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거주공간·명상센터 등 시설도 건립
복원 후 불교적 색채 배제 주장도 제기

불교계의 오랜 숙원 사업인 경주 황룡사 9층 목탑과 장육존상(丈六尊像)이 2027년까지 복원된다. 복원된 황룡사에는 스님들의 거주시설을 비롯해 템플스테이, 사찰음식체험실, 명상센터, 불교미술공예관이 들어서며, 성대한 불교문화축제를 비롯해 불교의례, 민속의례 등 전통문화 및 생생한 역사재현 공연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월28~29일 경주보문단지 내 드림센터에서 그 동안의 기초연구 성과를 공개하고 향후 추진계획과 정비활용 계획을 모색하는 황룡사 복원연구포럼을 개최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학예연구관이 이날 발표한 ‘황룡사 복원정비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한 황룡사 복원 마스터플랜 수집을 끝내고 올해부터 2017년까지 ‘복원설계 및 정비사업’에 착수한다. 이 단계에선 황룡사 건축물 복원에 앞서 담장·중문의 설계 및 복원이 이뤄지고, 목탑 설계, 연구센터 건립, 사지 내 관람환경정비도 실시된다.
이어 2027년까지 진행되는 ‘황룡사 건축물 복원’ 단계에선 경주시의 랜드마크로 기능하게 될 황룡사 9층 목탑과 금당이 복원된다. 황룡사 9층탑은 아파트 30층에 해당하는 80m 높이로 신라 왕경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게 된다. 또 황룡사 목탑과 더불어 신라의 3대 보물 중 하나로 5m70cm 크기의 장육존상과 그 불상을 봉안하게 될 금당도 이 때 복원된다. 전체 3284억여원의 예산 중 목탑 복원에 1354억, 장육존상 및 금당복원에 434억의 예산이 배정됐다는 점에서도 목탑과 장육존상이 이번 황룡사 복원의 핵심 사업임이 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2035년까지 진행되는 마지막 ‘역사·문화환경정비’ 단계에서는 동강당, 서강당, 중문, 동승방, 서승방, 남회랑 등 부속건물을 비롯해 주변 역사·문화환경 정비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황룡사 동쪽 일대의 왕경유적지에는 스님들의 거주시설과 템플스테이, 명상센터, 불교미술공예관 등 시설이 들어서며, 황룡사 진입로를 중심으로 공연 및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 쇼핑거리, 숙박·음식을 판매하는 신라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김덕문 학예연구관은 “황룡사 복원은 최소한 2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간에 걸친 실행 연구와 설계, 공사가 진행된다”며 “공사를 중심으로 하는 복원 행위 역시 옛 역사정신에 입각해서 재현되고 공연관람으로 이뤄짐으로써 전통문화에 대한 재생 부흥을 위한 무대이며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종합계획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재)한얼문화유산연구 양윤식 원장은 복원 이후 황룡사의 활용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양 원장은 황룡사를 전시, 관람, 체험, 교육, 연구 등 활용자원으로 이용하되 황룡사라는 문화재 특성상 종교적 경건함을 훼손할 수 있는 활용방안의 구상은 배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복원된 황룡사 경역 내부 공간의 활용은 최대한 황룡사 본래의 기능인 종교시설로서의 활용에 한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장육존상을 안치한 금당도 본래적 기능을 부여해 예불의 기능을 부여하며, 강당은 복원 후 불교계와의 협의에 따라 공식 종교행사나 고증·복원되는 불교의례의 재현 공간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명한 입장이다.
양 원장은 “황룡사 복원이 완료되면 경주시뿐 아니라 국내에서 손꼽히는 문화․관광자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그에 걸맞는 문화․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며 “황룡사의 특성을 살려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공식 종단 행사나 ‘불교문화축제’와 같은 축제 및 행사 개최를 기획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황룡사 복원문제를 종교적 차원이 아닌 역사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며 종교적 색채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경주 황룡사가 종교적 기능이 상실된 청주 흥덕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불교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