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187차 임시회서 표결끝에 ‘승려법’ 개정
‘예비승’ 명칭 폐지…‘사미·사미니·식차마니니’ 사용

조계종이 그간 논란이 됐던 1995년 이후 출가자의 승랍기산 방법을 기존 구족계 수계일에서 기본교육기관 이수기간인 4년을 일괄적으로 더해 승랍을 기산하는 것으로 관련 법을 개정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9월19일 열린 제187차 임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승려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승려법 개정안은 새로운 승랍기산 방식을 놓고 일부 다선 종회의원 스님들이 “종헌 개정의 건”이라며 차기 종회로 이월할 것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 결국 표결 끝에 재적의원 53명 중 45명의 동의로 승려법 개정안은 통과됐다.
조계종은 지난 1994년 개혁 종단 이후 승가교육체계의 정착을 위해 예비승 제도를 도입, 4년의 기본교육을 의무화했다. 그러면서 승랍 기산과 관련 기존 ‘사미, 사미니계 수계일’로부터 기산했던 승랍을 ‘비구, 비구니계 수계일’로 개정, 1995년 이후 출가자들의 경우 이전 출가자들과 최소 4년 이상 승랍이 차별적으로 적용돼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승랍 기산의 차별은 주지를 비롯해 교구 및 중앙종무기관 소임을 맡는 데에도 불이익이 발생해 내부 갈등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번 승려법 개정으로 승랍 기산에 따른 형평성 논란은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종회에서는 구족계 수지 후 ‘일괄적으로’ 승랍 4년을 더해 기산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족계 수지가 늦어질 경우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다수의 종회의원들이 “대부분의 경우 기본교육기간 4년 이수 후 구족계를 수지하는 만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는데 의견을 일치, 일괄 승랍 4년을 기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와 함께 조계종의 승적을 취득한 후 출가독신으로 청정한 수행가풍과 엄정한 계율 및 청규를 지키도록 10년 단위로 승려분한을 시행하고, 모든 재적승은 승려분한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승려분한 신고를 하지 않은 승려는 승적이 말소되며 모든 권리가 제한된다. 다만 무문관 수행, 해외거주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분한신고를 하지 못한 경우를 고려해 ‘승적말소 회복 신청’ 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
승적말소 회복 신청에 대한 부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개정 전 승려법에는 “승적말소 회복 신청은 승적말소일로 2년 이내에 종단에서 정한 기간 내 신청”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기간을 규정하지 않고, 승적말소 회복 신청이 접수될 경우 중앙심사위원회에서 승려분한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심사해 결정토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종회의원들이 승적말소 회복 신청 기한을 2년 또는 5년으로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종회의원 절대 다수가 “승려분한은 의무사항이라기 보다는 행정상 필요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라며 “불가피한 연유로 말소된 승적을 회복하고, 승려로서의 지위를 확인하기 위해 절차에 기한을 두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반대의 뜻을 밝혀, 승려분한과 관련된 조항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밖에도 동등한 출가수행자임에도 호칭에서 오는 오해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그간 사용해온 ‘예비승’ 명칭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사미, 사미니, 식차마니니’를 법적 명칭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조문을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