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바로잡기 위해 출마…소통의 리더십 필요한 시대
보선스님은 18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했다. 기호 2번을 배정받았다. 선거일인 10월 10일까지 20일 동안의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어떻게 종도들의 마음을 얻을까. 보선스님은 “종단의 현실을 바르게 가져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출마했으며,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보선스님은 인터뷰에서 승적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밝혔다.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카리스마를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소통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9월 12일 ‘불교의 내일을 생각하는 종도들의 모임’이 주최해 ‘여법한 종단 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리산프라자에서 열린 토론회가 끝난 후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요즘 누구보다 바쁘실 텐데,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 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원래 조금 굼뜨지 않나. 실무진들이 제시하는 일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여기저기 다니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오늘만 하더라도 수덕사에 가 법장스님 열반 12주기 다례재에 참석했다, 마곡사 주지 진산식은 내일인데, 오늘 미리 갔다가 여기에 왔다. 지리산 산중에 왔으니 화엄사 주지스님도 만났다, 불국사도 며칠 전에 다녀왔다.
체력이 달리지 않나.
아직은 70 전이다.
왜 총무원장이 되려고 하는가.
나의 승려생활을 돌아보니 모든 게 다 시주들의 은혜로 공부도 하고, 몸도 이만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어떤 방식으로 회향할 것인지를 생각할 시기이다. 나의 수행력과 공부하는 것으로 비춰보면, 총무원장이 된다는 게 가당치 않은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금의 종단의 여러 상황을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이라도 현실을 바르게 가져가야겠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또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살펴보았더니, 좋은 일이니 뜻을 같이 하겠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있었다. 그래서 겁 없이 뛰어들었다. 힘은 들지만 보람도 있고, 격려도 많이 받고 있다.
언제쯤 후보로 나설 결심을 했나.
뜻은 오래전부터 낸 바 있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거의 접어버린 상태였는데, 작년에 백양사 몰카사건이 발생했다. 종도들은 종단을 위기상황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종책모임들이 스스로 해산하고 종도와 국민 앞에 참회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더 큰 모임이 태동했다. 이건 종도와 국민을 생각하고 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생각을 가다듬어 같이 할 분들을 만났다. 다들 생각을 같이 해줘서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33대 총무원장과 집행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33대에 대한 평가를 지금 내린다는 것은 나 자신뿐 아니라 33대를 운영해온 집행부 사람에게도 마땅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33대 집행부뿐만 아니라 종단의 오늘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공업이다. 공업 속에서 누구를 배제하고 금을 긋는 게 아니라 인사와 재정이나 모든 면에서 상식과 원칙, 적재적소, 이런 원칙들을 펼쳐서 종단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기본을 지키는, 상식과 원칙이 통하고 예측이 가능한 종무행정으로 가야 된다.
그리고 일각에서 계파의 폐해를 얘기하는데, 인사나 도덕성 문제가 터질 때마다 계파에 휘둘리니까 종책 집행이 원만치 못했다. 이것이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의혹을 사게 했다. 마땅히 해야 할 원력사업들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대민사업, 구호사업, 외국 지원, 종책 개발, 이런 긍정적인 면도 많다.
원장스님이 정치를 하기 때문에 계파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돼있고. 계파 관리를 함으로써 반대편의 종책모임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욱 굳어지고 더욱 자기 이기주의적 흐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나는 원장이 된다면 종단 정치 내지는 종책모임을 관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종회의장으로서 33대 총무원과 함께 종단을 이끌었는데,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상시 종회를 지향했으나 그것을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어서 각 분과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모든 의안을 한 번도 넘긴 일 없이 거의 다 처리하는 생산적인 종회를 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에 유기적인 협력을 너무 잘 하다보니 종회의 고유한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사찰예산회계법 등 쇄신입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는 보람을 느낀다.
집행부와 종회의 유기적인 협력을 종도들은 화합으로 안 본다. 33대 집행부를 평가하면서 종회의장을 지낸 스님도 평가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비판은 당연히 받겠다. 한계도 느꼈고 책임도 크게 느낀다. 반면에 작년에 종도들을 실망시킨 여러 사태로 인해서 각 종책모임을 해산했고, 본래의 기능으로 돌아가기 위해 복지와 사회사업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또다른 종책모임이 탄생했는데, 내가 원장이 되면 결코 그런 일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금의 내 심정이다. 원장이 되면 원력의 실천자가 되겠다.
적명스님과 법등스님, 자승스님, 도법스님, 수경스님 등이 제안한 15인 후보추대위 구성안을 왜 거부했나.
그때 우리가 거부한 이유는, 이미 불교광장의 후보추대위원회가 종헌종법을 무력화하고, 종헌종법을 위배하는 것이라 선관위에서 지적해서 해산한 상탠데, 그와 똑같은 것을 만들어서 추대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수좌들이 올라와서 정진하는 것은 현 원장이 재임하지 않겠다고 말한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인데, 엉뚱하게 정식 후보로 나서겠다고 기자회견까지 마친 나와 같이 사퇴하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또 내가 (15인 후보추대위 구성안을 논의한) 그 회의에서 동의했다든가, 논의를 같이 했다면 약속을 지켜야겠지만. 나는 배제된 상태에서 모든 논의가 됐는데, 어떻게 나에게 지키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리더십과 관련해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리더십이 현 사회에서 제일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모든 얘기를 다 들어주고, 그 바탕 위에서 내 이야기를 전해서 합의하고 소통해가는 그런 리더십이 지금 필요한 시대다. 카리스마를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승가다. 승가공동체라는 것은 모든 것을 같이 논의하고 협의하고 소통하고, 소수의 의견도 배제하지 않는 구조다. 총무원장 자리를 카리스마로 생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우리가 너무 종파적인 입장에서 일사분란함을 요구하니 카리스마 운운하는데, 일종의 독선이고 독주다. 어떤 일을 속도전처럼 빨리 하려는 것은 70년대식이다. 더디더라도 합의하고 함께 가는 시대다. 물과 같은 리더십이 중요하다. 내 리더십을 단점으로 보지만 나는 장점이라고 본다.

스님의 지지 기반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모든 선거에서 후보자로 나오면 유권자가 다 자기 편이라고 느낀다고 하던데, 나도 마찬가지로 모든 종도가 다 나의 지지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승적이 혼란스럽다는 의혹이 있다. 사실을 밝혀달라.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 영암 월출산 밑에 있는 도갑사 아래 마을 살았는데, 고등학교(광주상고)는 광주에서 다녔다.
방학 때 집에 가니까 형님께서 은사인 천자 운자 스님에게 보냈다. 우리 스님 특기가 절에서 3일만 있으면 삭발해서 승복을 입혀버린다. 승복 입으니까 좋았다. 도갑사 위 경치 빼어난 미륵전을 내주시면서 공부하다 가라고 하셨다. 방학 때마다 갔는데 처음에 간 것이 64년이었다. 졸업할 때쯤 계를 받으라고 하셨다. 나는 대학을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일곱 명이 계를 받았다. 계를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대학을 가려면 학원도 다녀야 하니 오계를 잘 지키고, 절에 오면 10계를 지키면서 수행자임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 절에 있다가 대학에 가려고 서울에 있는 학원에 다녔으나 떨어졌다. 해병대를 지원해서 군대에 갔으며 36개월만에 제대했다.
제대 후 천운스님이 계신 광주 향림선원(현 향림사)을 찾아갔다. 거기에 있다가 대학에 가겠다고 서울에 가서 1, 2년을 학원도 다니며 보냈다. 그러니까 스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방황하지 말고 다시 마음을 내서 살라고 하셨는데, 그때 은사를 당신의 사형이신 금자 산자 스님으로 하신 것을 아시고, 개인사정상 은사를 당신 앞으로 돌리면서 승적을 새로 만들었다. 승적에 66년도 계 받은 것을 표시해서 하셨던 모양이다. 사미계 은사는 금산스님이고, 비구계는 천운스님을 은사로 수계했다. 이때가 72년이다. 천운스님 앞으로 은사를 돌려서 한 것을 재출가했느니 하는 얘기가 회자되는 것 같은데. 내 양심에 비추어서 우리 스님이 허락해주시지 않는 것은 하지 않았다.
내가 강원의 찰중을 할 때에 학인들이 비구계를 받게 해달라고 했다. 그때는 해인사, 통도사 두 군데에서 비구계를 주었다. 내가 학인들을 데리고 통도사에 가서 계를 받은 게 78년인가 그렇다. 35년 전의 그 계첩을 얼마 전 궤짝을 뒤져 찾았다. 당시 60, 70년대 나의 몇 년간의 특수한 출가환경이 오늘날에 대중들에게 낯설 수 있다. 이 점 미안하게 생각한다.
군 입대 후 탈영해서 의가사 전역했다는 의혹도 있다.
군대는 해병대 사령부에서 경리담당을 했다. 탈영 운운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군대 기록을 보면 알 것 아닌가. 승려로서 은사스님이 말씀하신 것을 어긴 바 없다. 어겼다면 내 양심상 총무원장 자리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겠는가.
스님께서는 조계종이 현재 어떤 모습이라고 진단하나.
이 세상에 부처님 가르침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조선 500년 동안 모진 핍박을 받았는데, 다른 가르침이었으면 없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견뎠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고, 서양의 힘으로 나라를 되찾았다. 해방 후에는 자리가 잡히기도 전에 왜색불교 척결을 위한 정화불사를 했다. 지금 겨우 일어서서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기를 맞이했다. 나는 우리 불교, 그 중에서 조계종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국민과 종도들이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나온 과정에서 파생된 다툼과 범계, 의식주 생활의 불규칙한 것들이 있으나,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이나 사회 회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몇몇 지도자들의 행태가 세간의 입살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인해서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것들이 묻혀버리고 있다. 그런 것들만 대두되어서 불교신자를 매도하고, 비판을 받아야 하고, 승복 입고 거리를 당당하니 나다닐 수 없을 정도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올곧게 수행하고 포교하는 종도들에게 가슴 아픈 일이다. 도덕적이고 정의롭고 수행력을 갖춘 지도자들이 종단을 이끌어야 한다. 희망은 있다. 부처님법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불교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요사이는 정보화시대다. 부처님 말씀이 핸드폰 속에 다 들어있는 세상이고, 모든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몸에 와닿게 접할 수 있는 시기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승려다웠으면 좋겠다, 그걸 원하는 게 아니겠는가. 계율에 기반을 둔 수행과 포교, 도덕적이고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는 대중이 사찰과 종단 운영을 맡아줬으면 좋겠다, 그걸 요구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한다.
종책의 방향은 무엇인가.
아까 말한 것처럼 재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원력사업을 확고하게 실천하겠다는 배수진이고 전제조건이다. 총무원장이 되는 순간 누군들 잘해보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원장이 되는 순간 재임을 생각해서 계파 관리하니까 문제가 생긴다. 계파 관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계파 때문에 인사와 상벌 문제, 종책 실행에서 상식과 원칙, 불교철학을 위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계파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한 동력이 있어야 할 텐데,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계파 관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종무행정을 한다는 것이다. 종책연구모임이 종책을 연구하고 보살행을 하고, 구호사업을 하는 것은 좋다. 다만, 정치 행태의 계파 관리를 하지 않고 정상적인 종무행정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
종책 토론회에 비구니 스님은 한 분도 참여하지 않았다. 재가자도 없다. 배제하는 것인가.
구니스님들은 우리가 배제한 게 아니고. 당신들이 민감한 사안에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내가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중립에 서서 지켜볼 수 있게 해달라, 이후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재가자의 참여에 대해 나도 관심이 많다. 조계종단이 외적인 압력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재가자에게 의무와 권한을 부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무와 권리를 주어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겠다. 아울러 재가자 교육을 통해 불교관과 불자상을 확립하고, 전문가 그룹들이 활동하도록 하겠다.
끝으로 종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
나는 신도들에게 법문하기에 앞서 꼭 하는 얘기가 있다. 여기 모인 불자님들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복된 분들이다. 그 이유는 이 세상에 와서 제일 소중한 부처님 말씀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절대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또 외적인 상황에 의해 실망하지 말아라. 부처님 가르침이 마음 속에 있는 것은 곧 극락정토에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신행생활을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