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발전 위해 인사·재정 등 이양하겠다
등록일 : 2013-02-27 동영상 

자승스님, 교구본사·종회 합동워크숍서


“신흥종단 약진, 자원·역량 집중한 결과”


행정책임제 도입 등 ‘교구 분권화’ 예고


“종단의 미래를 위해 행정과 실무를 갖춘 준비된 교구부터 인사와 재정관련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종무업무 체계를 바꾸겠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종단의 미래를 위해 인사와 재정, 행정 등 중앙의 권한을 교구에 이양하겠다고 밝혀 종단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승 스님은 2월26~27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열린 중앙종무기관·중앙종회·교구본사주지 합동워크숍에서 중앙종무기관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관리와 효율 측면에서 중앙의 역할을 교구와 나누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님은 “우리에겐 현대 과학문명과도 막힘없이 소통할 수 있는 위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고 1700년 가꾸고 다듬어온 소중한 성보문화재가 있지만, 한국사회에서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사회지도층에서 불자의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으며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잦아들고 있다”며 “어떻게 종단의 앞길을 밝히고 불교중흥을 위해 걸어갈 것인지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불교 미래의 해법으로 재정통합과 중앙집권적 종단운영을 바탕으로 약진한 천태종, 진각종 등 신흥 불교종단을 지목했다. 자승 스님은 “신흥 종단들이 조계종도 해 내지 못한 일들을 성사시킨 배경에는 주요 종책 현장에 한정된 자원과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하며 집중과 효율 측면에서 ‘교구단위의 행정책임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어 현행 중앙 집중식 행정체계에 대한 한계와 문제를 지적하며 관리의 효율과 집중 그리고 현실적 대안으로 중앙의 권한과 책임을 교구에 이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앙행정의 규모와 절차가 불필요하게 비대해지면서 종단 현안과 미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졌고, 분담금 규모는 물론 이에 의존한 종단운영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교구본사는 중앙의 행정을 나눠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실질행정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구에 중앙과 나눠 책임져야 할 권한으로는 교육과 포교, 복지 등을 꼽았다. “은사와 상좌가 전통적인 도제식 관계를 통해 교육과 복지를 책임지던 구조는 이미 낡은 것”이라고 지적한 스님은 “몇몇 교구에서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듯이 교육과 포교 그리고 복지를 교구단위에서 실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구단위로 재정을 집중하고, 행정 집행 단위도 교구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과 포교, 복지를 교구단위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은 본사별 직영사찰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등 본사의 노력에 따른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준비된 교구부터 실질적인 인사와 재정 관련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중앙종무기관의 업무 체계를 바꿔가겠다”고 약속했다. 

자승 스님이 밝힌 이 같은 내용은 교구분권화 시대를 예고한 것이어서 향후 종무행정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종단 안팎에서는 지방자치시대에 발맞춰 인사와 재정 등의 권한을 교구에 이양해 지역 현안에 대한 발 빠른 대처를 가능케 하고 중앙종무기관은 관리에 집중해 종단운영의 효율을 높여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교구단위의 행정책임제’는 자승 스님의 공약이기도 하다. 스님은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에 출마하며 “형식적인 중앙종단의 인사권을 교구로 이양해 교구의 책임성을 높이고, 교구별 장점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에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33대 집행부의 마지막 종책 사안으로 또 다른 공약인 ‘효율적 종무행정’과 ‘불교미래 성장 동력 구축’을 위해 중앙종무기관 권한과 책임의 교구 이양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1박2일간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총림법 및 산중총회법 개정을 비롯해 종교인과세 등에 대한 논의가 비공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