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서 하루 10시간 묵언정진…“30일 면담 결과 따라 대책 논의”

자승 총무원장 연임저지 및 청정승가 구현을 위한 전국선원수좌대책위원회(위원장 석곡스님이)가 29일 오후 4시50분,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묵언정진에 입재했다.
대책위는 “수좌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묵언정진에 들어간 것은 단순히 자승 총무원장 연임 저지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총체적 난국에 빠진 조계종을 개혁하고 청정승가를 회복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승 원장의 연임 저지가 이뤄질 때까지 묵언정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입재식에는 대책위원장 석곡스님과 부위원장 청암ㆍ남강스님, 월암스님(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 등 20명의 수좌 스님이 동참했다. 스님들의 목에 걸린 걸개에는 ‘위법망구’ ‘묵언정진’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책위측은 “수좌스님 40~50명이 모였으나 가사를 수하지 않은 스님들은 입재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재식은 삼귀의와 반야심경, 석곡스님의 호소문 낭독, 108배, 사홍서원의 순서로 진행됐다. 석곡스님은 호소문을 통해 “전국선원수좌회는 지난해 봄 백양사 도박사건 후, 자승 총무원장과 쇄신위 설치 후 명예로운 퇴진, 종단개혁, 청정승가 구현, 재정투명화 등 8개 항을 합의했다”며 “그러나 쇄신위는 종권연장의 도구로 전락됐고 오히려 자승 총무원장 본인이 도박, 폭로, 폭력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며 권력과 금력을 이용해 재임을 기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우리 수좌들은 약속한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계종을 염려하는 사부대중께서는 수좌들의 뜻에 적극 동참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불교중흥의 깃발을 높이 들자”고 당부했다.
수좌회대책위는 호소문을 통해 △스님들은 돈을 떠나 수행과 교화의 본부에 충실케 할 수 있는 제도와 장치 마련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종단 운영과 재정투명화 △계율에 의한 은처승 문제 정립 △비승가적 행위 근절과 청정승풍 회복 방안 마련 △도박, 폭력 연루자 엄벌 △직선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선 △자승 원장의 재임 강력 저지 등의 입장을 밝혔다.
호소문 낭독을 마친 수좌 스님들은 108배를 올렸다.

입재식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석곡스님은 “총무원측에서 정진할 수 있게 모든 도움을 주겠다는 말씀을 했고, 염려했던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묵언정진은 새벽 4~5시, 오전 8~11시, 오후 1~5시, 저녁 7~9시에 조계사 전통등연구소 ‘가피’에서 진행된다. 장소가 변경된 이유에 대해 석곡스님은 “처음에는 청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잠정 계획을 세웠으나, 지금까지 새 청사에서 이런 정진을 허락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이런 정진으로 또 다른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서로 합의해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진은 ‘자승 원장 연임 저지’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석곡스님은 “자승 원장 연임 저지를 위해 수좌들이 뜻을 모앗고, 그 뜻이 이뤄질 때까지 정진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30일로 예정된 수좌측 적명스님과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만남에 대해서는 “두 분이 만나 좋은 결과를 얻어낸다면 다시 회의를 해서 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입재식에 동참한 또 다른 대책위 관계자는 “우리는 자승 원장이 9월 2일 재임 의사를 밝힐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내일 적명스님과 자승 원장의 만남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시간 끌기 위한 작전일 뿐”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입재식과 기자회견을 마친 수좌스님들은 묵언정진이 진행될 ‘가피’로 자리를 옮겼다. 가피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묵언정진은 잠시 후인 저녁 7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