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주지협의회 18일 결의…총무원과 공동 대응키로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돈관 스님, 은해사 주지)가 문화재 관련 검경의 특별단속과 감사원 감사에 대책위를 구성하고 강경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본사주지협은 18일 오후 2시 동화사 설법전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경찰, 감사원 등 전국적인 문화재 보수 실태 조사 진행 과정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며 “사찰을 비리집단으로 몰아가는 의도에 대해서는 총무원과 함께 모든 교구본사는 강력히 공동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 회장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 부회장 백양사 주지 진우 스님, 신흥사 주지 우송 스님,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과 총무원에서 문화부장을 포함한 3명이 참여해 모두 8명으로 구성한다.
대책위는 검경의 특별단속과 감사원 감사 진행 상황을 총무원과 면밀히 살피면서 문화재 보수 관리 등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회장 돈관 스님은 “한 스님은 정부기관의 단속과 감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또 다른 스님은 정부기관의 의도성 있는 표적감사에 강하게 대응하자는 의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사찰은 국고보조지원사업을 하면서 투명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걱정하지 말자는 의견도 많았다”면서도 “정부가 불교계를 비위집단으로 여기고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에는 단호하게 대처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돈관 스님은 “문화재를 지키고 보수하는 일에 사찰도 매우 큰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도 책임져야 할 문화재 보존에 좀 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국가기관의 전방위 단속과 감사는 조계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불교계가 공감해야 할 사안으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회장 진우 스님(백양사 주지)은 “대책위는 감사 등 진행상황을 총무원과 면밀히 살펴 빠른 시일 내 본회의를 열 예정이며, 총무원장 스님이 주재하는 본사주지회의도 열어 대응해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별도의 성명이나 결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진우 스님은 “오늘 회의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 총무원이 설명하고 본사주지 스님들이 각자가 가진 견해들을 총합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숭례문 복원 문제를 계기로 전체 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하는 데 관계기관이 총동원됐다. 70%의 문화재를 보유한 불교계는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감사 과정에서 사찰을 집적 조사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진우 스님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사찰은 정부에 협조할 것은 하겠다는 입장이고, 문제가 있다면 지적도 필요하지만, 현재 드러난 문제가 없는 데 사찰을 감사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총무원은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 문화재 단속에 대한 상황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총무원이 관계부처에 사찰을 대상으로 한 감사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고했다.
진우 스님은 “총무원의 보고가 있었지만, 관계부처가 어떤 답변을 줬는지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화재 보수 사업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도 언급됐다.
진우 스님은 “민간자본적보조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문화재 관리 시스템은 법률에 의해 유지되는 데 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데도 사찰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감사와 단속 등을 폭풍처럼 몰아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느냐. 마치 비위집단으로 몰아간다면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국가지정문화재의 상당수를 사찰이 오랫동안 관리 보전해왔다.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하는 문화재 관리를 사찰과 스님들이 맡아 해왔지만 법률의 제한으로 사찰만 책임을 지고 있다”며 “문화재를 유지 보수하는 데 인건비 등 많은 예산이 들지만 사찰은 스님들이 맡아 돈이 들지 않았다. 일부 사업에서 주변정비 등에 사업비가 사용되는 것을 시비 삼는 것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대책위는 사찰의 역할이 충분히 인식될 수 있는 관련법 개정안도 논의해 제안하고, 협조할 것은 하면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