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대 후보’ 보선 스님, 30일 출마선언
“국민이 신뢰·종도가 존경하는 조계종 구현”
화합·소통 통해 원융살림 실현 등 종책제시
총무원장 자승 스님 출마여부 곧 발표할듯

조계종 전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이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제34대 총무원장 선거가 추대 분위기에서 경선체제로 급변하고 있다.
옛 무량·무차·보림회의 3자 연대를 통해 후보로 추대된 보선 스님은 8월30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보선 스님은 이날 “소납을 후보로 추대해 준 전 호계원장 법등 스님과 전 총무부장 영담 스님, 종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이어 ‘국민이 신뢰하고 종도가 존경하는 조계종을 구현하겠다’며 출마 배경과 향후 종단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스님은 출마의 변에서 “문명사적 흐름에서 불교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대안이고 희망”이라며 “그러나 출범 50년이 넘은 조계종은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내용과 실천, 사회적 기여의 측면에서 미약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또 “이런 까닭에 우리 사회의 지식인과 지도층에서 불교신자를 찾아보기 어렵고, 출가자와 재가불자가 불교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 종단은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특히 스님은 “불교계의 위기를 외형적 현상에서만 파악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며 “진정한 위기는 오늘의 불교대중이 부처님과 역대 조사의 법 정신을 시대와 이웃 대중에게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스님은 “불교의 위대함과 저력을 믿는다”며 “이에 불자와 국민이 내려 주신 죽비와 화두를 들고 정법의 당간을 세우고자 한다”고 출마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스님은 △수행종풍 구현 △공정한 종무행정 △대승불교정신의 시대적 구현 △승가상 정립과 교육 혁신 △ 수도권 포교와 교구 활성화 △시대에 부응하는 종단 기구개편 △불교문화의 현대적 구현 등을 주요 종책 과제로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스님은 “종단 발전에 원력을 가진 분이라면 작은 차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화합원융의 살림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스님은 선거를 앞두고 “총무원장 선출의 모든 과정이 상식과 원칙 아래서 여법하게 치러지길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도록 여법하고 화합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보선 스님은 옛 무량·무차·보림회의 연대로 추대된 후보라는 점에서 당선될 경우 연합집행부 구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럴 경우 조계종 각 계파에 의해 사실상 추대로 구성된 33대 집행부가 출범과 동시에 시도했던 연합 집행부의 구조적 한계를 되풀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보선 스님은 “우선 종단 발전을 위해 건전한 종책모임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종단 집행부를 구성할 당시 저를 지지해준 분들과 집단체제를 구성하는 것도 좋고,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참여해 소통과 화합을 바탕으로 집행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사실상 경선체제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이날 배석한 영담 스님은 “우리가 볼 때 (보선 스님은) 후덕한 시골할아버지와 같은 이미지”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전국선원수좌회가 8월2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묵언정진과 관련해 “애종심의 표현으로 보지만 종헌종법 질서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에 앞서 인적 쇄신이 우선이 아니냐’에 대해서는 “종책모임과 문중, 교구본사의 (입김에) 연연하지 않고 종헌종법의 틀에서 원칙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스님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화엄․법화회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뜻을 같이 한다면 같은 종도로서 소통과 화합할 각오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대화의 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보선 스님의 출마선언으로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전히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출마여부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경선으로 진행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불교 세계화 사업을 위해 호주를 순방했던 자승 스님이 8월29일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 청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 견지동 일대는 총무원장 선거로 요동칠 전망이다.
한편 보선 스님의 선거대책본부는 9월2일경 종책공약과 선거운동 일정 등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