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후보 ‘현안’, 文후보 ‘현안 +역할’…접근 인식 달라
전통사찰 규제 완화 등 비슷…일자리·에너지 정책 ‘차이’
유력 대통령 후보들의 불교정책 공약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간단히 보면 박근혜 후보의 불교 공약은 ‘현안 해결’에, 문재인 후보는 ‘현안 해결+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전통사찰 보전과 전통문화보전 정책의 접근 인식은 비슷하다. 전통문화 보전의 중심지를 불교로 보고 관련 정책들을 공약화했다.
큰 틀에서 보면 박후보는 조계종이 제안한 불교정책을 대부분 공약으로 받아 들였고, 문후보는 조계종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전통문화 보전 등 현안 해법을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해 ‘명분’을 확보해 추진하자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증오범죄처벌법’, 문재인 ‘종교평화법’
우선 종교편향과 불교폄훼 등 관련 공약은 비슷하다. 박근혜 후보 측은 화행와 상생을 위한 형평성 있는 정책 추진을 내세우며 ‘증오범죄처벌법(가칭)’을, 문재인 후보 측은 종교의 자율성 보장 및 다종교·다문화 사회 정착을 내세우며 ‘종교평화법(가칭)’을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의 극심한 종교편향을 의식해서인지 박후보 측이 좀 더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불교계 인사의 정부위원회 참여 확대와 종교별 대표단체와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공직자 종교편향 징계 처벌 등을 공약했다. 반면 문후보 측은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종교·다문화·사회 약자 보호 방안은 박후보측이 ‘차별방지법’ 제정을 , 문후보 측은 ‘특별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10·27법난 관련법 개정을 통한 명예회복과 보상 추진과 불자 이주노동자 복지센터 설립은 동일하다.
남북 불교교류 사업 확대 지원은 두 후보 모두 같은 공약을 제시했다. 다만 문후보 측은 남북 불교교류 사업을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사업으로 큰 틀에서 접근한 점이 눈에 띤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아시아 공생의 시대를 열어가는 문화교류의 중심축을 불교계가 맡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文, 한반도 평화공존 체제 구축에 불교 역할 강조
설악산과 금강산, 비무장지대의 전통사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큰 차이다. 또 백담사-건봉사-유점사를 잇는 생명평화 순례길 조성과 21세기 평화대장경 사업 시행, 정전 60주년 전쟁 희생자 추모 등 사업은 새로운 공약이다. 평화대장경 사업의 경우 고려대장경의 역사를 계승 발전하면서도 한자문화권인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 전통기록문화 협력사업을 전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불교계 현안인 전통사찰 지원과 문화재 보호 등 전통문화 보전을 위한 인식과 접근 방법, 이에 따른 공약은 두 후보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전통사찰 보존 관리, 지원, 조사, 활용, 제도개선 등은 똑같다. 관련법 개정을 통한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농지취득 허용, 각종 규제 완화도 똑같다.
국립공원입장료 폐지 이후 드러난 문화재관람료 갈등 해소를 위한 지원도 두 후보 모두 같다. 다만 박후보 측은 ‘문화재관람료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고, 문후보 측은 국립공원 내 사찰 소유지 공공 기여도를 분석해 사찰의 공공성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후 대책을 마련하고, 기여도에 따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명분론’을 앞세운다.
朴, 사찰문화재 종합관리시스템-문, 문화유산·자연유산 통합전담기구’
문화재 보호 공약은 박후보는 ‘사찰문화재 종합관리시스템’ 구축 지원을, 문후보는 ‘문화유산·자연유산 통합전담기구’ 신설을 약속했다. 또 박후보는 문화재청에 불교문화재 전문가 인원 증원과 사찰소장문화재 관리인원 파견과 비용 지원, 폐사지 복원시스템 구축, 미지정 문화유산 발굴 보존 정책수립 지원을, 문후보는 ‘유·무형 불교문화재와 전통문화재 보존센터 건립’을 각각 약속했다.
전통문화보전 공약은 두 후보 모두 조계사 인근 전통역사문화관광지구 계획 수립 지원을 약속했다. 박후보가 조계종이 제안한 ‘용주사 융·건릉 일원 효문화역사문화공원’ 건립, ‘남한산성·북한산성 호국역사유적지’ 보전을 약속했다. 반면 문후보는 ‘유·무형문화재 문화유산공원’ 조성과 심우장 일대 ‘만해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약속했다. 영산재 지원은 같지만 문후보가 불교의식 보존·교육 공간 지원으로 넓은 측면에서 접근했다.
문화콘텐츠 관련 공약 역시 비슷하다. 관광자원 발굴과 이를 위한 콘텐츠 개발 지원 등이다. 다만 문후보는 21세기 평화대장경 조성을 통해 대장경의 현대적 재현을 공약으로 구체화했다.
일자리 창출·단계적 탈 원전은 문 후보만 공약
일자리와 에너지 정책은 문후보만 분지한 공약이다. 조계종은 불교정책 제안서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양극화 해소’ 정책과 ‘생태보전·생명평화’ 중시 정책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조계종의 제안을 검토해 독자적인 공약으로 만들었다. 사찰 중심의 한국형 도농공동체로 불교희망공동체 구축과 지원을 구체화했다.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 전환과 단계적 탈 원전 공약도 박후보와 차별화된 공약이다. 사찰과 사하촌 에너지 조사 및 재생에너지 사업 지원 등 에너지 정책은 조계종의 제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불교계 진보를 표방하는 그룹이 요구하는 명분있는 공약을 구체화하려한 것으로 보인다.
템플스테이 사업 지원을 드러내지 않고 명상과 참선 등 국민 정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것도 눈에 띤다. 같지만 다른 접근이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불교정책 공약은 작은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 전통문화 보전을 위한 정책 수립과 지원에 인식도 비슷하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던 공약 이행이 중요하다. 두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모두 실현되면 불교계 현안 해결은 물론 전통문화 보전을 위한 국가정책의 인식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이행이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