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선거 3원칙·후보선택 5대 기준 제시 “불자들 낮은 주권의식·행위 높이기 위한 것”
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물을 제작해 전국사찰과 신도단체 등에 발송했다. 조계종이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물을 제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홍보물은 사실상 첫 선거관련 종단 지침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총무원은 선거 홍보물 제작은 “불자들이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시민의식이나 주권 의식 낮아 정치와 선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이는 중앙선관위원회의 투표 참여 독려 등의 역할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조계종이 배포한 선거 홍보물은 <선거참여가 보살행입니다> 제목의 30쪽 분량의 책자와 리플렛이다. 책자는 18,000부, 리플렛은 22만부를 제작 배포한다. 또 각종 법회에서 선거와 관련해 법문할 수 있도록 ‘법문안’도 만들어 배포한다. 조계종의 선거 홍보물 제작 배포는 선거 등을 통한 불교의 사회적 역할 강화 의지를 담은 것이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보인다.
우선 ‘선거 참여’가 중요한 이유를 ‘중생의 행복과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선거를 ‘연기법’과 ‘공업’으로 접근한다. 서로 어우러져 존재한다는 연기법은 고정된 ‘나’만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고 주변의 여러 가지 사물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겨나고 성장하며 사라지는 것이어서 결국 선거는 연기의 사회적 실천이라는 것이다. 또 공업은 좋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공업을 짓는 것’으로 좋은 사람을 뽑아서 좋은 업을 짓자고 강조한다.
홍보물은 “부처님은 고통받는 중생을 외면하지 않았고, 부처님의 가장 큰 서원도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며, 깨달음을 성취하고자하는 목적은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대사회에서 어떤 지도자를 선출하는가가 그 사회와 주민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고 행복과 평화를 주기 위해서는 불교인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선거 참여 3대원칙·올바른 후보 5대 기준
조계종은 중생의 행복과 평화를 위한 ‘불교인의 선거 참여 3대원칙’으로 △투표 참여 △바르고 깨끗한 선거 △올바른 후보 선택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올바른 후보를 뽑기 위한 불교인의 5대 기준’을 △전통문화 계승발전 △사회적 약자 배려 △청렴과 종교평화 △생명과 환경 존중 △사회적 갈등 통합 등으로 제안했다.
조계종은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혈세 낭비 △대표성 문제 △올바른 후보자 선택이 어려워 진다면서 △사찰 법문 △불교단체·시민사회단체 연대 캠페인 △소식지·홈페이지 두표 독려 △각종 종교활동 통한 정책선거 의식 전파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특정 후보자가 소속된 불교계 단체는 특정후보자의 선거운동으로 소식지가 이용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도 주문했다.
조계종이 선거 홍보물을 배포하고 선거를 독려하는 것이 특정 후보를 지지 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선거나 정치인을 통해 사찰의 이익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지 말고 ‘지역사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하라는 게 조계종의 공식 입장이다.
지역공동체 발전 위해 사찰 나서야
조계종은 ‘총선시기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사찰의 역할’로 △지역문화 발전 지원해 불교문화 보존과 이를 지역사회와 공유 발전시키고 △지역정치 발전을 지원 사회민주화 선도기능 담당 △지역 공동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약개발과 제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참여에 일조할 것을 권고했다.
불교와 사회, 불교와 정치에 대한 종단 차원의 입장도 정리했다. 조계종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불교정치의 참모습’이라고 정의한다. 깨달음의 사회화는 불교의 사회화로 나를 위하고 타인을 위하는 것이 보살의 삶인 만큼 ‘자리이타’의 삶을 걸어가는 소통과 공감의 리더쉽을 강조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정치로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이상적 정치지도자인 전륜성왕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 공정한 분배,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고독한 이웃에 대한 봉사, 치우치지 않는 종교관, 범죄가 없는 사회, 법과 정의가 살아있는 국가를 운영하는 부처님이 천명하는 정신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면서 “정의와 올바른 가치가 살아 있는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고 법과 정의에 의해 나라를 다스리는 바람직한 통치자”를 선택할 것을 주문했다.
종교편향적 지도자 안된다
조계종은 ‘종교편향적 지도자’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할 것을 주문했다.
홍보물에서 “불교는 국가경영에서 경제적 부를 중요시하긴 했지만 더 강조한 것은 정신적 가치”라며 “부처님께서는 종교적 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가치를 가장 높은 덕으로 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와 철학과 종교가 살아있는 사회, 정신적 가치로 진정한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누리를 사람들이 많을 때, 그 사회가 진정 행복한 사회이고, 이런 가치를 장려하고 일깨우는 리더가 진정한 불교적 리더”라고 강조했다.
또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사상적 편향이나 종교적 편향이 없어야 하며, 일방의 사상과 이념을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면서 “종교적 신념을 사람들에게 공적인 채널을 통해 강요하거나 선양하는 태도는 중세적 발상이자 시대착오적 독선”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의 소책자와 리플렛은 사찰과 전국 신도단체 등에 배부돼 오는 22일 초하루 법회를 시작으로 4월 11일 총선 때까지 각종 법회와 행사시에 법문과 함께 불자들에게 나눠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