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중요해진 ‘가족’ 따스하게 보듬어야
등록일 : 2011-06-20 동영상 

긴급점검 / 주5일제 전면 시행

오는 7월1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다. 내년부터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주말에 수업을 하지 않는다. 2004년 시범 도입 이후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주5일제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늘어나는 여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사교육의 심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민들의 주말 연휴를 보다 알차게 채워줄 불교계의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어린이청소년 포교 :


국제 청소년성취포상제 적극 활용


현실적인 입시욕구도 충족시켜야


우리나라 가족의 생활패턴이 자녀들 위주로 짜이는 만큼, 세간의 관심은 내년도 주5일 수업 전면시행에 쏠려 있다. 청소년들의 경우 주말을 이용한 자율적 체험활동이 한층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를 비롯해 민관(民官)에서 운영하는 주말학습 프로그램의 확대와 진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종단의 어린이 청소년 포교지도자들 역시 주5일제 정착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환경 변화를 주시하는 상황이다. 물론 암울한 전망도 엄존한다. 공교육의 부실과 함께 극단적 입시경쟁이 학생의 본업이 되어버린 교육현실에서, 휴일의 증가는 사교육비의 증가만 부르리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학원시장은 벌써부터 ‘주5일 수업 특수’를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주5일제 취지의 변질을 막을 대안으로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가 주목받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지난 5월 도입한 정부의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자기성장 활동을 국가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무엇보다 입시 대비와 학점 취득을 위한 가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청소년포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리란 기대가 크다. 쉽게 말해 주말 법회에만 열심히 참여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에 필적하는 교육프로그램 개발


더 중요해진 ‘가족’ 따스하게 보듬어야


자녀의 진학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앞장서 자녀를 사찰에 보내는 상황이다. 조계종 어린이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종단 소속 사찰 30여개,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소속 학교 30여개 등 총 60여개의 사찰 및 학교에서 신행활동에 성취포상제를 도입한 상태다. 아울러 포상제를 운영하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경기대 단국대 덕성여대 명지대 한국체대 등 17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유리한 진학을 위한 연결고리도 확보됐다.


다만 ‘가산점 반영’이란 달콤한 유혹에만 안주해선 도입 초기인 현재의 활황은 금세 식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요즘의 청소년들은 즉흥적이고 말초적인 즐거움에 유난히 연연하는 세대다. 재미도 없고 삶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법회라면, 아예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점수를 따기 위한 시간 때우기에 그치리란 걱정이다. 아울러 학부모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받으려면 학교수업과 연계해 진학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급선무다.


어느 일선 종립학교 교법사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맞물려 학교와 사찰에서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은 사교육보다 질이 떨어지리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학부모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사설 학원에 매달 내는 30만원은 당연시하면서도, 사찰에서 하는 과외교육은 으레 공짜라고 여기는 인식풍토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빗나간 시선을 되돌리려면 눈높이에 걸맞은 양질의 콘텐츠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템플스테이 :


가족 간 소통을 위한 상담기법 강화


시설 확충 ‘시급’, 국가 지원 ‘필요’


주5일 근무제의 정착은 템플스테이에 단연 호재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시작된 템플스테이 참가자 수가 최근 70만 명을 넘어섰다. 템플스테이를 주관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614억 원이었던 생산유발효과는 2015년 1179억 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대 아이콘(국가브랜드위원회)이자,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인 관광상품(OECD)이란 국내외의 명성도 얻었다. 종단적으로 보나 국가적으로 보나,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주5일제로 인해 템플스테이의 인기는 가일층 상승일로를 달리리란 낙관이 지배적이다. 대응도 빠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서울 금선사, 진관사, 화계사, 부산 범어사, 대구 동화사, 인제 백담사 등 18개 특별사찰을 지정해 주5일제에 대비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5일제 전면 시행으로 가족여행이나 문화체험 등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겠다고 마음먹는 부모가 많아졌다. 그만큼 템플스테이에도 가족 단위의 참여가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불교문화사업단 단장 지현스님은 “산업화와 개인화로 해체된 가족의 의미를 원래대로 복원하는 것이 주5일제에 맞춘 새로운 프로그램의 화두”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부모와 낯을 가리는 세태다. 아들과 딸이, 아내와 남편이 어떻게 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서로 잘 모른다. 부부는 생업으로 바쁘고 자녀는 생업만큼이나 빡빡한 공부로 바쁘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유도해,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골을 메우는 것이 새로 마련되는 가족 템플스테이의 초점이다. 무엇보다 소통의 ‘멘토’가 될 스님들의 상담역량을 키우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복잡한 가정사와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단순히 스님과 차만 마신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일침이다. 단장 지현스님은 “템플스테이를 지도하는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개설해, 불통과 반목의 이유를 진단하고 각 가정의 특수성에 맞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연마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출산율의 저하와 독신자의 증가로 혼자 절에 오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고독한 여행자’들을 위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상담의 강화는 이들의 번뇌에도 적용된다.


지현스님은 “현대사회는 합법적 구속과 간섭, 억압이 일상화돼 있다”며 “조용한 산사에서 직장인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특성화하겠다”고 전했다.


조만간 공청회를 열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주5일제에 충실한 일정과 내용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템플스테이 참가자 증가에 대비한 숙박시설 확충도 요구된다. 국가의 전통사찰에 대한 규제법령 완화와 함께 정부의 ‘순수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