘간 전국 24개 교구본사가 교구종회를 열어 각각 10명씩 모두 240명의 교구 선거인을 선출했고, 여기에 중앙종회의원 81명이 더해졌다. 전체 선거인단의 75%를 차지하는 교구 선거인 선출이 마무리되면서, 이들 스님은 9월 3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대 총무원장을 선출하게 된다.

후보 자격을 둘러싼 공방과 성명 발표가 이어졌던 지난 열흘과 달리, 남은 기간은 실명이 드러난 321명의 스님을 상대로 한 개별 접촉이 중심이 된다. 선거운동은 9월 2일까지, 열이틀 남았다.

그렇다면 한 표를 행사할 스님들은 누구인가. 교구에서 선출된 240명 가운데 월정사를 제외한 모든 교구에서 교구장(또는 권한 대행)이 선거인단에 포함됐으며 선운사는 교구장을 사임하고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 스님도 선거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비구니스님은 27명이며, 6개 교구는 비구니 선거인을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앙종회의원 81명을 더한 321명이 9월 3일 한 표씩을 행사한다.

관건은 과반이다. 선거법 제73조는 선거권자 총수의 과반수 유효투표를 얻은 후보가 없는 경우 최고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에 대하여 2차 투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선거인단이 321명이므로 161표가 당선의 기준선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 기준이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아니라 선거권자 총수라는 점이다.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표나 무효로 처리된 표는 문턱을 낮춰주지 않는다. 기권과 무효표가 사실상 반대표와 같은 무게를 갖는 구조인 셈이다. 2차 투표는 1차 투표 종료 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실시되며,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종단 선거에서 남은 열이틀을 주목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표를 가진 스님이 누구인지 드러나는 순간부터 접촉과 설득이 가능해지고, 그 접촉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가 곧 선거의 품격을 가른다.

종법은 그 경계를 촘촘하게 그어놓았다. 선거법 제90조는 선거인의 투표나 후보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금품이나 향응,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公私)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를 3년 이상 10년 이하의 공권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자리를 매개로 한 거래를 정면으로 겨냥한 조항이다. 총무원장이 종헌·종법에 따라 사찰 주지를 임면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조문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금지 규정은 주는 쪽만 겨냥하지 않는다. 같은 조는 이익이나 직을 제공받거나 그 제공 의사표시를 승낙한 쪽도 같은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표를 가진 321명 역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뜻이다. 제105조는 여기에 더해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받으면 그 금액의 10배를 벌금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허용되는 범위도 분명하다. 제37조에 따라 선거운동은 후보등록 이후부터 선거일 전일까지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8월 11일이 그 기산일이었다. 제36조는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과 의사 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 행위, 통상적인 종무 활동은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는 한편, 누구든지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못 박았다. 후보자는 제39조에 따라 종책자료집 1종을 만들 수 있고, 신문광고는 제40조에 따라 교계 신문으로 국한된다.

기간과 함께 지위도 제한된다. 제41조는 중앙종무기관과 교구 종무기관의 종무원 등이 특정 후보를 홍보하거나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지지도를 조사·발표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종무 조직을 선거에 동원하지 말라는 취지다. 선거운동 기간 전 선거운동을 금지한 제36조와 나란히 놓고 보면, 종법이 경계하는 것은 결국 정해진 기간과 방법을 벗어난 세력화라는 점이 드러난다. 아울러 제45조는 후보자 비방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101조와 제102조는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을 각각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감시 기구도 종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제8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명선거를 실현하고 선거 부정을 감시하기 위해 총무원장 선거에서 공명선거위원단을 두도록 하고 있다. 위원단은 총 30인 이내로 구성하되 각 교구에서 1인 이상을 반드시 포함하며, 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에 대해 증거자료를 수집하거나 조사 활동을 할 수 있다.

명부를 둘러싼 절차도 남아 있다. 제26조는 선거인이 명부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제27조는 후보자와 선거인이 누락이나 오기, 자격 없는 선거인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인단은 8월 28일 오후 2시 중앙선관위 자격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선거인 자격은 법계 중덕(정덕) 이상으로, 제15조에 해당하는 스님은 선거권이 없다.

교구선거인단 선출이 마무리 된 직후 총무원 호법부장 도심 스님은 담화문을 발표해 청정하고 공정산 선거를 거듭 당부했다. 도심 스님은 “조계종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통리하는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선거인 만큼 이번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는 청정한 승가의 전통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제38대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선거법’을 비롯한 종헌·종법 위반 사실이 발견될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사하여 그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되면 호계원에 징계를 요청할 것이며, 종헌·종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9월 3일 총무원장 선거가 끝난 뒤에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세 후보 진영은 모두 공명선거를 약속했다.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는 투표 당일이 아니라 남은 열이틀 동안 판가름 난다.

아래는 24개 교구 선거인단 명부. (스님 존칭 생략 , 비구니스님은 '니'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