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의원 현해 스님, 27일 소위원회 회의서
“종권 장악하려 종헌 부결시켰나” 비판 확산

조계종 원로회의 소위원회(위원장 현해 스님)가 7월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첫 회의를 열어 종헌 개정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현해 스님을 비롯해 종하, 밀운, 명선, 월탄, 인환, 원명, 월서, 암도 스님 등 도문 스님을 제외한 위원 10명 가운데 9명이 동참했다. 소위원회는 현해 스님이 준비한 종헌과 원로회의법, 산중총회법 개정안을 1독해하는 것으로 1시간30분만에 마무리됐으며, 8월6일 2차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해 스님이 마련한 종헌 개정안 등의 내용이 전해지자 “원로회의의 권한을 지나치게 강화하려 한다”는 우려가 종단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당초 원로회의가 종헌 개정안 인준을 부결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함께 “종권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해 스님이 마련한 종헌 개정안에는 “승랍과 연령을 삭제하고 법계 하나로 통일한 중앙종회의 종헌 개정안은 종단의 위계질서의 근간을 파괴한 것으로 승단의 위계질서를 위해 승랍과 세납 다음으로 법계를 병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계원의 독립적 운영과 법률심판을 다루는 법규위원장, 승단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원장은 그 역할이 막중하다”며 “호계원장과 법규위원장, 교육원장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주요 소임인 만큼 승랍과 연령, 법계를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 원로회의의 인준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종단의 안정을 위해 원로의원 9인, 호계위원 7인, 중앙종회의원 5인 등으로 구성된 멸쟁위원회를 설치해 징계에 대한 재재심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멸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내용은 원로회의에서 사면제청하고 종정이 사면복권을 단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총림방장 승인은 중앙종회가 아닌 원로회의의 의결을 받아야 하며, 총림의 주지도 산중 원로회의와 임회의 자문을 거쳐 방장이 주지후보를 추천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종헌과 비교해 원로회의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내용이다. 
일부 원로의원 스님들도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종헌의 근간을 유지하는 선에서 합리적인 개정안이 제시돼야 한다”면서 “지나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전논의나 양해 없이 개정안을 상정해 논의에 붙인 것도 불만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차 회의에는 이날 제안된 종헌 개정안뿐 아니라 다른 소위원회 원로스님들이 마련한 내용도 함께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 한 중진스님은 “종단을 안정시키고 정신적 보루가 돼야 할 원로의원 스님들이 종헌의 근간을 흔들려는 것처럼 읽혀져 우려된다”며 “종권의 중심이 종정에서 총무원장으로 이동한데 이어 다시 원로회의가 중심이 돼야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어 종단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중진스님은 “종헌은 대중공의를 통해 수정돼야지 어른스님들의 요구라 해서 무조건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원로의원 스님들이 종단 쇄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숙고해 주실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