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법회 봉행
등록일 : 2015-04-15 동영상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이틀 앞두고 조계종이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치유하는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늘(4월14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법회를 열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교육원장 현응스님, 포교원장 지원스님,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 세월호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법회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타종, 헌화, 분향,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추도사, 전명선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추모사, 실종자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의 호소문, 총무원 재무부 재무국장 우하스님의 발원문 낭독, 천도의식, 헌다 순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추도사에서 “사바세계에서 겪었던 아픔, 슬픔, 분노는 모두 놓으시고 행복하고 향기 가득한 세상에 왕생하시길 기원한다”라며 “종단 역시 생명의 가치가 우선하는 세상을 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잊지 않겠다. 함께 하겠다”며 “정부와 국회도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최선으로 존중해 노력해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전명선 위원장은 “지금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4.16 참사 이후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라며 “특별법 시행령을 폐기하고 조속한 인양에 대한 확답을 줄 때까지 배·보상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정부는 종교계에 도움을 요청 한 바 있다”며 “불교계에서도 그간 1년간 가족들과 함께 해왔던 것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정부에게 가르침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재무국장 우하스님은 발원문을 낭독하며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들이 하루속히 가족의 품에 안기기를, 희생자들은 모든 고통을 여의고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슬픔과 상실감을 덜어내고 삶에 대한 용기를 내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총무원장 자승스님 추도사 전문




                         추도사


생명의 기운이 움트고 화사한 꽃이 봄소식을 전해오건만, 천진하게 웃던 얼굴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떠올라 아직도 가슴이 메어지는 봄입니다. 지난해 우리 모두는 충격과 슬픔으로 너무도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처럼 4월 16일, 그날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깊은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습니다. 우리 종단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바랐던 실종자들의 귀환도 간절한 희망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에 안기길 깊은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사회가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많은 장벽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이어지며 여전히 안전한 사회에 대한 염원은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향하는 마음을 남들에게 향하다”라는 회자향타(廻自向他)의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야했으나 마음을 충분히 모으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변해야 합니다. 생명의 가치가 우선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는 사회 각계가 모두 최우선으로 노력해야 할 사안입니다. 우리 종단 역시 생명이 우선하는 세상을 구현하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팽목항의 눈물이 이 땅을 지나고 우리의 마음을 가로질러 광화문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발 벗고 나선 뜻 깊은 사람들과 함께 1년여 동안 차가운 거리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희망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세월호의 참사를 알리기 위해, 그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변화에 동참해 달라고 몸과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 하루하루가 1년의 고통과도 같았을 것이기에, 어떠한 위안과 격려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정부와 국회도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최선으로 존중하여 노력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희생자 영가들이시여,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에 많은 국민들이 슬퍼하고 아파했으며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우리들이 잊지 않고 바꿔 나가겠습니다. 이 사바세계에서 겪었던 아픔, 슬픔, 분노는 모두 놓으시고, 행복하고 향기 가득한 세상에 왕생하시길 기원합니다.


소중한 생명들이 한순간에 사그라졌지만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모두는 인연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내지 아니했으니 좋은 인연 간직하시고, 무거운 짐 모두 벗어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왕생하소서.


불기2559년 4월 14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