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즉부족(爭卽不足) 양즉유여(讓卽有餘), 만냥의 황금이라도 다투면 부족함이나, 서푼의 황금이라도 사양하면 남음이로다.’
조계종 제13대 종정 진제 법원대종사가 취임을 맞아 불자들에게 올곧은 참선수행과 비폭력 자비무적(慈悲無敵) 정신의 실천을 당부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오늘(3월28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거행된 종정추대식에서 법어를 통해 “참나 가운데 대안락과 평화가 갖추어져 있고, 만 가지 형상이 나와 둘이 아니며 온 세계가 한집”이라며 “산과 물과 같은 덕행을 행하여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앞당기자”고 역설했다.

종정예하는 법어에서 ‘참나’를 깨우치는 방법으로 참선을 제시하며 “마음의 가지가지 갈등과 잡념을 없애고 진리에 이르는 가장 지름길은 오직 참선”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일상생활 속에 이 참선을 잘함으로써 편안한 나날을 보내며 마음의 지혜를 계발하여 천상세계와 인간세계에 진리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라며 불자들의 굳은 정진을 거듭 독려했다.
또한 불제자의 의무인 보살행에도 방점을 찍었다. “만냥의 황금이라도 다투면 부족함이나, 서푼의 황금이라도 사양하면 남음이로다”라며 “우리 모두는 고통 받는 이웃과 중생이 있는 그 곳에 함께하며 병들고 가난한 이를 내 몸같이 사랑하고 보살피자”고 주문했다.

더 나아가 법어에는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향한 원력도 담았다. 종정예하는 “남북동포가 하나 되어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자손만대로 물려줄 통일조국을 성취하며 세계평화를 이끌어 우뚝 솟는 대한민국이 될 그날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확신한”고 격려했다.
다만 “남북이 함께 비폭력 자비무적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지혜광명으로 대결구도를 허물어뜨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진제 종정예하는 추대법회를 앞둔 지난 21일 ‘持戒淸淨(지계청정)’, ‘精進和合(정진화합)’, ‘廣度衆生(광도중생)’이라는 교시를 내린 바 있다. ‘계율을 받들어 청정히 하고’, ‘끊임없이 정진하여 화합하며’, ‘중생에게 널리 법을 펼치라’는 의미다.

이날 종정추대식에는 종단의 원로 및 중진스님을 비롯해 정관계 주요 인사 등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참석해 종정예하의 추대를 축하하고 불교중흥과 사회통합을 발원했다.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의 행장 소개에 이어 원로회의 의장 종산스님은 부의장 밀운스님이 대독한 추대사에서 새 종정예하 추대의 의미를 설명했다.
원로의장 스님은 “종정이라 함은 그야말로 한국불교의 법통과 종지의 계승자이며 수행과 법력의 위력을 발하여 불자와 우리 사회에 진리의 근간을 제시하는 법의 본류”라면서 “부디 자애를 드리운 금강 같은 가르침으로 종단을 이끌어 주시고 자비로서 일체 중생을 살펴 주실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행사에서 “오늘 이 자리는 우리가 종정스님의 지도 아래 국민과 함께하는 교단, 국민의 행복과 평화를 위한 교단으로 탈바꿈하는 다짐의 시간이요 자리”라며 “교단의 발전, 국민들의 행복, 나라의 평화가 실현되는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로회의 부의장 밀운스님은 불자(拂子)를, 총무원장 스님은 법장(法杖)을 종정예하에 봉정하며 예경을 표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에서 “진제대종사는 한국불교의 법맥을 잇는 대표적 선사”라며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서도 남과 더불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라는 종정예하의 가르침과 부처님의 지혜로 모든 국민이 화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헌사를 통해 종정예하의 가르침을 받들어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종정예하와 친분이 두터운 유대교 지도자인 랍비 잭 벰포라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종교간 대화에 앞장서온 그는 현사에서 “진제 선사님의 간화선 수행법은 각자의 참나를 찾아 깨달음을 실현하는 매우 훌륭한 길”이라며 “이 수행법은 전 세계에 더 큰 평화와 정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한편 추대식이 끝난 뒤 진제 종정예하는 자성과 쇄신 결사의 일환으로 시작되는 생명평화 1000일 정진 등(燈)에 직접 불을 켜며 입재를 알렸다. 또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종단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기탁하며 솔선수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