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자서전에서 ‘불교와 인연’ 상세 서술
등록일 : 2011-10-24 동영상 
“내면을 보면 불안의 파도는 잦아든다”


애플 창업자로 최근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와 불교의 인연을 상세하게 소개한 공식 자서전이 출간됐다.월터 아이작슨이 지은 잡스 자서전은 10월24일(한국시간 기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동시에 나왔다.

스티브 잡스가 공식 인정한 이 자서전에는 잡스가 구술한 생애를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한국에서는 민음사이 가운데는 잡스와 불교의 인연을 설명한 단락이 있는데, 그 제목은 ‘아타리와 인도 - 게임 설계 기술과 선(禪)’이다.


저자 월터 아이작슨은 “동양사상과 힌두교, 선불교, 깨달음에 대한 잡스의 관심은 단순히 열아홉 청춘이 잠시 보인 객기 같은 것은 아니었다”면서 “이후 평생에 걸쳐 그는 동양 사상의 많은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이어 월터 아이작슨은 “그런 개념들 중 하나가 반야(般若)로서, 이는 정신의 집중을 통해 직관적으로 경험하는 근원적 지혜를 의미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자서전에서 스티브 잡스는 인도 순례 경험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술회(述懷)하고 있다.


잡스는 “서구에서 중시하는 이성적인 사고는 인간의 본연적인 특성이 아니다”면서 “인도에서 7개월을 보내고 돌아온 후 저는 서구 사회의 광기와 이성적 사고가 지닌 한계를 목격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잡스는 “가만히 앉아서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마음이 불안하고 산란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시간이 흐르면 마음속 불안의 파도는 점차 잦아들고, 그러면 보다 미묘한 무언가를 감지할 수 있는 여백이 생겨난다”고 밝히고 있다.


잡스는 “바로 이때 우리의 직관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세상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보며 현재에 보다 충실하게 된다”며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고 현재의 순간이 한없이 확장되는 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자서전에서 스티브 잡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선 센터를 운영하던 스즈키 순류와 오토가와 고분치노 등 ‘스승’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밝혀 놓았다. 잡스는 여자 친구인 크리애슨 브레넌, 덴얼 콧키, 엘리자베스 홈스도 열성적인 수행자라고 했다.


잡스는 선 센터의 명상수련회에도 홀로 참석하기도 했다. 자서전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잡스는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수행자였다”면서 “(잡스는) 남은 인생을 선불교에 완전히 헌신하며 사는 문제에 관해 (오토가와) 고분과 진지하게 상의했다”고 저술해 놓았다.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어느 화창한 날 자택 뒤뜰에 앉아 죽음에 대해 숙고했다고 한다. 40년 전에 인도에서 경험한 것들과 자신의 불교 공부, 환생과 영적 초월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 무엇인지 잡스는 이야기 했다고 자서전은 기록하고 있다.

다음은 자서전에 실린 잡스의 육성이다. “신의 존재를 믿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50대 50입니다. 어쨌든 나는 내 인생 대부분에 걸쳐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엇이 우리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껴왔습니다. … 죽은 후에도 나의 무언가는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어쩌면 약간의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래서 뭔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겁니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전원 스위치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딸깍!’ 누르면 그냥 꺼져 버리는 거지요. … 아마 그래서 내가 애플 기기에 스위치를 넣는 걸 그렇게 싫어했나 봅니다.”

월터 아이작슨은 CNN의 전 최고 경영자이며 <타임> 전 편집장으로, 스티브 잡스와의 독점 인터뷰를 직접 저술했다. 아이작슨은 2009년부터 2년간 40차례나 잡스를 직접 인터뷰하고, 주변 인물 100여 명도 직접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