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토론회, ‘현대명상문화와 한국선의 과제’
자성과 쇄신을 위한 결사의 각 분야별 세부실천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토론회의 9월 주제는 ‘간화선’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종지로 삼고 있는 간화선의 효과적인 지도와 대중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요약할 수 있는 수불스님(안국선원장)의 발제와 월암스님(한산사 용성선원장), 김태완 원장(무심선원), 이제열 원장(유마선원)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발제에 나선 수불스님은 간화선은 최상승의 수행법으로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화 대중화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속에서 실제로 증명되도록 하는 ‘현실적인 간화선 수행법’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들은 간화선 수행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보완의 필요성을 지적했고 최고의 수행법이라는 주장에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월암스님은 간화선이 문제가 아니라 간화선수행자가 문제라는 말로 수행풍토 문제를 거론했고 김태완 무심선원장은 조사선을 한국선의 뿌리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폈다. 이제열 유마선원 원장은 일반 수행자들은 염불 주력 위빠사나 수행을 간화선 보다 용이하게 여긴다는 말로 '간화선 최상승법' 주장에 반박했다. 토론회가 열린 국제회의장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불자들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수불스님, “간화선은 최상승의 수행법... 국제화· 대중화 확신한다”수불스님은
"간화선은 조사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수행자는 의심에 걸려야 하고, 그것이 점점 커져서 온몸에 꽉차면 시절인연 따라 타파되면서 돈오하게 하는 수행법”이라고 정의했다. 간화선이 수행자에게 잘 맞는 것은 선지식이 공안을 통해 공부인에게 화두를 제시하여 타성일편된 의단이 타파되도록 이끄는 수행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화선을 올바로 수행하는 과정은 화두의심- 의정-의단독로-의단타파 - 선지식점검 이라고 했다.
수불스님은 명상문화가 세계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최상승의 수행법인 간화선의 잠재적 수행자 확보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오늘날의 종교현실을 "기성종교가 과학가 합리적인 이성의 공격앞에서 배겨나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믿음과 기복만을 추구하는 신앙형태가 설 자리가 없다"고 진단한 수불스님은 조계종의 정체성인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통해 공부인들을 깨달음의 대도로 인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이 참선수행을 대중화 생활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는 분명히 이루어진다고 확신했다. 지난 20년간 2만여명이 넘은 재가들을을 대상으로 250회 넘게 간화선을 지도한 간화선 수행을 지도한 경험에서 얻은 확신을 근거로 제시했다.
수불스님은 기존 명상프로그램과 간화선의 차이점도 명확히 구분했다.
현대 명상프로그램이 스트레스 해소, 건강, 성공, 세간적 행복 등에 머무는 것에 비해 간화선은 대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궁극적으로 깨달음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큰 차이점으로 설명했다. 
최상승 수행법인 간화선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를 ‘보편적 언어와 개념으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수불스님은 ‘특별한 수행지도법’을 처방전으로 제안했다. 즉, 일상에 바쁜 재가자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일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수행법을 제시하고 일상과 수행이 둘이 아님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화선 수행법이 일반인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또 다른 이유로 ‘수행자의 발심의지’를 꼽았다. 생사를 걸고 일대사 인연을 해결하고자 하는 발심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수행을 현대사회에서는 모두에게 요구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해 “발심하지 못한 초심자를 위한 간화선 인연도 맺어줘야 된다”고 말했다. 
‘간화선은 더 이상 현실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중들이 생활속에서 자유와 행복을 맛보고 지혜와 자비를 증장하는 것이 실제로 증명되도록 하는 ‘현실적인 간화선 수행법’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수불스님의 주장이다. 
간화선이 문제가 아니라 간화선 수행자가 문제다 _ 월암스님
첫 토론자로 나선 월암스님은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확신한다’면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간화선의 위기는 “간화선 수행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간화선을 수행하는 수행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간화선 수행자들이 간화선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철저히 간화방법론에 의해 수행과 깨달음을 실천하며, 아울러 교화의 방편을 시설하고 있는지 반추해 보아야 하는데, 적정무사에 안주하여 선미를 탐착하는 일부 수행전문가의 생활방편으로 전락되고 있기 때문에 제기되는 위기론이라는 것이다. 
월암스님은 한국불교가 기형적 신앙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가불자는 불교적(연기적) 인생관이 빈약하고, 출가수행자는 수행이력과 인격이 일치하지 못하고, 깨달음과 실천이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는 기형적 신앙형태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도적 인생관이 확립되지 못하여 인격이 고양되지 않는 내면적 수행은 참된 수행이라 할 수 없으며, 실천으로 회향되지 못하는 깨달음은 올바른 깨달음일수 없다. 
월암스님은 현재 간화선 수행의 문제점을 크게 △ 간화선 수행자가 철저히 간화선 정신에 토대하지 못하는 점 △정견의 안목이라 말하는 중도정관(中道正觀)의 부재 △ 계 정 혜 삼학에 대한 오해 △인과법과 자비관의 경시 △이론과 실참의 양극화 현상으로 정리했다. 
간화선 본래의 가풍을 진작시키고 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서는 △선의 종지에 입각 전 종도의 교육이나 교화 △간화선 전문인력 양성기구 설립 △선원의 특성화 △안거형식주의를 탈피해 안거기간과 방식 및 내용의 차별화 다양화 △선지식 역할의 재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월암스님의 결론이다. 
한국불교 간화선 아닌 조사선이어야 한다 _김태완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은 우리나라 선의 줄기를 조사선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승불교가 뿌리라면, 조사선은 그 뿌리 위에 우뚝 선 줄기이고, 간화선이나 묵조선은 조사선이라는 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라고 비유했다. 대승불교라는 뿌리 없이 조사선이 성립될 수 없듯이, 조사선이라는 줄기가 없이는 간화선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 김 원장의 논리다. 조계종이 간화선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나라 선의 토양을 너무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간화선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몽산법어’를 간화선의 지침서로 삼는것에 대해서도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좌선(坐禪)에 의지하여 선정(禪定)의 힘을 빌려야 공부가 된다’,‘좌선(坐禪)에 의지하여 선정(禪定)의 힘을 빌려야 공부가 된다’는 것은 간화선을 왜곡하는 삿된 견해라고 주장했다. 
간화선세계화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잘 정리된 간화선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태완 원장의 결론이다.
안국선원 간화선 수행자중 생사해탈자 있는가_이제열
재가수행지도자로 토론회에 참석한 이제열 원장은 “간화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조계종의 전통선법이 간화선이기 때문이거나 과거부터 최상승법이라고 해왔기 때문이어서는 안된다”며 “보급 방법을 논하기 보다는 간화선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불스님이 명상과 선의 문제를 간화선 하나로만 국한시켜 설명한 것은 불교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행법들을 도외시 한 것이며 간화선이 최상승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객관성에 의문이 간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행방법으로 간화선의 용이성에도 생각을 달리했다. 일반적으로 재가 수행자들 사이에는 화두 수행의 용이성에 회의적이며 염불, 주력, 위빠사나 수행을 더 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수불스님의 간화선 최상승법 주장과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은 간화선 수행 결과에 대한 생각이었다. ‘수불스님이 지도한 간화선 수행자중에 생사해탈을 했다고 인정할 만하 수행자가 나왔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제열 원장은 깨달음으로 가는 중간단계의 경험은 다른 수행법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화선 수행의 절대적 전제라고 할 수 있는 선지식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오늘날 간화선 수행자에게 인가를 내릴만한 선지식들이 존재한다고 보느냐”라고 수불스님에게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