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KBS, MBC, SBS 등에 협조 요청 공문 발송
“방송에서 종교 신념을 표출하는 것은
공인의 위치를 망각한 행위”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의 종교적 신념 표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공영방송 3사에 발송했다. 종평위는 오늘(12월10일) 종교간 화합 차원에서 수상자들이 특정종교 수상소감을 자제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공지해 줄 것을 KBS, MBC, SBS에 공문을 통해 요청했다.
종평위는 공문에서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매년 연말 각종 시상식 방송에서 수상자들 중 일부가 특정 종교적 발언을 언급해 국민들을 불편케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방송과 같이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매체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이미 공인이며, 공인이 자신의 종교 신념을 방송이라는 공공의 힘을 빌어 표출하는 것은 공인의 위치를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법 제5조 방송의 공적책임과 제6조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에 근거해 방송은 국민의 윤리적, 정서적 감정을 존중해야 하며, 국민의 기본권 옹호와 화합에 기여하고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평위는 공문에서 각 방송사 시상식에 참여하는 수상자들에게 특정종교 발언 등 자신의 종교적 신념 표출을 자제해 국민들이 불편해 하는 일이 없도록 수상자들 개개인에게 사전 공지해 줄 것 을 거듭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불교는 성탄트리 점등, 아기예수 탄생 축하 현수막 게시 등 종교간 화합과 배려의 활동을 하고 있다”며 “즐거운 축제의 장이 종교인 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과 갈등을 조장해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종평위는 이날 연말 방송사 시상식 모니터링 보고서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사별 연말 시상식에서 총 177명의 수상자 가운데 34명이 종교적인 발언을 했다.
코미디언 이영자 씨는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주신 하나님 너무 감사드린다’, 배우 신현준 씨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가수 이현우 씨는 ‘먼저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는 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사회국장 혜만스님은 “연말 공중파에서 특정종교에 편향된 수상소감을 밝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인의 수상소감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지만 이웃종교인들이 함께 공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으므로 자제를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종평위는 성탄트리에 특정종교를 상징하는 상징물을 설치한 서울시와 동두천시, 안동시, 제주시, 보령시 등에 상징물을 변경해 달라고 공문을 통해 요청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안전행정부장관 앞으로도 공문을 보태 트리에서 종교적 색채가 강한 상징물을 변경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