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희망의 사자성어 ‘제구포신’…‘원융회통’
등록일 : 2012-12-31 동영상 
심화된 갈등 해소하고 변화 열망…내년 화두는 ‘화쟁’

2013년 계사년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이 뽑혔다.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들을 대상으로 2013년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를 설문조사 결과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택했다. 제구포신과 함께 ‘원융회통(圓融會通)’도 많이 선택했다.

제구포신과 원융회통이 교수들의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불통의 시기를 지나 차기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대선 과정에서의 혼란과 갈등은 새로운 시대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학자들의 예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수신문>은 제구포신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교수(국문학)가 “사람들은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옛사람은 이럴 때일수록 내 마음에 선과 악이 드러나기 전 그 조짐을 살피고, 세상이 맑아질 지 혼탁해질지 그 흐름을 미리 살폈다”면서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한다.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임기중 동국대 명예교수(국문학)는 제구포신 선택이류를 “어느 때보다도 바람직한 새로운 변화가 절실하게 요청되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변혁의 바람에 기대를 표현했다. 윤창식 초당대 교수(영어학)도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데, 한국의 미래는 어두운 과거의 그늘을 벗어나 희망의 기운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

박명진 중앙대 교수(국문학)는 지난 대선이 한국사회에 남긴 생채기를 보듬어야 한다는 이유로 제구포신을 선택했다. 그는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됐다. 새로운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태룡 경상대 교수(사회학)는 “이제는 과거의 행태를 바꿔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생태적 삶을 시민 모두가 함께 꾸려나가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교수들은 제구포신 다음으로 ‘圓融會通(원융회통)’을 선택했다. 28.4%(176명)가 선택한 ‘圓融會通(원융회통)’은 원효 화쟁사상의 핵심이다. 석길암 금강대 HK교수(불교학)는 “‘원융’은 <화엄경>에서 유래했고, ‘회통’은 석가모니 시대부터 이어져 온 불교의 기본 가치”라고 말했다. 원융회통은 지난 5년 동안 불통의 모습으로 사또 대선에서 아름다운 단일화의 실패와 결국 정권교체라는 열망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결과를 인정하고 소통하는 한 해를 열어 가라는 의미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교수들은 제구포신과 원융회통에 이어 ‘與民同樂(여민동락)’을 선택했다. 28.1%(175명)가 선택한 여민동락을 추천한 오항녕 전주대 교수(사학)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백성들이 즐거워야 나라가 안정된다는 진리를 실천했으면 좋겠다”라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제구포신의 유래 : 소공 17년의 겨울 어느 날, 혜성이 대화에 나타나 그 꼬리의 빛이 은하수까지 미쳤다. 이에 노나라의 申須는 “(모양이 빗자루 같은) 혜성은 낡은 모든 것을 쓸어내고 새로운 것을 내놓는 별이다.

천문현상은 항상 길흉을 상징한다. 지금 혜성이 대화를 쓸어냈으니 대화가 다시 나타날 때는 반드시 재앙을 뿌릴 것이니 제후국에 화재가 있을 것이다”(彗所以除舊布新也. 天事恒象 今除於火 火出 必布焉, 諸侯其有火災乎)라고 말했다. 이제 재신이 “내가 예전에 혜성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지금의 조짐과 같았다. 그때에는 대화가 나타날 무렵에 그것이 보였고, 금년에는 대화가 나타난 뒤에 혜성이 더욱 밝게 빛났으니, 반드시 대화가 들어가면 혜성도 자취를 감출 것이다. 혜성이 대화의 자리에 머문 지 오래 됐으니 어찌 이치가 그렇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

혜성이 출몰할 때면 예로부터 사람들은, 하늘이 낡은 것을 쓸어 내버리고 새로운 것을 내놓고자 하는 조짐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서 낡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포진한다는 사자성어 ‘제구포신’이 유래했다.
─ 출전 『春秋左傳』 , 정리= <교수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