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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지방 종무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교구본사 주지들이 <산중총회법> 개정을 촉구했다.
돈선거 방지를 위해 합의 추대방식으로 주지를 선출하겠다는 취지를 반영한 <산중총회법>이 교구 구성원들의 뜻을 올바르게 대표하지 못하고, 종도들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혼란만 늘렸다는 게 교구본사 주지들의 생각이다.
교구본사 주지 후보자 선출 방식을 규정하는 개정된 <산중총회법>은 돈선거 의혹과 도박 추문 등으로 실추된 종단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합의추대’ 방식을 반영했다. 하지만 주지후보자를 선출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수 차례의 투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어 기존 법보다 오히려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산중총회법> 개정 안하면 위헌심판도 불사”
지난 24일 마곡사 연화당에 모인 전국 교구본사 주지들은 <산중총회법> 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산중총회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위헌 심판도 불사한다는 뜻도 내비쳐 중앙종회 3월 임시회에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산중총회법> 가운데 교구본사 주지들이 개정을 요구하는 조항은 6조(구성원) 1항과 2항, 4조(의장), 12조(본사주지 후보자 선출), 13조(추천위원회 구성), 14조 2항 등이다.
또 <사찰법> 21조(창건주 권리 승계)와 15조(교구 결정), 18조(사찰의 교구 이관)과 <선거법> 2조(적용범위) 12조(선거권) 등의 개정도 요구하고 있다.
<산중총회법> 6조는 ‘산중총회 구성원’에 관한 규정이다. 이 가운데 ‘당해 교구본사에서 임명 받아 2년 이상 상근한 국장급 이상의 종무원’ 규정과 ‘당해 교구 본말사 주지로 2년 이상 재직중인 비구’ 규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말사 주지 2년 이상 안됐다고 자격 제한, 현실성 없다”
성효 스님(관음사 주지)은 “말사 주지로 임명받아 생활하는 스님은 교구에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지만, 만2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본사 소임의 경우 2년 이상의 장기간 소임을 살기가 어렵고 현실에서도 드물어 자격요건을 1년 이상 또는 6개월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중총회법> 6조 2항의 9도 문제다. ‘교구본사를 이적한 후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산중총회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도 모순이라는 게 본사주지들의 생각이다.
성효 스님은 “말사주지 소임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고 교구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교구 이적을 한 스님의 경우 2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산중총회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차라리 교구를 이적하지 않으면 구성원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모순이 있다”면서 “소임자는 예외로 하는 조항을 추가하거나 이 조항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투표 절차로 혼란 가중”
교구본사 주지들이 가장 문제 삼는 것은 <산중총회법>의 반복되는 투표 절차다. 단일후보가 출마하면 문제는 줄어들지만 2인 이상이 난립하면 투표절차는 기존 법에 비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행 <산중총회법>에 따르면 △임시의장 선출 △선출방식 결정 △3인 이상 후보를 2인으로 압축 △후보자가 만장일치로 결정이 안 될 경우 출석 2/3이상의 동의를 얻는 과정 △투표방식을 결정하는 과정 △추천위원회 위원 선출 △추천위원장 선출 △본사주지 추천 등 8번의 투표 내지 합의를 요구한다.
<산중총회법> 4조는 본사주지 후보자를 선출하는 산중총회에 현 본사주지가 입후보할 경우 산중총회의 임시의장을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투표가 필요하다.
12조 2항도 그렇다. 후보자가 2인 이상 등록한 때는 ‘출석한 구성원의 2/3이상이 동의한 스님에게 후보자를 위임’하거나 ‘본사주지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선출을 위임’하도록 하고 있지만, 결국 선출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투표를 해야 한다.
12조 3항은 ‘후보자 3인 이상 등록한 때에는 출석한 구성원의 동의를 많이 얻는 순으로 2인의 후보자를 결정’하도록 한다. 이 조항은 3인의 후보를 2인으로 압축하기 위해 또 한 번의 투표를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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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4항은 ‘후보자가 2인으로 등록하거나 12조 3항에 의해 2인으로 결정되면 만장일치로 후보자를 선출하지만, 만장일치가 안 될 경우에는 출석 구성원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만장일치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출석 2/3이상의 동의를 얻기 위한 투표가 필요하다.
12조 5항은 4항에 의해 본사주지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할 경우 무기명 비밀투표로 추첨방식과 다수결 결정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후보자를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무표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투표를 해야 한다.
13조 1항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산중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산중 고유의 방식이나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11인 이상 21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한다. 추천위원 선출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천위원은 산중총회 구성원이 선출해야 하고 이때 다시 투표가 동원될 수 있다.
“합의추대 내세우면서 투표 혼란…간소화해야”
또 13조 2항은 ‘추천위원장을 산중총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어, 추천위원장 선출을 위해 호선 또는 투표가 이루어져야 한다.
14조 2항에서는 ‘추천위원회는 추천위원의 2/3 이상 참석으로 개회하고, 산중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산중 고유의 방식으로 본사주지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본사주지를 추천하면서 의결정족수조차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결국 <산중총회법>은 산중총의를 모을 수 있는 ‘합의 추대’ 방식을 내세우지만 지나치게 많은 투표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고, 각 본사들마다 ‘시행령’ 등 공통의 선출방법이 없어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본사주지협은 “본사주지 추천위원 선출방식에 시행령 제정이 필요하고, 추천위원장 선출방식도 호선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많은 투표 절차를 간소화하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사주지협은 “돈선거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합의추대 방식으로 주지를 선출하겠다는 산중총회법이 실제 규정은 종도의 권리와 참여를 부당하게 침해해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수 기득권자 위한 개악…폐쇄적 소문중주의 강화”
또 “소수 추천위원이 주지 추천 권한을 갖는 현재 방식은 승가공동체의 대중공사라는 민주적 참여 전통과 역행하며, 소수 기득권자만을 위한 개악”이라며 “합의 추대를 위해 과열 선거제를 포기하겠다는 입법 취지와는 다르게 실제 개정된 <산중총회법>은 지나치게 어지러운 투표절차를 겪게 되어 선거제도가 더 복잡해졌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본사주지협은 “지나치게 엄격하게 강화된 구성원 자격문제는 실질적으로 교구에 기여하는 말사주지, 교구 소임자들의 참여를 원천 봉쇄해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소문중주의만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사찰법> 15조 교구결정 규정이 개정됐지만 <사설사암등록및관리법>에는 교구 결정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사찰법> 18조 사찰의 교구 이관 규정은 그동안 총무부에서 양쪽 교구에서 인정할 경우 종무회의를 통해 교구이관을 처리했지만, 개정법에는 교구 결정 규정이 없다고 문제삼았다. <사설사암등록및관리법> 7조는 사설사암의 관리인은 설립자가 지정하는 연고인에 의하여 영구히 계승되도록 하고 있지만, <사찰법> 21조 창건주 권한 권리의 승계 규정은 창건주 권리를 창건주권리자의 은사, 도제, 사형사제, 사형사제의 도제에 한해 승계하도록 하고 있어 문제라고 주장했다.
제안배경을  설명한 주지 성효 스님은 “종단의 자성과쇄신이 급박하게 요구되는 시점에서 발의한 사찰법과 선거법 일부가 시행해보니 교구본사가 위기감을 느낄 내용이 있다. 교구이관 제한은 지역을 넘어선 본사의 포교활동을 고려치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중총회법> 개정을 발의한 원혜 스님(마곡사)도 “산중총회법 개정을 요구하고 위헌제청도 해야 한다”면서 “위헌 심판을 내는 것까지 결의하자”고 강하게 요구했다.
성문 스님(본사주지협의회장)은 “마곡사 원혜 스님과 관음사 성효 스님이 발의한 안을 정리해 총무원과 중앙종회 종헌·종법제개정특위에 개정을 요청하는 것으로 결의하고, 향후 처리가 되지 않으면 위헌 심판도 고려해 보자”고 동의를 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