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의심스럽다”, “경악스럽다” , “매국행위” 등 비판 여론 확산

“조선 민족의 상징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게으른 거야.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 지는 것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있었던 거야.”
“어느날 갑자기 뜻밖에 하나님께서 우리한테 해방을 주신 거에요. 미국한테 일본이 패배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거저 해방을 갖다 준 거에요.”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당하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요. 속으로.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는거야. 우리한테 너희들은 이조 500년을 허송세월로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남북 분단을 만들게 해 주셨어. 그것도 저는 지금 와서 보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4 3 폭동 사태라는게 있어 가지고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제주도) 반란을 일으켰어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서 우리가 경제개발 할 수 있었던 거에요. 일본은 우리보다 점점 사그라지잖아요. 질곡의 지정학이 아주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거란 말이에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011~2012년 교회 강연과 기자 시절 기고한 칼럼을 두고 파문이 일고 있다. 문 후보자의 문제성 발언은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 등 진보성향 매체를 비롯해 조선일보 등 보수성향 매체, 개신교계 매체인 국민일보‧쿠키뉴스도 보도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편파보도 시비로 사장이 해임된 KBS도 문 후보자 발언을 강도 높게 다뤘다.
“조선 민족 게으르고 자립식 부족”
KBS는 11일 9시 뉴스에서 문 후보자의 지난 2011년 서울 용산 온누리교회 강연 등을 보도했다. 문 후보자는 강연에서 “일제 식민 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 뜻”이라고 했다.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라며 민족 비하 발언도 했다. 친일파 윤치호가 기독교인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옹호 발언도 했다.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사과 필요 없다”
문 후보자는  최근 서울대 강의에서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를 사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컷뉴스>는 12일, 문 후보자가 지난 4월 서울대에서 ‘저널리즘의 이해’ 수업을 진행하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굳이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업을 들었던 서울대 학생 A씨는 “문 교수님이 ‘우리나라는 예전과는 다르게 선진국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굳이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나약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A씨는 “당시 강의에서 문 교수님은 ‘우리는 위안부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언론인이다’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안>은 12일 “문 후보자의 이같은 인식은 지난 2005년 3월 7일 ‘나라의 위신을 지켜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도 드러난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자는 위안부 배상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이미 도장을 찍었다. 할아버지가 무식하고 사정이 급해서 계약서에(한일청구권협정, 1965년)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이어 “살만하게 된 손자 때 와서(2005년) 할아버지가 무식해 도장을 잘못 찍었으니 돈을 더 내라고 떼를 쓴다면 그 집안을 어떻게 보겠는가. 계약서는 팽개치고 뒤늦게 떼를 쓰는 모양이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 더 이상 우리 입으로 과거문제를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 보상문제만 해도 억울한 점이 비록 남아 있더라도 살 만해진 우리가 위안부 징용자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하자”고 했다.
박근혜 비판할 때는 언제고…수호천사?
문 후보자가 <중앙일보> 주필 시절 쓴 칼럼 가운데 정치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글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07년 6월 26일 <중앙일보> 칼럼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 계속 개입하겠다고 나섰다. 한나라당에는 ‘문제는 정권교체다, 이 바보야’라고 해주고 싶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당선 전과 후가 다른 평가도 있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4월 5일 칼럼에서는 ‘박근혜 현상’ 제하 칼럼에서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지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지도 않는다. 휘장을 벗기고 국민이 실체를 볼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2012년 12월 25일 ‘하늘의 평화’ 제하 칼럼에서는 “동화에서 수호천사가 갑자기 나타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구해 주듯이… 대한민국을 지켜 주었던 그가(역사의 신) 나타난 것은 아닐까”라고 말을 바꿨다.

野 “있을 수 없는 망언…총리 지명 철회하라”
문 후보자의 문제성 발언이 속속 드러나자 야당은 “있을 수 없는 망언”이라며 총리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총리 후보자로서 있을 수 없는 반민족적 망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이런 인식을 가진 자를 총리로 내세운 이 정부의 정신상태 또한 의심스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이 어처구니없고 분노스러운 인사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문 후보자 발언은 우리 민족을 근본적으로 욕되게 했을 뿐 아니라 친일, 반민족 인식을 극악하게 드러낸 것이다. 4·3과 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뼈아픈 역사를 폄훼했고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입은 국민을 두 번 세 번 칼질했다”고 했다.
與 “다소 문제 있지만 청문회서 해명할 일”
여당은 문 후보자 비호와 비판으로 분열된 모양새다. 친박 핵심인사들은 문 후보자를 적극 비호하고 있다. 비주류들은 문 후보자를 “대한민국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며 비판하고 있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예전 글 몇 마디, 말 몇 마디 갖고 그의 삶을 재단하고 그의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이 마음껏 말하듯 언론인들도 자유롭게 얘기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같은 날 CBS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문 후보자 발언이) 악의를 갖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좀 잘해보자, 앞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우리 민족이 더 잘하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했다.
반면에 새누리당 내 비주류인 정문헌 의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문 후보자 발언은) 대한민국 사람의 말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본인의 역사인식 및 사관에 대한 솔직한 해명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더라도, 이런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정 운영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했다.
친박 세력 한 축인 김무성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을 하나님의 뜻으로 주장했다는 발언은 일반 상식적으로 볼 때 표현이 잘못된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문 후보자가 원래 좋은 뜻으로 발언을 한 게 아닌가 이해한다. 인사청문회에서 심층 토론돼서 무슨 마음으로 발언을 했는지 들어봐야 한다. 자진 사퇴 여부는 본인의 반론을 들어봐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논란 글은 자유기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한 것”
문창극 후보자는 12일 총리실을 통해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글들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 기고가로서 쓴 것이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되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문 후보자는 이에 앞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서는 “어제(11일) 알려진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고 했다고 복수의 언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