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사회회향 고민·실천해야 주지자격
등록일 : 2012-11-09 동영상 

교육원, 11월1~4일 2·3급 고시시행
논술 출제경향 ‘사회 속 불교 가치’
복지·포교 등 수행이력 평가 높아져
712명 응시해 2𔅫급 총 594명 합격


조계종 승가고시가 ‘사회 속 불교가치’에 주안점을 두면서 스님 자질에 있어 불교의 사회적 회향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부각되고 있다.

11월1~4일 조계종 교육원(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직지사 만덕전에서 실시한 2, 3급 승가고시의 논술문제와 수행이력 면접에 있어 ‘스님들의 대사회적 인식과 실천’을 높이 평가했다. 2, 3급 승가고시는 교학(경율론), 전법·포교, 사찰·종단운영 등 3개 과목 가운데 한 분야에 지원해 논술과 수행이력 면접으로 이뤄졌다.

2급 승가고시 중 논술부문 교학(경율론)분야에서 박노자의 ‘하화중생이 없는 한국 선’을 예시문으로 제시한 뒤 선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회향을 물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선불교의 관점과 진단, 선의 정신과 수행을 사회에 회향할 수 있는 방법 등 답안 작성에 조건을 달아 논리를 펼치도록 했다. 

또 1948년 12월 국제연합 총회에서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을 예로 들고 불교사상과 세계인권선언의 공통점, 경제·인권·노동·종교·환경·교육 등 분야 중 하나를 골라 불교 입장에서 사회정의 실현 방안 등을 질문했다.

전법·포교분야에서도 장애인, 빈민층, 새터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교적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하는 문제를 제출했다. 사찰·종단 운영도 교구운영의 한계와 지역사회에서 교구의 역할을 묻는 질문이 제시됐다.

3급 승가고시도 불교와 현대사회를 꾸준히 접목하는 문제의 출제경향이 뚜렷했다. 교학분야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고통과 원인을 논하고, 사성제에 입각한 해법제시를 요구했다. 또 광우병 사태에서 육식문화 개선을 보도한 교계 언론을 인용, 불교의 생명관과 불살생의 근거를 설명하고 채식의 기대효과를 논하도록 했다. 전법·포교분야에서는 불교정신과 NGO 정신의 공통점과 불교 NGO활동과 포교의 접점을 질문했다.

특히 2, 3급 수행이력 면접에서도 자원봉사나 복지 분야 활동이 현저하게 많아져 “수행자의 지향점이 달라지고 있다. 스님들이 선으로써 참모습을 성찰하고 자비의 날개를 달고 있다”는 게 교육원 자평이다.

2급 승가고시를 통과하면 본사 주지 및 종단 주요소임을, 3급은 일선 사찰 주지소임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조계종의 승가교육과 인재양성 방향이 승가고시 문제에 고스란히 담겼다.

교육부장 법인 스님은 “예전 승가고시의 유식, 중관, 화엄을 논하라는 습관적인 문제출제를 벗어나고자 했다”며 “선, 교학, 복지, 포교 등 각 분야에서 현대 사회의 가치로 어떻게 불교를 녹여낼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수행이력 면접은 구족계 이후 각 분야에서 수행하고 실천하는 모습들이 보여 희망적이었다”며 “지난해부터 사회 속에 불교 가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스님들 양성이 조계종 승가교육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2급 승가고시에는 비구 56명, 비구니 54명 등 총 110명이 응시해 85명이 합격했다. 3급에서는 비구 388명, 비구니 214명이 승가고시에 임했으며 비구와 비구니 총 509명이 통과했다. 2급과 3급 승가고시에서 총점이 40점 미만은 과락이며 180점 이상은 합격이다. 2급은 논술 100점, 수행이력 평가 면접 200점 등 총 300점 만점이여, 3급은 공통필수인 조계종사 논술 100점과 교학 등 과목별 논술 100점, 수행이력 평가 면접 100점 등 총 300점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