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비니 성역화에 한국불교 성원 기대”
       
연임이 확정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0일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하고 인류 평화를 위해 불교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기문 총장은 폐허가 되다시피한 네팔 룸비니동산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내년에 유네스코총장, 자승 스님과 동행에 현장을 둘러보고 복구 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오후3시 13분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예방한 반 총장은 "맨처음 (유엔 사무총장으로)선출돼 뉴욕으로 떠나기 전 당시 총무원장(지관스님)스님에게 인사하고 떠났다."며 "연임이 확정되고 내년부터 제2기 근무를 앞두고 잠시 귀국했지만 인사를 드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자승 스님은 "5박6일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종단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연임을 2천만 불자의 뜻을 모아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바쁜일정임에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매우 노고가 많다. 하루빨리 한반도 비핵화가 될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반기문 총장은 "유엔의 3대 목표는 평화 안정, 개발, 인권보호다. 특히 평화안정에 종교의 역할이 크다. 종교간 특별한 관습이 있는데 이해부족으로 많이 갈등이 표출된다. 작은 갈등이 큰 갈등이 되고 큰 갈등이 전쟁까지 가는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이어 "그래서 유엔에서는 종교지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교황 면담도 하고...불교 개신교 등 여러종교간 서로 신뢰와 이해가 필요하다."며 "특히 불교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많은 신도를 갖고 있다. 불교가 끼치는 영향이 크다. 작게는 한반도 평화 크게는 인류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여분 남짓 인사와 참석자 소개 뒤 비공개로 진행된 차담에서 반기문 총장은 " 2008년 10월 네팔 룸비니에 갔다. 첫 번째 성역화 공사 이후 관리하지 않고 수십년간 방치했다. 엉망으로 돼 있어 가슴이 아팠다. "며 "내년에 유네스코 총장과 같이 룸비니를 방문하기로 계획했다. 총무원장 스님이 동행하기 어렵다면 다녀와서 보고하겠다. 내년 룸비니 다녀와서 손볼 곳 많을 텐데 한국불교계가 관심과 도움을 달라”고 불교성지 보존을 위해 애정어린 호소를 했다.
 자승 스님은 "가능하면 룸비니동산에 동행하겠다"고 말하자 반 총장은 "더 감사하다. 다른 종교 성지는 잘 관리하는데 룸비니는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후 이어진 대화에서 참석한 종단 집행부 스님들은 올 가을 한국불교세계화를 위해 프랑스와 유네스코방문 일정등을 반 총장에게 설명했다.
 30여분 환담 후 자승 스님은 수저가 포함된 발우세트와 108염주, 단주를 반기문 총장에게 선물하고 4층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나와 "5박6일 한국일정을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배웅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번 총무원장 일행이 유엔본부를 방문했을 때 조계사 등 불교계와 각별한 인연을 털어놨다.
2만 원 남짓한 공무원 첫 월급을 받은 직후 어머니의 불공으로 공무원이 됐다며 감사를 표하기 위해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전함에 보시를 했다. 이 때 천원짜리 지폐를 넣는다는 것이 실수로 5천원권을 보시함에 넣었다.
 반 총장은 "한달 급여의 1/5에 해당하는 거금이어서 가족의 생계 등이 걱정됐지만 빼내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자승 스님이 유엔본부에 동행한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에게 "4천원을 거슬러 드리라"고 농담하자. 토진 스님은 "당시 4천원이 4천만 국민들의 염원이 돼 반기문 총장님이 잘 되시는 거다"라고 농담으로 되받았다.
10일 차담에서도 이런 얘기들이 다시 언급됐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반기문 총장은 독실한 불자였던 어머니 영향으로 불자가 됐다. 부인 유순택 여사도 한국방문 일정 내내 단주를 차고 다닐 정도로 신실한 불자다.
 이날 예방에는 김원수 유엔사무총장 특보,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 등이 동행했다. 조계종 쪽에서는 포교원장 혜총, 교육원장 현응, 총무부장 영담, 기획실장 정만, 사회부장 혜경, 사서실장 심경 스님 등 7명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