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공사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대중공사 동안 총무원장이 아닌 승려 자승으로서 여러분과 동등한 입장에서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대중공사를 통해 합의된 과제는 각급 종무기관에 적극 반영되고 제도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입법이 필요한 과제는 입법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집행부 차원에서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가 시작됐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28일 28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100인 대중공사 출범식 모시는 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부처님은 당신의 문제를 단 한 번도 비밀리에 다룬 적이 없다. 오늘날 한국불교가 법다운 법, 행다운 행이 돼 붓다의 가르침을 의지하며 실천하고자 한다면 모든 문제를 열린 광장으로 갖고 나와 사부대중과의 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일각에서는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향해 정치적인 쇼라고 치부하거나 들러리라며 외면하고 있다. 종단운영에 대한 강한 불신과 짙은 패배의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자승 스님은 “오늘의 대중공사는 정치적인 쇼가 아니며, 이 자리에 참석한 대중공사 위원들이 들러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단에 대한 강한 불신과 패배의식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요, 우리 모두의 공업이다. 이 자리를 통해 저마다의 가슴 속에 내재되어 있는 불신과 패배의식을 과감히 걷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공동추진위원장 지홍 스님은 여는 말에서 “2015년의 조계종단을 지난 1994년의 종헌이 규정하고 있다. 종단 위상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종단에 대한 사회적 역할도 다양해 졌다. 정작 공동체 질서와 종단 구성원 역할에 대해서는 한데 모여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지홍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 ▷법인 ▷사설사암 ▷승려들의 이동‧질서 ▷비구니‧재가자의 종단운영 참여 ▷교구중심제 여부 ▷수도권‧신도시 포교 문제 ▷종단 재정구조 고민 등을 조계종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단과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갈등도 따지고 보면 모두 공동체 규범‧질서에 관한 것들이다. 오늘 이 자리가 1994년 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종단의 백년이 시작되는 첫 걸음이다”고 했다.
스님은 “대중공사 전통은 합의에 있다. 차별이 없는 평등한 자리이다. 오늘 자리에는 어떤 규칙도 내용도 정하지 않았다. 자유롭게 각자 자리에서 느꼈던 종단의 현실과 미래 방향에 대해 논해 달라. 승가‧재가의 구분도 놓아 달라. 허심탄회하게 지혜를 나누고 탁마해 달라”고 했다.

‘100인 위원에 바란다’ 동영상에서는 “믿고는 싶은데 가보고 싶은데 접근이 어렵다.” “좋은 말씀 많은데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등 일반인의 뜻이 전달됐다.
조계종 원로의장 밀운 스님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남에게 베푸는 것만이 자비 아니다. 산과 물처럼 사는 사람이 부처님. 산은 초목을 모두 길러준다. 물은 고기 내치는 법 없다. 산과 같이 살지, 물과 같이 살지 서원세우면 그가 바로 부처”라고 했다.
박원순 시장은 "우리 사회 해결할 문제 많다. 자비 정신 기반한 불교의 사회적 역할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발원문을 통해 “‘바보셋이 모이면 문수지혜가 생겨난다’ 했다.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이 아무리 크고 어려운 것이라 하여도 서로 간에 깊이 신뢰하면서 지혜를 모은다면 그 어떤 것이든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 그 어떤 희망인들 꽃피우지 못할 까닭이 없다. 도반들의 지혜와 원력을 모으는데 온 정성을 다하겠다“고 발원했다.
발원문 낭독에 이어서는 100인이 함께한다는 뜻에서 ‘석가모니불’을 100번 염송했다. 이날 참석자에게는 ‘대중공사 동참자의 약속’이 자료집에 담겨 전달됐다.
‘대중공사 동참자의 약속’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한국불교의 희망을 가꾸는 대중공사를 위해 온전히 비워놓겠습니다. ▷시종일관 주인된 마음으로 자리를 지키고 온 정성을 다해 함께하겠습니다. ▷나, 우리집단의 이해득실, 옳고 그름을 넘어 공동체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대중공사를 하는 동안은 나이, 지위, 승속을 넘어 평등하게 말하고 듣겠습니다. ▷도반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내 의견은 자비롭고 허심탄회하게 말하겠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나누기 위해, 나 혼자 이야기시간을 독점하지 않겠습니다. ▷진행자의 안내를 잘 따르고, 개선할 점은 따로 편안하게 전달하겠습니다 등 7가지이다.
출범식에 이어 오후 1시부터는 ‘100인 위원에게 듣는다’를 의제로 전체도론과 10인 이내씩 진행되는 모둠토론, 종합토론 등이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 선원 수좌들은 동안거 정진을 이유로 불참했다. 오전 11시까지 105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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