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 물결에 해인사도 속수무책
등록일 : 2015-02-24 동영상 
'방장선출' 선거 아닌 합의추대 안간힘 수좌들도 나서
대원스님 추천위 23일 기자회견 “화합위해 추대해야



해인총림 제9대 방장 선출 과정이 녹록치 않다. 대원 스님과 원각 스님을 추천하려고 산중이 양분된 가운데 수좌들까지 나서 초유의 선거국면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은 지난 17일 백련암 감원 원택스님(대원 스님 지지)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원각 스님 지지)을 만나 수좌들의 간곡한 뜻이라며 선거가 아닌 합의추대를 당부했다.


이어 적명, 무여, 의정 스님 등이 오는 25일 대구에 양 측 각3명씩을 초청해 합의를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의정 스님은 원택 스님에게 전화로 “선거로 방장을 뽑으면 해인총림 뿐아니라 한국선불교의 위상이 깨어진다.”며 “전국의 수좌들이 상당히 많이 걱정하고 있으므로 현응스님과 원택스님이 양측 대표들을 데리고 대구회동에 나와달라”고 요청했다. 혜국 스님은 이 모임의 결정에 대해 의정스님에게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3일 오후2시 해인사 보경당에서 ‘제9대 해인총림 방장후보 학산대원 대종사 추대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인총림의 화합과 단결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세민, 종진(지율문도), 원택(백련암 감원), 수완(용탑선원), 광해(길상암), 원효(도림문도), 성공(지족암) 스님과 태화, 용연 스님 등 비구니 스님들이 참석했다.


종진 스님은 긴급호소문을 통해 “산중 공의를 모아 큰 어른을 추대하려 하고 있다.”며 “그런데 대중의 염원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님은 “산중 최고 어른을 모시기 위해 대중들이 화합하고 서로를 격려하기보다 갈등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총림 내 스님들을 향해 도를 넘어선 비난과 음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원 스님을 방장으로 추천하게 된 이유와 관련, “용성대종사, 고암대종사로 이어지는 법통을 부촉받았다”며 “성철 혜암, 법전 종정예하들께서 지켜왔던 선풍의 진작에 스님의 활발발한 기상으로 후학을 제접할 선지식으로 훌륭하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세민 스님은 최초 합의 및 파기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선거하게 되면 상대 헐뜯어 산중단합 깨진다. 내가 먼저 제안해 대원스님 이후 주변스님에게 방장 임기가 10년은 길다 5년씩 나눠서 하자고 뜻이 모아졌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져 버렸다. 전부 용성문중이다. 대원스님은 용성스님 손주상좌, 저는 증손자, 원각스님도 증손자이다. 같은 문중까리 싸워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돼 버렸다. 우연히 선원장 만났다 .그때는 원각스님 출마 얘기 없었다. 저는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고 대원 스님은 방장하시겠다고 선포한 상태이다. 방장임기 10년 너무 길다. 한사람 10년이면 뒷사람 못한다. 내가 5년씩 나누자고 했다. 선원장이 원각스님 넣어 3사람 즉, 대원 세민 원각 스님이 순차적으로 하는 것으로 서명하고 합의했다. 법전 스님 49재날 원각 스님을 지지하는 스님들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 선각스님 말처럼 내가 먼저 제의해 합의했으나 원각스님이 합의깼다. 이제는 없던 일이 됐으니 왈가왈부할 일 아니다”


원택스님은 “성철스님을 1969년 초대 방장 추대 후 해인사 오늘까지 선거로 방장 확정한 일이 없다. 1993년 성철 스님 열반 후 혜암 법전 지관 일타 스님 등 어른들이 10일장 마치고 혜암스님을 방장, 법전스님을 부방장, 지관스님을 주지, 일타스님을 전계대화상으로 모시기로 원칙 정하고 혜암스님 3년 후 법전스님을 방장으로 추대했다” 며 “이번에도 어른스님들이 후임 추천해 주셔서 초대할 수 있기를 바랬는데 2월 9일 6대 문중이 중심이 되어 원각스님을 방장으로 모시겠다고 성명 발표하고, 백련암 용탑선원 주지 스님등은 옆으로 밀어버리고 단합대회처럼 해 백련암은 오갈 데 없어져 버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완 스님은 “종헌 전문에 석가모님부처님 정법안장이 전래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종헌 2조에 구산선문으로 이어지는 정법안장이 조계종의 종지종통으로 견성성불 직지인심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105조 총림 방장은 승랍 40세 선교율을 겸비한 본분종사여야 한다고 돼 있다”며 “그런데 종헌에서 말하는 정법안장을 이어받은 조계종 종지종통이라고 할 수 있는 견성성불한 본분종사를 대중들이 모여 투표를 뽑는 것은 있어서도 안되므로 흔연한 마음으로 걸맞는 분을 추대해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스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선거가 아닌 산중총회에서 합의추대를 원하고 있으나 여건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중에 제대로 된 어른이 없거나 어른스님들의 말을 듣지 않는'(세민 스님) 세태가 반영돼서 인지 해인총림 방장 선출은 차기 주지 문제와 맞물려 속세보기 부끄러운 형국이다.


원각 스님을 지지하는 스님들은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