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를 가다 - 1
등록일 : 2010-02-12 동영상 





  

‘불지종찰 위상’ 더 높이는 주지 정우스님


“신심 가일층 솟아나는 도량으로


“승가는 곧 공동체입니다. 공동체가 잘 돌아가려면 화합이 필수적입니다. 종지중풍을 따르고 화합을 도모하며 지역에 이바지하는 포교사업을 전개, 불지종찰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

철저한 계획으로 경내정비

지난 2007년 7월 정우스님이 통도사 주지 진산식에서 밝힌 취임 일성이다. 그 후 4년 임기를 3분의 2를 넘긴 지금까지도 정우스님은 자신이 말한 계획을 한시라도 어기지 않았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하고 있다. 이는 통도사의 현재 모습을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16일 주지실에서 만난 정우스님의 입술은 부르터 있었다. 이틀 전에 회향한 53일간 화엄산림법회의 고단한 훈장일 터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할 만도 하건만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불청객인 기자에게 손수 경내를 돌며 설명해주겠다고 길을 나섰다.

스님과 함께 둘러본 경내 모습은 통도사에 들어서면서 느꼈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바닥의 돌 하나도 정우스님의 철저한 계획 속에서 놓인 것이다. 새로 조성한 전각은 이 지역의 ‘경주돌’이 사용됐으며, 주요 전각의 밑돌도 교체됐다.

하루 수천 명 방문객의 공양을 책임지는 지하 후원은 많은 삼보정재를 투입해 확장 개보수 됐다. 의자는 이태리 수입명품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품격이 있었다.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후원 특성상 짧은 시간이지만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우스님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신도 위해 경내 곳곳 ‘활짝’

통도사 경내 곳곳에서 정우스님의 아이디어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웅전 옆에는 커다란 금속 발우가 위치해 있다. 일정기간을 두고 전시되는 발우의 계단을 올라 안을 보면 재미있는 방법으로 보시금을 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반대편 금강계단 앞 작은 연못 속에는 돌로 만든 작은 연화대가 있다.


동전이 수북이 쌓여 있는 연화대도 정우스님의 아이디어다. 발우에서는 매달 1000만원 정도가 수거되고, 연화대에는 매주 40만원 상당의 동전이 걷힌다.


“작은 아이디어로 큰일을 할 수 있습니다. 두 곳에서 나오는 시주금은 모두 불우한 이웃에게 회향됩니다.” 아이처럼 방긋 웃는 스님의 모습에서 보시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통도사를 신도 중심의 사찰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한 약속도 지켜지고 있다. “신도 없는 사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신념아래 꼭꼭 닫혀져 있던 통도사의 경내가 대부분 개방됐다. 대표적인 예가 금강계단이다.

다비장을 일반 불자들에게도 개방한 데 이어, 불의의 사고로 숨진 외국인 이주노동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배려한 것도 스님의 원력이 발휘된 사례다.

정우스님의 주지실 벽에는 지도가 한 장 붙어 있다. 여러 색까지 칠해져 있는 지도는 통도사 소유지를 나타내는 표시다. 정우스님은 취임 후 흩어진 땅을 되찾는데 전념해, 2년 만에 21만8000여 ㎡(6만6000여 평)을 통도사 이름으로 등재했다. 스승에서 상좌로 내려오던 땅, 스님 사후 속가 친족에게 명의가 넘어갈 수 있는 땅 등 소임자 개인 명의로 된 통도사 부지를 귀속시킨 것이다.


<사진>통도사 주지 정우스님은 직접 경내를 돌며 사찰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사진은 하루 수천명의 내방객들에게 세끼 공양을 제공하는 지하 공양실의 입구.


종지종풍 선양 위해 최선

이 모든 행보는 취임 첫 일성에 맞닿아 있다. ‘종지종풍 선양’ ‘지역에 이바지하는 사찰’ ‘신도가 중심인 도량’이라는 통도사 운영의 밑그림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채색되고 있는 것이다. “종지종풍에 따라 사유화를 없애고 승가공동체가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주지가 사찰의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 전횡해서는 안됩니다. 통도사는 사찰 운영위원회 형태의 영축총림 임회가 사중의 모든 일을 논의합니다. 그래야 주지가 바뀌더라도 사찰의 삼보정재는 고스란히 남을 수 있습니다.”

지역 사회, 나아가 전 지구적인 차원의 회향에 삼보정재를 아끼지 않는 것도 변화된 통도사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아름다운동행에 자비나눔 기금 5000만원을 내놓은 것은 작은 사례가 불과하다. 사중에서 나눔기금을 따로 조성하는 통도사는 2007년에 2억9000여 만 원, 2008년에는 3억3000여 만 원을 이웃과 사회에 후원하는 데 사용했다. 2009년 2억 여원의 후원에 이어, 최근 아이티 지진참사에도 5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집과 가까운 좋은 도량과 좋은 도반, 좋은 스님

밑에서 공부하고 정진하고 수행하는 생활 불교인이

돼야 합니다. 통도사는 기쁜마음으로 찾아왔다가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편안한 도량이 될 것입니다."



“신도 모두 재적사찰을 가져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통 큰’ 스님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다. “집과 가까운 좋은 도량과 좋은 도반, 좋은 스님 밑에서 공부하고 정진하고 수행하는 생활불교인이 돼야 합니다. 통도사는 기쁜 마음으로 찾아왔다가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편안한 도량이 되고자 합니다. 통도사를 다녀가면 신심이 나서 재적사찰을 더욱 열심히 다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구보다 앞장서 봉사하고 신심 있는 불자가 되는 기회를 만드는 전법도량, 통도사의 미래입니다.”


통도사=김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