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유해 수습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등록일 : 2015-03-24 동영상 



“우리 아이들, 가족들의 유해라도 수습하고 이 끔찍한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스님 도와주세요….”


“차디찬 바다 속에 갇혀버린
가족에게 돌아올수 있도록…”
자승 스님 “적극 지원하겠다”
1주기 천도재·타종식 등 약속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와 함께 딸아이를 가슴에 묻은 은화 엄마의 어깨가 들썩였다. 악몽 같은 시간들, 지난 1년간 그의 눈에는 이슬이 마를 날이 없었다. 살아있을 것이란 희망, 온전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바람은 버린 지 오래다. 그저 유해라도 찾아 마지막 가는 길 따뜻하게 보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디 은화 엄마의 마음뿐일까. 진도 앞바다 세월호에 갇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 마음은 같았다.


이제 남은 방법은 세월호가 인양돼 아이의, 남편의, 엄마의 흔적이라도 찾는 것. 그러나 지난해 11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종료된 후 정부는 아직까지 세월호 인양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시계는 4월16일 멈춰 섰다. 당시의 고통과 아픔, 절망은 그 당시 그대로다.


아직 세월호에 갇혀 있는 실종자 9명의 가족들이 3월23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찾았다. 차디찬 바다 속에 가족들을 남겨둔 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세월호가 조속하고 온전히 인양될 수 있도록 자승 스님이, 조계종이, 불교계가 나서달라고 울며 호소했다.


은화 엄마는 세월호가 인양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분을 만나 이야기해 달라고 울먹였다.


“내 아이, 내 가족을 보기 전에도 죽을 수도 없고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와 광화문광장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딸 살려내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런 건 이미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우리들의 소원은 유해라도 수습해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사고 발생 1년이 되어가지만 저녁이 되면 우리 아이가 문을 열고 ‘엄마’ 하면서 들어올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이 고통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총무원장 스님이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다윤이 엄마는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담화문이라도 발표해 달라고 애원했다. 다윤이 엄마는 “우리는 여전히 그날에 갇혀 참사의 한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데 세상은 이제 그만 잊고 조용히 추모하라고 한다. 내 자식이, 내 가족이 저 차디찬 바다 속 세월호에 갇혀 있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있는 우리에게 너무나 가혹한 말”이라고 눈물로 도움을 호소했다.



세월호 실종자 혁규(7살) 이모가 가족을 대표해 자승 스님에게 노란 리본을 달아주었다. 베트남인인 혁규 이모는 사고 발생 이틀 후인 4월18일 입국했으나 조카와 형부를 찾지 못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혁규 이모는 “언니와 조카가 너무 보고 싶다. 조카를 찾을 수 있게 스님께서 도와달라”고 울먹였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자승 스님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오늘로 340일이 지났다.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많은 국민이 함께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가족들이 원하는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이 되도록 불교계뿐 아니라 범종교계의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스님은 또 “4월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전국의 사찰에서 천도·위령제를 봉행하고, 타종식을 통해 영가와 가족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유가족들에게 단주를 걸어주면서 세월호 인양을 위한 종단 차원의 동참을 거듭 약속했다.


한편 세월호가족협의회는 4월16일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petition.sewolho416.org)을 전개한다. 세월호 실종자는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학생과 교사 양승진, 고창석, 일반인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등 9명이다.