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그 보물 찾아주옵소서”
진제 종정예하 등 사부대중 5천여명 참석

다른 것 다 버리고 보물을 찾아라. 그러나 욕심 낸다면 내 것이 아니고 남의 것이 될 것이다.”
이(理)와 사(事)를 모두 구족하고 평생 눈 푸른 선지식인 ‘사자새끼’가 나타나기를 고대하며 시대의 동량을 기르는데 전력한 조계종 원로의원 활산당 성수대종사의 영결식이 오늘(4월19일) 영축총림 통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됐다.
통도사 영결식장에는 대종사의 평소 행장을 흠모하는 사부대중 5000여 명이 전국 각처에서 먼 길을 마다않고 운집해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에서는 성수대종사의 입적을 애도하고 추모하며 다시 나타나 중생 구제를 바라는 사부대중의 바람으로 가득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법어를 통해 “조계문중의 종장(宗匠)으로 입적하시기까지 사자의 풍모와 위용을 잃지 않으셨던 대종사시여, 견성도인의 원력을 품고 출가하니 영락없는 사자의 천성을 갖추었도다”라며 “일평생 위법망구의 삶이요, 옷은 닳아 헤져 벗어버렸으나 주인옹(主人翁)은 여시(如是) 임의자재(任意自在)하니 어찌 사바를 등지고 적멸에 들었다하리오”라고 추도했다.
원로회의 의장 종산스님은 밀운스님이 대독한 영결사에서 “오늘 자리에서 깊이 새겨봐야 할 가르침은 큰스님의 법기(法器)”라며 “성수 큰스님과 같이 우리의 몸을 부처님의 성품으로 바꾸기 위해 쉼없이 정진하는 것이 후학들의 도리”라고 전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시절 인연을 함께 한 후학들과 사부대중은 이 시대의 큰 도인을 잃은 슬픔을 견디기 힘들다”며 “이제 저는 또 어떤 명안종사를 찾아 도를 얻어야 합니까”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은 “대종사는 도인을 길러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금생에 못하면 다음 생에라도 다시 와서 목적을 이루겠다 하셨다”며 “하루속히 이 땅에 다시 오셔서 가지고 살면 잘 사는 것이라는 그 보물을 찾아 주옵소서”라고 추모했다.

이날 영결식은 명종 5타로 시작해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범하스님의 사회로, 조계종 어산어장 동주스님의 영결법요,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의 행장 소개, 추모 입정 및 대종사 육성 법문, 원로회의 의장 종산스님(밀운스님 대독)의 영결사, 진제 종정예하의 법어,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추도사,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과 김복관 울산광역시불교신도회장 등의 조사, 종단 및 각계, 신도대표의 헌화, 통도사 우담바라합창단의 조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영결식을 마친 후 대종사의 법구는 다비장으로 향했다. 형형색색의 500여 만장을 앞세운 대종사의 법구는 통도사 초입에 마련된 연화대로 이운됐다. 통도사 다비장은 전통 다비장과는 달리 현대식 화장장과 닮았다.

전 주지 정우스님이 여법하게 다비를 언제나 할 수 있도록 건립한 이곳에 성수대종사의 법구는 입관됐다. 넓지 않은 다비장이었지만 스님 가는 모습을 끝까지 목도하고 싶은 사부대중은 인근 언덕에까지 빼곡하게 들어찼다.
다비의식이 거행되면서 인파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나무아미타불”이 울려 퍼졌다.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법구가 연화대에 안치되고 다비할 장작이 차곡차곡 쌓이자 ‘거화’가 진행됐다.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 빨리 나오세요.” “스님, 집에 불났습니다. 어서 나오세요.” 사부대중의 외침이 영축산을 흔들어댔다.
이윽고 연화대에 불이 붙었다. 현대식 다비장이기 때문인지 하늘을 훠이 날아가는 연기로 화한 스님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부대중은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듯 했다. 대종사가 하늘로 떠나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다시 나타나 중생 제도하기를 바라는 바람이 더욱 컸기 때문이었다.

성수대종사 문도는 스님의 원적에 따라 답지한 조의금 전부를 종단목적사업 및 복지기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군훈련소 신축법당 및 자제병원 건립, 다문화가정 복지기금 등에 쾌척할 계획이다.
이날 영결식에는 진제 종정예하를 비롯해 원로의원 밀운, 지혜, 활안, 원명, 초우, 명선, 월서, 혜승, 현해, 고우, 법흥, 월파, 무진장, 월탄, 정관, 암도스님 등 원로의원 스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와 함께 총무원장 자승스님,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호계원장 법등스님, 교육원장 현응스님, 포교원장 지원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도 대부분 자리했다.

현조, 지운, 돈관, 성타, 성조, 수불, 무상, 정수스님 등 교구본사 주지 스님 및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 등 선원 대표, 전국비구니회장 명우스님, 손안식 중앙신도회 부회장 등 신도단체 대표, 정관계 인사들도 자리를 지켰다.
한편 성수대종사의 49재는 오는 21일 오전10시 통도사 관음암에서의 초재를 시작으로, 4월28일(2재, 성도암), 5월5일(3재, 황대선원), 5월12일·19일(4·5재, 법수선원), 5월26일(6재, 해동선원) 각각 봉행된다. 막재인 49재는 오는 6월2일 통도사에서 거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