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서옹스님 탄신 100주년 참사람 결사법회 봉행

본래 지니고 있는 참사람(무위진인·無位眞人)의 성품을 발견할 때 사바세계의 갈등과 투쟁은 사라지고,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서로 존중하는 평화로운 세상, 곧 불국정토(佛國淨土)가 된다.”(서옹 스님)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승인 서옹스님(1912-2003)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생전 스님이 주창한 ‘참사람 운동’이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17년만에 본격 재점화 됐다.
백양사(주지 진우스님)는 11월23일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서옹스님 탄신 100주년 참사람 결사법회’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원로회의 의장 밀운, 부의장 명선스님과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을 비롯해 종회의장 향적스님, 지역 교구 본말사 주지, 불자 등 사부대중 1000여명이 참석했다

법회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명종 타종,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행장소개, 법어, 추모사, 헌사, 문도기념사, 참사람 결사문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종정 진제스님은 원로회의 부의장 명선스님이 대독한 법어에서 “서쪽에서 온 노호(老胡)는 일생토록 형상 없는 참사람을 노래하였나니 크게는 사계(沙界)를 포용함이나 있음이 되지 아니함이요, 가늘기는 티끌 속에 들어감이나 어찌 이 없으리오. 한 도(道)는 청허(淸虛)해서 옛과 이제에 뻗힘이요. 팔각 마반(磨盤, 맷돌)이 허공을 달림이로다”고 설했다.
원로의장 밀운스님은 추모사에서 “스님은 수행에 있어서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철저한 정진력으로 선수행에 일로매진 하셨던 분”이라며 “스님께서 설파하신 참사람은 어디에도 걸림이 없이 자유자재하고 인간과 대자연을 불이일체(不二日體)이며 영원의 생명으로 사심과 사리사욕이 없이 진실하고 공명정대하면서 한량없는 자비심이였다”고 회고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총무부장 지현스님이 대독한 헌사에서 “스님께서는 무문관 수행과 여불(如佛)수행으로 집약되는 철저한 수행자의 길을 통해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한 이 시대의 정신적 지도자 였다”면서 “우리 후학들은 큰 스님의 가르침을 잘 받들고 실천하여 큰 스님의 정신이 미래세까지 살아 숨쉬게 하자”고 말했다.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도 헌사를 통해 “큰 스님의 법신(法身)은 사바세계에 계시지 않지만, 큰 스님이 남기
신 가르침, 그 무위진인의 법체(法體)만은 우리들 곁에 남아서 깨달음의 문으로 인도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지용현 광주전남불교신도회장도 헌사에서 “스님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단향처럼 은근하게 전해주던 이 시대의 진정한 참사람 이셨다”면서 “백암산에서 시작된 참사람 결사는 무엇에도 멈추지 않는 파장이 되어 온 세상을 극락정토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양사에 운집한 1000여명의 사부대중들은 ‘참사람 결사문’을 낭독하며 스님의 참사람 정신을 서원했다.
백양사 주지 진우스님은 참사람운동 재선언문을 통해 “스님께서는 나 한사람으로부터 참사람의 자비를 실천할 때 참사람의 세계는 만들어진다고 하셨다”며 “더 이상의 혼란과 공백을 없애고 참사람 결사운동을 활기차게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백양사 수좌 지선스님도 ‘조사전의 진작과 참사람 실현을 위한 큰 스님의 뜻을 받들며’라는 제목의 문도기념사를 통해 생전 참사람 운동을 펼친 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겼다. 
백양사는 이날 결사법회를 시작으로 서옹스님이 생전 주창한 ‘참사람 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그 일환으로 참사람 결사운동본부를 설립하고 참사람 운동본부 지부개설과 함께 △교육프로그램 개발 △참사람 템플스테이 운영 △참사람 수행방법 전수, △학술대회 및 무차선회의 정기적 개최 △참사람 100만 회원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민단체와의 결연을 통해 복지사업을 전개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스님의 참사람 정신을 대 사회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날 결사법회에 이어 서옹스님 부도전으로 이동한 참석 대중은 헌다례를 봉행하며 스님의 넋을 기렸다.

백양사는 이날 생전 스님이 주석하던 경내 설선당에 스님의 글과 사진을 전시하고 유품인 지필묵(紙筆墨)과 가사, 장삼, 모자, 지팡이, 책, 원고 등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조계종 간화선 종풍의 맥을 이은 스님은 흔들림 없는 수행으로 지난 2003년 좌탈입망(坐脫入亡·앉은 채 열반에 듬)해 참 수행자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님은 생전 “참사람'이란 진인(眞人)을 말하며, 진인은 `무위진인'(無位眞人)에서 온 말로 모든 지위를 뛰어넘은 사람, 곧 부처를 이른다.”고 설파했다.
지난 1995년 참사람운동을 시작한 스님은 그동안 백양사에서 40여차례 ‘참사람 수련회’를 갖기도 했다.
스님은 참선 수행법을 정립하고 국내외 학자들에게 간화선의 종지를 알리기 위해  1998년 백양사에서 86년 만에 처음으로 출∙재가와 관계없이 평등하게 법을 묻는 무차선 대회를 열어 현대인들의 이기적인 마음에 큰 화두를 던졌다.
스님은 <임제록연의>, <선과 현대문명>, <참사람 결사문> 등의 저서와 법어집 <사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