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공청회가 24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직선제 도입과 간선제 확대 그리고 "제도개선 대신 엄격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방안이 제안됐다.
조계종 종단쇄신위원회(위원장 밀운)가 개최한 이날 공청회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종단 행정수반인 ‘총무원장’ 선출에 관련한 공청회임에도 종단 교역직 스님과 종무원들을 제외하면 참석자는 20여 명에 불과했다. 
종단쇄신위 부위원장 도법스님은 인사말에서 “종단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질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문제를 풀어보자는 자리인데 참석자가 너무 적어 허망한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과연 종단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애종심을 갖고 불만을 토로하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의 성실성에 대해 의심을 갖게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제한적-전면적 직선제로 정당성 확보”
먼저 원경스님(중앙종회의원, 송광사)은 ‘직선제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 조계종은 총무원장 선거 시 중앙종회의원 81명과 각 교구에서 선출된 10명의 선거인단으로 구성된 321명이 선거권을 갖는다.
원경스님은 현행 간선제 방식에 대해 “특성 소수구성원으로는 후보자의 친소관계 및 이해관계, 계파 소속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뿐 아니라 종단 수장으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단 구성원들이 자주적으로 주권의지와 표결의지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직선제 방식으로 유권자의 폭을 대폭 넓혀 현 선거제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선제 방안으로는 ‘제한적 직선제’와 ‘전면적 직선제’라는 두 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제한적 직선제’는 법계 중덕ㆍ정덕(법랍 10년) 이상의 비구ㆍ비구니 스님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안이다. 이 안을 준용하면 선거권자는 8,609명이며(2012년 7월 현재) 선거권 제한자를 제외하면 유권자는 8,000명 규모로 예상된다.
전면적 직선제’는 법계 견덕ㆍ계덕 이상의 비구ㆍ비구니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거권자는 13,116명에 달하며 선거권 제한자를 제외하더라도 유권자는 13,000명 규모로 추정된다.
“교구 선거인단 확대해 민의 반영”
덕문스님(총무원장 종책특별보좌관)은 현행 간선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덕문스님은 현 제도의 문제점으로 “교구별 종도수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종헌에 규정된 사부대중에 의한 종단 구성 원칙을 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비구니의 참종권 제한과 본사주지의 의도에 의한 선거인단 구성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간선제 확대 방안으로는 △교구별 선거인 수 조정 △선거인단 선출방식 개선 △비구니 스님 및 재가자 참여를 위한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덕문스님은 “교구별 선거인단 수를 전면적으로 조정하면 교구별 최대 34배나 차이가 나 재적승이 많은 본사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며 “재적승의 수를 고려해 민의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현행처럼 교구별 선거인단은 재적승 200명 이하의 경우 10명으로 하되, 200명당 혹은 300명당 1명씩 추가로 배정해 최대 20명 이하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선거인단 선출방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앙종회의원의 총무원장 선거권을 폐지하고, 산중총회에서 선거인단을 선출함으로써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내년 10월 치러지는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비구니 선거인단 참여를 최소 20%까지 보장한 후 이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가자의 총무원장 선거인단 참여의 필요성에도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그 방식으로는 중앙신도회장과 교구신도회장의 참여를 제안했다.
“엄격한 법적용으로 청정선거 정착”
주경스님(중앙종회의원)은 제도를 변화하는 대신 현행 선거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경스님은 “종단의 총무원장 선출방식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세속적인 선거제도를 적극 도입해 ‘산중고유의 방식’과 ‘전통적인 승가의 정신’을 훼손함으로써 선거만능주의와 부정선거의 후유증을 불러오게 됐다”고 문제를 짚었다.
문제 해결 방식으로는 “직선제나 간선제 확대가 아니라 현행 선거인 수를 유지하거나 축소해 청정한 선출제도를 정착하는데 있다”며 “15대 종회에서 제정된 ‘선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불교고유의 대중공사 정신을 회복하려는 노력과 엄격한 법적용 및 집행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원수좌회 "직선제 도입해야..비구니 참정권은 종단적 논의 필요"
발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전국선원수좌회 복지분과위원장 강설스님은 "직선제 도입에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비구니 스님 참정권 부여 문제는 종단 전체의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지홍스님(중앙종회의원, 비구니)은 "종단이 쇄신위를 통해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비구니스님들의 참정권을 확대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륜스님(중앙종회의원)은 "직선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만약 직선제를 도입한다면 비구니들도 비구스님들과 같은 비율로 선거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경스님은 "직선제 도입 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법안스님(중앙종회의원)은 "종단쇄신위는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을 내년 3월 종회 상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좌담회와 공청회 등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