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 17대 주지에 경우 스님이 당선됐다. 경우 스님은 유표투표수 111표 가운데 82표를 얻어 주지후보자로 선택받았다. 경쟁자인 도정 스님은 26표에 그쳐 석패했다. 무효표도 3표가 나왔다.
낙선한 도정스님은 선거 결과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짧게 답했다.
선운사는 7일 오후 1시 경내 종무실 지하 세미나실에서 주지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의장 법만 스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산중총회는 구성원 119명 가운데 111명이 참석해 93.2%의 참석율을 보였다.
이날 산중총회는 109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한 후 2명이 더 참석해 111명으로 진행됐다. 산중총회는 <산중총회법> 12조 2항이 규정한 주지후보자 선출방법을 결정하는 투표를 먼저 진행했다.
교구선관위원장 진광 스님은 “교구발전과 안정을 위해 화합하고 양보해 원만히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선관위원장 범여 스님은 “지난 8년 동안 교구발전을 위해 헌신한 법만 스님에게 박수를 드린다”며 “교구발전과 화합, 지역일선에서 포교와 수행에 헌신한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범여 스님은 “오늘 산중총회가 많은 대중의 관심 속에 열리는 것을 보며 원융화합의 선운사가 불법홍포와 교구가 더욱 번영했다”며 “지역포교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고 선봉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여 여러 불사도 원만히 성취했고, 복지 불사를 비롯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교구운영에 만전을 기해왔다”고 했다.
범여 스님은 “오늘 산중총회를 계기로 선운사의 수행가풍을 명백히 계승하고 현대에 훌륭히 실행해 전국서 모범이 되는 교구가 되길 바란다”며 “새 주지를 중심으로 전 대중이 화합해 교구와 종단발전에 헌신해 달라”고 했다.
또 “새로 선출되는 교구장은 공심과 초발심의 원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산중총회는 현 주지 법만 스님이 당연직 의장으로 진행됐다. 법만 스님은 ‘선운사 주지후보자 선출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방법을 결정하는 투표를 선포했다.
후보자 선출방법을 결정하는 1차 투표는 1시 47분께 마쳐 곧바로 개표에 들어갔다. 1차 투표 결과 투표자 111명 가운데 출석구성원 2/3의 구성원이 위임한 스님이 선출하는 방식에 28표, 추천위 위임 1표, 구성원이 직접 선출 81표, 무효 1표가 나오면서 주지후보자 선출방식은 직접선거로 결정됐다.
주지후보자 선출을 위한 투표는 약 30분 만에 마쳤다. 참관인이 입회한 가운데 개표에 들어가 10여분 만에 결과가 나왔다.
선운사 유권자들은 1차 투표에서 산중총회법이 정한 만장일치 기준인 2/3 이상의 표를 경우 스님에게 몰아줬다. 1차 투표 과정에서 경우 스님이 2/3이상의 득표를 얻을지 웅성웅성했지만 무난하게 82표를 얻어 당선했다.
중앙선관위원장 범여 스님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경우 스님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당선인 경우 스님은 “원로 대중 스님 뜻을 받들어 가풍을 잘 잇고, 8년간 추진한 현교구장 스님 추진한 사업 마무리하고 발전시켜 안정적인 선운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중에 인사했다.
당선인 경우 스님은 태허 스님을 은사로 1985년 입산해 같은 해 범어사 지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89년 범어사 지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만일사 주지, 총무원 사서국장·호법국장·감사국장·사서실장을 거쳐, 14대, 15대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다. 현재 중앙종회 사무처장과 장경사 주지를 맡고 있다.

경우 스님은 교구와 본사 중점과제로 ▷문중과 세대를 잇는 원융화합의 디딤돌 ▷본사와 말사가 함께 발전하는 교구 ▷노후 수행복지 책임 ▷세대별, 지역별 포교전략 체계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수행공동체 조성을 약속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했다.
당선인 경우 스님은 33대와 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여야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우 스님은 불교광장의 법화회 소속으로 15대 중앙종회 사무처장을 지냈고 16대 중앙종회 사무처장도 지냈다.
반면 도정 스님은 15대 중앙종회의원 시절 야권인 삼화도량에 소속돼 33대 집행부와 34대 집행부 비판과 견제에 앞장서 왔다. 도정 스님은 정봉주 전국구 특별판 ‘생선향기’를 통해 한국불교와 조계종 개혁을 위한 종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총무원 호법부가 도정 스님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특정인을 비하했다며 호계원에 공권정지 3년의 징계를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