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 3월28일 고운사 방문
“이번 화재로 잃은 것 너무 많아
‘심화’ 잘 다스릴 것 교훈 삼으라
부처님 도량 복원해 잘 지켜 나가자”
원로의장 자광대종사 눈물, 불자들도 끝내 울음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가 3월28일 대형 산불로 전소된 제16교구본사 의성 고운사를 찾아 주지 등운스님을 비롯한 주요 소임자 스님들을 격려하고 “이번 화재로 인해 참혹한 피해를 입었고 우리는 잃은 것이 많다”며 “얻을 것이 있다면 불 보다 더 고약한 심화(心火)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으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10시께 고운사에 도착한 종정예하 성파대종사는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과 사찰 피해 상황을 살펴본 뒤 이렇게 강조했다.
종정예하는 도착 직후, 대형 화재에도 부처님 가피로 불길에 살아남은 대웅보전에서 절을 올렸다. 목탁 소리에 맞춰 기도하는 불자들 손도 잡아 주었다.
종정예하는 이 자리에서 “우주 삼라만상에 수화금목토 모두 필요한데, 과하면 화가 된다”며 “수화금목토 오행은 중생을 이롭게 한다. 불이 없으면 살지 못하고 물이 없어도 살지 못하지만 과하면 마(魔)가 된다”는 즉석 법어를 내렸다.
이어 “불이 과해 화마(火魔)로 변했다. 화마가 엄습해 산천초목을 모두 태우고 다 소멸해 버렸다”며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지나치면 화가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정예하는 “사람에게 신체를 끌고 다니는 에너지가 있고, 이것은 꼭 필요하지만 과하면 심화가 된다”며 “심화는 몸과 마음을 망가트린다. 따라서 이번 화재를 계기로 심화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으라”고 설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잘 쓰면 좋지만, 심화가 고약하면 핵무기를 만들어 전쟁까지 일으킨다”며 “화마로 인해 참혹하게 피해를 입었다. 더 한 피해를 입힐 수 있으니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종정예하는 “불교에선 마음이 부처라고 한다”며 “마음을 잘 써야 한다. 이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렇다. 변함없는 진리”임을 강조했다.
주지 등운스님에게도 “이번에 많이 놀라고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며 “수고 많았고, 부처님 도량을 잘 협심해 복원하고 앞으로도 수행 잘하고 잘 지켜나가도록 하자”며 격려했다.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는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과 통도사 주지 현덕스님, 총무원 기획실장 법오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주요 소임자 스님들과 함께 대형 산불이 집어삼킨 부처님 도량을 두루 살폈다.
종정예하는 석조여래좌상을 모셨던 약사전과 극락전을 한동안 말 없이 바라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타는 사찰에 남아 선원 스님들이 목욕탕으로 사용하던 건물로 피신해 고운사를 지킨 소방대원들의 이야기도 보고받았다. 고운사 도량을 떠나기 직전, 이른 오전 사찰을 찾은 불자들이 바닥에 삼배를 올리며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자 종정예하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이 자리에 함께한 원로의장 자광대종사도 “몸은 괜찮냐. 사람 손실이 없는 것이 다행이다”며 주지 등운스님을 격려했다. 또 “전화위복으로 삼아 도량을 크게 발전시키라”고 말했다. 또 소방 대원들을 위한 격려금도 전달했다.
앞서 고운사는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가운루와 연수전을 비롯한 주요 전각들이 산불로 전소된 바 있다.
화마로 전소된 경북 의성 천년고찰 고운사는 이날도 참혹한 모습을 그 자체였다. 잿더미가 된 사찰에 우두커니 선 범종은 스님과 불자들의 마음을 아프게했다. 경북 북부를 휩쓸고 있는 ‘괴물 산불’로 영남 지역 국가유산 피해가 잇달았다.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인 고운사 연수전, 가운루 등을 비롯해 15건의 문화유산이 불에 탔다.
주지 등운스님은 대형 화재가 발생한 3월25일 오후 현장에 끝까지 남아 약사전에서 석조여래좌상을 안전하게 이운한 뒤, 사찰을 빠져나왔다. 3월28일 만난 부주지 정우스님은 “조금만 늦었다면 주지 스님은 못 나왔을 것”이라며 “밖에서 기다리는 소임자 스님들도 발을 동동 구르며 스님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주지 스님과 고운사를 지킨 사찰 신도 김병곤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도 “이전 산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고, 강풍이 불면서 순식간에 불이 4km를 날아가 이 산 저산에 옮겨 붙었다”며 “문화재 보유 사찰에 대한 각별한 지원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주지 등운스님을 비롯한 소임자 스님들은 대웅보전에서 힘찬 목탁소리로 기도를 이어가며 부처님 도량으로 복원 의지를 다졌다.
주지 등운스님은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종단과 전 사부대중이 합심하고 불자들과 한마음이 되어 법등의 불씨를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