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계종 제8대 원로의장 밀운스님
등록일 : 2012-12-05 동영상 
“종헌 개정 통해 사면복권 추진”

조계종 원로의장 밀운스님이 종단 쇄신위원장 소임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총무원 호법부가 일부 원로의원 스님을 조사하는 것은 잘못이며, ‘종헌’ 개정을 통해 사면복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2월 11일 제8대 원로의장 임기를 시작하는 밀운스님은 4일 주석처인 남양주 봉선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단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간단한 기자간담회로 갈음하겠다는 스님의 뜻에 따라 마련된 자리다.


먼저 밀운스님은 종단 쇄신위원장 소임을 내려 놓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원로의장으로 쇄신위원장 소임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 따라 오는 1월 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사임할 예정”이라며 “쇄신위원에 원로의원 스님 세 분이 계시니 새로 위원장을 선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쇄신위 활동이 종단 발전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만큼 마무리 짓고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쇄신위 활동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밀운스님은 “쇄신위는 백양사 도박사태 이후 종단의 어려움을 풀어 나가기 위해 발족했지만, 종단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쇄신위가 발표한 청규 제정, 사찰운영 투명성 제고, 노후복지, 선거법 개정 등 네 가지 주요사업을 잘 추진하면 종단 발전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백양사 도박사건은 ‘전화위복’의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원로회의 운영 방안에 대해선 “원로회의법에 의거해 운영하면 되지 특별히 운영 방안이라 할 게 없다”면서도 ‘종헌’ 개정과 원로의원 조사 문제, 사면복권 등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원로회의가 ‘종헌’ 개정안을 부결한 후 소위원회를 구성해 개정안을 논의해 온 것에 대해서는 “부결이라기보다는 보류”라며 “소위원회에서 논의한 것 중 ‘종헌’과 관련한 네다섯 가지 의견만 총무원과 종회에 건의하자고 의견을 모은 상태”라고 전했다.


원로의원 스님들의 사설사암 소유 논란에는 “원로라고 해서 사설사암을 짓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종단에 등록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밀운스님은 “이런 현상은 조계종의 복지제도가 잘 안되어 있어서 발생한 일‘이라고 진단하고 ”복지제도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굳이 사설사암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무원 호법부가 일부 원로의원 스님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강하게 질타했다. 이미 검증을 거쳐 임명됐는데 다시 조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밀운스님은 “원로의원으로 모실 때 심사를 철저히 한다. 호법부에서 신상조사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종회에 상정해 검토해 원로회의에 추천한다. 대종사 법계 역시 법계위원회와 종회, 원로회의의 심사를 거쳐 품서 된다. 원로의원이나 대종사라고 하면 이처럼 다 철저하게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다. 설사 과거사에 허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상이 없다고 해서 인정된 것 아니냐. 임명 전에 조사를 해야지 되고 난 후 조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에게 원로의원 후보자나 대종사 법계 품서자에 대해선 승려 청규를 철저히 만들어 다시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건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면복권 문제는 ‘제일 신경을 쓰고 있는 일’이라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밀운스님은 “조계종은 정화 이후 멸빈ㆍ제적자가 500명에 이른다. 제32대 총무원 당시 종회에서 멸빈자에 한해 특별법을 만들기로 했고 9인 소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다”며 “이제 사면복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종헌’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운스님은 “앞으로 원로회의가 ‘종헌’ 제128조에 명시된 ‘멸빈자는 사면, 경감 또는 복권시킬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종회에 건의하겠다. 이를 받아 종회의원 스님들이 잘 처리해주면 좋겠다. 사면복권 문제는 꼭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앙종회가 총림 3곳을 추가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25개 본사 모두가 총림으로 지정되어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밀운스님은 “총림은 어른을 잘 모시고 방장과 임회가 뜻을 모아 논의하자는 것이다. 때로 방장스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혼란이 생기기도 하지만 총림이 되면 규모 있는 생활을 할 수 있고 선거제도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방장을 중심으로 위계질서도 생기게 된다”고 장점을 짚었다.


끝으로 밀운스님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가 ‘정치바람’에 휩쓸리는 것을 경계하고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이다. 스님은 스님 할 일을 잘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